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px
닫기

임볼든 앱을 홈 화면에 추가하여 간편하게 이용하세요.

하단 공유버튼() 선택 후, '홈 화면에 추가(홈 화면에 추가)'

카메라 작동 원리 파헤치기
2023-02-21T17:12:56+09:00

너무 밝지도 너무 어둡지도 않게 실패없는 사진 찍기 꿀팁.

빛으로 그리는 예술, 카메라 생기초

카메라 역사부터 보정을 위한 기초 상식까지. 어디서도 볼 수 없던 착 붙는 비유를 통해 더욱 쉽게 지식을 채워드려요.

+ View All

지난 1편에서 사진술의 간략한 역사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카메라들을 살펴봤다. 면허를 따고 운전하기 시작하면 자동차의 연식과 생김새가 어떻든 능수능란하게 몰 수 있는 것처럼, 카메라의 재밌는 특징 중 하나는 100년 전 카메라부터 오늘날의 카메라까지 작동하는 원리가 기본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기초를 한 번 제대로 익혀놓으면 그 어떤 카메라라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이번 편 ‘카메라의 작동 원리’를 정독하라는 얘기다.

노출

모든 카메라의 공통된 작동 원리는 ‘빛의 양을 조절해서 사진으로 담아내는 것’이다. 이렇게 렌즈를 통해 빛이 들어와서 사진이 촬영되는 과정 전체를 통틀어 사진술에선 ‘노출(exposure)’이라고 부른다.  

오늘은 초심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진 노출의 과정을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컵으로 받아내는 것‘에 비유해 설명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물컵에 물을 너무 적지도, 너무 넘치지도 않는 알맞은 양으로 받는 것임을 기억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셔터 스피드

물컵에 넘치지 않게 물을 받으려면 수도꼭지를 열어놓는 시간이 중요하다. 수도꼭지를 너무 오래 열어놓게 되면 물이 컵에서 넘치게 되고, 수도꼭지를 너무 짧게 열었다가 닫으면 물이 충분히 채워지지 않으니까. 

여기서 수도꼭지를 열어놓는 시간이 바로 ‘셔터 스피드‘, 혹은 셔터 속도를 의미한다. 셔터는 커튼과 같은 역할로 빛을 들였다가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셔터가 열려있는 만큼의 시간을 셔터 스피드라고 부르며 ‘셔터 스피드가 느리다’라는 말은 셔터가 오랜 시간 동안 열렸다가 닫힌다는 걸 의미한다. 반대로 ‘셔터 스피드가 빠르다’라고 하면 셔터가 열린 뒤에 금세 닫힌다는 것이다. 

셔터 스피드는 1초를 기준으로 1/2초, 1/4초, 1/8초, 1/15초, 1/30초, 1/60초 … 한 단계씩 내려갈 때마다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며 1/n초 형태로 표기한다. 

장노출 사진

셔터 스피드를 길게 잡고 사진을 노출하면 손 떨림이 사진에 들어간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도록 평평한 곳이나 삼각대 위에 카메라를 올려놓은 다음 셔터 스피드를 길게 설정하면, 촬영한 시간 동안 움직였던 것들의 동선이 하나의 선처럼 이어져 표현된다. 이 같은 사진을 ‘장노출 사진‘이라고 부른다. 지나가는 자동차들이 내는 불빛의 궤도를 분위기 있게 살린 사진 같은 것들 말이다.  

조리개

컵에 물을 따를 땐 수도꼭지를 돌리는 각도 역시 중요하다. 수도꼭지를 활짝 열면 많은 양의 물이 한꺼번에 컵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수도꼭지를 조금만 열면 적은 양의 물이 찔끔찔끔 받아지기 마련. 여기서 수도꼭지를 돌리는 각도는 ‘조리개‘를 의미한다. 조리개를 활짝 열면 렌즈를 통해 더 많은 양의 빛이 들어오고, 조리개를 좁게 닫으면 보다 적은 빛이 들어오게 된다. 

조리개는 f/n 형태로 표기하며 f/1.0을 기준으로 f/1.4, f/2.0, f/2.8, f/4.0, f/5.6, f/8.0 … 한 단계씩 내려갈 때마다 들여보내는 빛의 양이 절반이 된다. ‘f/’ 뒤의 숫자가 낮을수록 조리개가 더 활짝 열리고, 숫자가 클수록 더 좁게 닫힌다. 한 마디로 조리개 숫자가 낮을수록 더 많은 빛을 받는다고 이해하면 된다. 

고로 앞서 말한 셔터 스피드와는 반비례 관계다. 같은 환경에서 조리개를 활짝 개방하면 들어오는 빛의 양이 많아 셔터 스피드가 짧아지게 되고, 조리개를 좁게 하면 빛이 적게 들어와 셔터 스피드가 길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피사계 심도

조리개는 사진의 ‘심도’, 즉 배경 흐림에도 영향을 준다. ‘깊은 심도‘는 위의 사진처럼 가까이 있는 물체부터 멀리 있는 물체까지 모두 또렷하게 초점이 맞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조리개를 조여서 촬영할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다. 반대로 ‘얕은 심도’는 아래의 사진처럼 초점이 맞은 대상만 또렷하고 나머지 부분은 흐리게 보이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f/8.0 같이 조리개를 조이고 촬영한 결과물은 전자, f/1.4로 설정한 사진은 후자와 같을 것이다. 사진의 초점이 흐려진 부분에서 동그랗게 빛 망울들이 맺히는걸 ‘보케'(bokeh)라고 부르기도 한다. 

감도

그다음으로 설명할 ‘감도’는 컵의 깊이로 비유해 볼 수 있겠다. 감도는 이미지 센서나 필름이 얼마나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나타낸 수치이다. 밝은 환경일수록 사용하는 감도가 낮아지고, 어두운 환경일수록 사용하는 감도가 높아진다. 

감도는 ‘ISO‘라는 단위를 이용해 표기하고 있으며, ISO 100부터 시작해 ISO 200, 400, 800, 1600, 3200 … 순으로 늘어난다. 한 단계씩 감도가 올라갈수록 빛에 2배 더 민감해진다. 반대로 말하면 감도를 한 단계 높이면 필요한 빛의 양이 1/2이 된다는 의미다. 

컵의 깊이가 얕으면 물을 채우기에 쉬울지 몰라도 이곳저곳 물방울이 튀는 것처럼 감도를 올리면 사진에 거칠거칠한 노이즈가 끼게 된다는 단점이 발생한다. 반대로 감도를 낮춰서 촬영하면 사진이 노이즈 없이 매끈하고 부드럽게 나온다는 장점이 있지만, 셔터 속도를 길게 가져가야 하므로 사진이 흔들리기 쉽다. 

적정 노출, 언더 노출, 오버 노출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물의 양, 즉 노출의 정도다. 위에서 ‘물컵에 물을 알맞은 양으로 담는 것’이 오늘의 목표라고 언급하지 않았던가. 여기에서 ‘알맞은 양’이라는 건 사진에선 너무 밝지도 너무 어둡지도 않은 밝기로 사진을 찍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적정 노출‘ 혹은 ‘정노출’ 이라고 부른다. 

적정 노출의 반대말은 ‘언더 노출’ 그리고 ‘오버 노출’이다. 너무 어둡게 나온 사진을 보고 ‘노출이 부족하다’, ‘언더 노출’이라고 표현한다. 반대로 너무 밝게 나온 사진은 ‘노출이 과하다’ 혹은 ‘오버 노출’이라는 말이 통상적으로 쓰인다. 

노출값과 노출 보정

노출값을 숫자로 이야기할 땐 Exposure Value의 줄임말인 ‘EV‘라는 단위를 쓴다. 표기는 0.0을 기준으로 -2.0, -1.0, 0.0, +1.0, +2.0 … 순으로 한다. 

EV가 1.0씩 늘어날 때마다 사진에 담기는 빛의 양이 두 배씩 더 늘어나고, EV가 1.0씩 줄어들 때마다 사진에 담기는 빛의 양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1.0 EV를 삼등분하여 0.0, +0.3, +0.6, +1.0과 같은 형식으로 표기하게 일반적이며, 1.0 EV를 ‘1스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카메라가 알려주는 것보다 1스탑 밝게 노출하게 되면 사진 정보에 ‘노출 보정 EV +1.0’이라고 표기되고, 카메라가 알려주는 것보다 1스탑 어둡게 노출하게 되면 ‘노출 보정 EV -1.0’이라고 문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카메라 말을 듣지 않고 내 마음대로 사진을 어둡거나 밝게 조정하는 것을 ‘노출 보정‘이라고 부른다. 

모든 카메라의 공통된 작동 원리는 빛의 양을 조절해서 사진으로 담아내는 것.

이렇게 카메라의 기본 작동원리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모든 카메라의 공통된 작동 원리는 ‘빛의 양을 조절해서 사진으로 담아내는 것’이라는 말이 이제 덜 막연하게 느껴질 것이다. 셔터 속도, 조리개, 감도를 조절해서 알맞은 적정 노출을 찾아 나가는 원리는 그 어떤 카메라라 하더라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단지 과거의 카메라는 그 기능들을 사람이 직접 손으로 수행했어야 했지만, 요즘 카메라에는 여러 가지 자동 기능들이 탑재된 것뿐이다. 바로 다음 3편에선 이 ‘카메라의 자동 기능들‘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빛으로 그리는 예술, 카메라 생기초

카메라 역사부터 보정을 위한 기초 상식까지. 어디서도 볼 수 없던 착 붙는 비유를 통해 더욱 쉽게 지식을 채워드려요.

+ View All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