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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또 함께해서 더 맛있는 맥주, 이태원 페일 에일
2023-02-21T16:54:27+09:00

느리지만 함께하는 즐거움을 담는 곳, 이태원브루잉

2022년 8월

달뜬 여름밤의 술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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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공지: <수요미식회>에서 극찬을 받은 ‘네키드윙즈’ 이새암 디렉터의 맥주 칼럼. 네키드윙즈의 치킨윙과 환상의 페어링을 자랑하는 ‘이태원 페일 에일’ 무료 체험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본문 하단 영상 시청 후 ‘구독’과 ‘좋아요’를 클릭, 네키드윙즈 매장에서 확인받으시면 ‘이태원 페일 에일’을 무료로 즐기실 수 있습니다.

치킨을 먹다가 맥주 생각이 나느냐, 맥주를 마시다가 치킨 생각이 나느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삭하고 짭짤하게 튀겨낸 치킨을 먹다 보면 맥주가 필요할 테고, 얼음처럼 시원한 맥주로 목을 간지럽히며 들이키다 보면 맛있는 치킨이 떠오르겠지. 그렇다. 우리는 ‘치맥’의 나라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

이태원에서 치킨윙 전문점 ‘네키드윙즈’를 설립하고 기반을 다져가면서, 우리만의 맥주를 선보이는 것은 어쩌면 숙명이었을 지도 모른다. 네키드윙즈의 치킨윙이 우리만의 그리고 이태원만의 맛을 담고 있는 만큼 이와 좋은 궁합을 자랑할 맥주는 필수적이었다. 그렇게 이태원으로부터 이태원을 위해 태어난 수제 맥주 브랜드가 ‘이태원브루잉’이다.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이태원브루잉이 탄생하고 지금은 고객들이 꾸준히 찾는 맥주로 자리 잡은 것은 ‘같이’ 또 ‘함께’해온 시간의 무르익음 덕이라 생각한다. 비단 사업을 함께 이끌어온 사람들의 합심뿐만 아니라, 좋은 음식, 좋은 술, 함께 잔을 부딪치는 사람들이 같이 또 함께하며 숙성해온 문화. 그 만듦새의 의미를 맥주 한 잔과 함께 곰곰이 들이켜보는 여름의 끝자락이다.

함께할 사람들을 찾아서

이태원브루잉은 2018년 이태원의 색깔 있는 문화와 감성을 소개하기 위해 지역을 대표하는 레스토랑들과 오랫동안 뜻을 함께한 수제 맥주회사가 함께 설립한 회사다. 현재는 ‘이태원 페일 에일’, ‘오마이엠버’라는 이름을 가진 2가지 종류의 수제 맥주를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이태원브루잉의 첫 번째 맥주 ‘이태원 페일 에일’은 자몽, 사과, 라임, 오렌지, 스톤 후르츠, 망고 등 과일의 향연이 있고, 목을 간지럽히는 깊고 부드러운 음용감이 풍부한 뉴잉글랜드 스타일의 맥주로 많은 분들이 주스 마시는 기분이 든다고도 표현한다. 두 번째 맥주 ‘오마이엠버’는 맛깔스러운 색상과 적당히 씁쓸한 엠버에일로 무난하게 대부분 음식과 페어링하기 좋은 맥주다.

그 당시 이태원 상권은 다른 곳과 남달랐다. 주변 상권이 경쟁보다는 상생을 도모하고, 질투보다는 협업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곳

끝내주는 매출을 자랑할 만한 맥주를 개발하는 것도, 규모가 큰 브랜드나 회사가 되는 것도 이태원브루잉의 설립 목적은 아니었다. 물론 본래의 목적을 달성한 뒤에 따르는 매출과 성장을 마다할 이유는 없겠지만, 지금의 브랜드와 제품을 만들게 된 시작은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뜻이 맞는’ 사람들은 어디에 가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이태원이라는 공간, 같이 또 함께

5년 전 치킨윙 전문점 ‘네키드윙즈’를 공동 창업한 나는 외식업 초보였다. 그렇지만 늘 비즈니스와 먹는 문화에 대한 관심을 늦추지 않았고, 경영학을 전공하고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던 나는 외식업 창업을 결심한다. 그때도 지금도 가장 어려운 것은 브랜딩도 메뉴 개발도 아닌 알맞은 ‘상권’을 찾는 일이다. 멋진 브랜딩과 맛난 음식을 개발해도 결국 그 브랜드와 제품에 맞는 상권을 찾지 못하면 쉽지 않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배워왔다.

그 당시 이태원 상권은 다른 곳과 남달랐다. 단순히 이국적인 외식업 브랜드가 모여있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지금도 말과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에너지가 있었다. 주변 상권이 경쟁보다는 상생을 도모하고, 질투보다는 협업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곳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첫 외식업 창업을 결심했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오며 장사를 이어갔다.

다양한 소스를 버무린 치킨윙과 여러 종류의 수제 맥주를 제공하던 우리는 문득 ‘우리만의 색깔을 가진 맥주가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협업을 즐겨 하던 우리는 생각에서 멈추지 않고 이같은 아이디어를 오랜 기간 관계를 맺어 온 매니멀트라이브(매니멀 스모크하우스, 모터시티 등 다수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와 고릴라브루잉에게 공유한다. 수차례 미팅 끝에 각자가 잘하고 있는 역할을 기여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재밌고 맛있는 맥주를 개발하기로 결심한다.

맥주를 잘 알고 마시면 더 좋겠지만 결국 어떤 음식과 마시느냐, 누구와 함께 잔을 부딪치며 마시는지도 꽤나 중요하지 않을까.

느림 속에 찾은 해답

뜻한 대로, 계획한 대로 다 되면 다 했겠지. 설레고 기대했던 만큼 속도가 나지는 않았다. 네키드윙즈를 운영하고 있는 네키드크루도, 함께하기로 했던 파트너사들도 각자의 본업과 주 사업이 있기에 풀 타임 책임자 없이 일을 진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이태원브루잉이라는 브랜드를 앞으로 어떻게 펼쳐갈 것인지에 대한 정리를 할 수 있었다. 

이태원이 그렇듯 어느 장소에 모이는 사람들은 특유의 기운과 색깔을 공유

우리가 할 수 있는 속도로 하나씩. 모든 일이 꼭 매진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과한 기대와 욕심보다는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는 선에서 일을 풀어나가다 보면 작지만 단단한 브랜드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종류의 맥주를 우리의 첫 맥주로 출시하다 보니 예상하지 못했던 어려움도 있었다. ‘맥주’는 목이 따갑도록 탄산이 한가득 담긴 주류라는 인식이 있다 보니 비교적 탄산감이 적고 주스 같은 이태원 페일 에일이 ‘완성도 낮은 맥주’, ‘김빠진 맥주’ 같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지속적인 제품 설명 및 소개, 품질 관리를 통해 지금은 ‘편하게 마시기 좋은 맥주’, ‘음식과 잘 어울리는 맥주’로 거듭났다.

같이, 또 함께할래요? 이태원브루잉

브랜드를 만들고 제품을 만드는 일은 멋지지만 힘들고, 어렵지만 재미있고, 알다가도 모르는, 그런 일이다. 아무리 완성도 높게 기획하고 개발한들 실제 고객들의 반응이 있기 전까지는 긴장을 늦추기 힘들다. 그래도 실제 고객들의 의견을 빠른 시간 내에 들을 수 있고, 이런 의견들을 통해 끊임없이 가다듬을 수 있다는 사실이 큰 재미 아닐까. 그리고 비로소 고객분들이 이런 브랜드와 제품을 사랑해 주실 때 앞서 힘들었던 시간을 거짓말처럼 잊게 만들어주는 보람으로 가득 찬다.

맥주를 기술적으로 이야기하기에는 스스로의 전문성이 부족하겠지만 생산 및 유통을 담당해 주는 파트너, 영업과 판매를 주 역할로 함께해 주는 파트너가 있기에 이 모든 일들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맥주라는 주류 자체도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맥주를 잘 알고 마시면 더 좋겠지만 결국 어떤 음식과 마시느냐, 누구와 함께 잔을 부딪치며 마시는지도 꽤나 중요하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종류의 맥주를 우리의 속도로 기획하고 개발해 판매하고 있으며,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다.

이태원에서 맛볼 수 있는 맥주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이태원을 좋아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이태원브루잉을 맛볼 수 있는 날을 조심스럽게 꿈꾼다. 특정 지역 또는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이 지닌 에너지를 주료 하나로 표현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태원이 그렇듯 어느 장소에 모이는 사람들은 특유의 기운과 색깔을 공유한다고 생각한다. 

이 공유가 공감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매개체가 필요할 텐데, 음식 그리고 그 음식과 잘 어울리는 주류만큼 재미있는 것이 없지 않을까. 개성이 묻어나는 음식과 술을 맛있게 먹고, 즐겁게 마시다 보면 자연히 유대가 생길 것이고. 그렇게 사람과 사람, 음식과 술, 브랜드와 브랜드 사이 끈끈한 이음새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소망을 덧붙여본다.

▲ 상호: 네키드윙즈
▲ 주소: 서울특별시 용산구 녹사평대로 174-11
▲ 전화번호: 070-4078-7411
▲ 홈페이지: http://nekkidwings.com
▲ 인스타그램: @nekkidw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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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달뜬 여름밤의 술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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