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여운이 이어지는 요즘. 아직도 한낮에는 반팔만 걸쳐도 땀이 줄줄 흐른다. 그나마 고무적인 사실은 아침저녁만큼은 서늘하다는 것. 조만간 가을 아우터를 꺼낼 시기가 온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사야겠다고 생각했을 땐 이미 늦었을 테니, 하루빨리 구매해야 할 중기장 아우터 추천 리스트를 참고하자.
너무 길지도, 너무 짧지도 않은 묘한 기장감의 아이템이 현시점의 트렌드. 피코트를 비롯해 카코트, 초어 재킷 등 평소에는 도전하기 망설여졌던 난도 높은 카테고리에 도전할 기회다. 간절기에 딱 맞는 가벼운 종류부터 한겨울까지 책임지는 두툼한 아우터까지, 밥상은 다 차려놨으니 고르기만 하셔라.
왠지 스타일 좋아 보이는 중기장 아우터 추천 7
독일어로 ‘집에서 구운’, ‘일상적인’이라는 뜻의 하우스바켄. 가족이 입는다는 생각으로 좋은 품질을 추구하는 게 브랜드의 지향점이다. M-51을 베이스로 삼은 이 파카는 기존 후드 파카에서 후드를 떼고 디테일을 최소한으로 깎아냈다. 일본산 코튼 트윌 100%에 YKK 엑셀라 2WAY 지퍼, 미쉘린 스냅으로 완성도까지 업.
세탁 후 옷이 줄어들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수축률을 미리 잡아두기 위해 가먼트 워싱을 거쳤으니까. 총장은 3사이즈 기준 76.5cm. 20수에 200~220gsm의 얇은 원단이라 가을바람은 괜찮아도 겨울의 추위까지 막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대신 넉넉한 릴랙스 핏이니 날이 차가워질 기미가 보이면 이너를 넉넉히 챙겨 입자.
2009년 도쿄에서 시작한 스틸바이핸드는 큰 디테일로 승부를 겨루지 않는다. 평소에 입다 보면 비로소 알아차리게 되는 궁리가 있는 옷이랄까. 이 제품은 코트와 블루종의 중간쯤 되는 밸런스를 표방하는 하프 코트로, 너무 캐주얼하지도 않으면서 대단히 꾸민 느낌도 아닌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디에든 휘뚜루마뚜루 걸치기에 딱.
소재는 코튼에 리넨과 라미를 섞은 캔버스. 카라는 세워도 눕혀도 멋스럽게끔 디자인했다. 표면의 자글자글한 주름은 볕에 말려 구현했는데, 펴는 순간 다른 옷이 되어 버리니 다리미는 넣어두자. 반듯하게 떨어지는 옷을 좋아한다면 처음부터 구매하지 않는 편이 이롭다. 얇고 안감이 없어 10월과 3월 정도가 전성기라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분명 새 제품인데 진득하게 풍기는 빈티지 느낌은 후가공 더티 워싱 때문이다. 원단 표면에 일부러 때를 묻히고 낡은 결을 만드는 공정 덕분에 처음 개시할 때부터 푹 익은 맛을 즐길 수 있다. 몸판은 고밀도 캔버스. 옷이 몸을 따라가지 않고 아래로 묵직하게 떨어진다. 가볍고 하늘하늘한 쪽보다는 무게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적합하다.
카라의 천연 양가죽은 몸판의 거친 텍스처와 완전히 대비를 이룬다. 시각적으로도 독특하지만 목에 닿는 촉감이 상당히 좋다. M 사이즈 기준 총장 86cm로 엉덩이를 넉넉히 덮을 정도로 긴 편. 두꺼운 니트를 받쳐 입어도 밑단이 빠져나올 걱정이 없다. 다만 원단 특성상 무거울 수 있는 점 참고하자.
2025년 출범한 신생 브랜드 오모토데님이 고퀄리티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이유는? 대표가 20년 이상 원단 개발에만 매달린 베테랑이기 때문. 엄밀히 따지면 이 제품은 데님이 아니다. 데님은 사선으로 짜는 능직인 데 반해 이 재킷은 사시코 직조로 큐브 형태를 만들었기 때문. 그럼에도 데님 문법은 그대로다. 세로실에 인디고를 쓰고, 가로실에는 흰색 대신 블랙을 넣어 깊이 가라앉는 색을 구현했다.
12온스라 데님에 가까운 존재감은 가져가면서 혼자 걸치기에 부담이 없다. 총장은 L 75cm, XL 77cm. 표면에 요철이 있는데도 촉감은 부드럽다. 큐브 패턴의 튀어나온 면과 들어간 면이 서로 다른 속도로 물이 빠지면서 만들어지는 색감을 감상하는 재미도 이 옷의 숨은 매력이다. 대신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
영국 대표 브랜드의 제품명이 프랑스풍인 이유는? 바버의 회장인 마가렛 바버 여사가 프랑스에서 본 사냥 재킷에서 영감받아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등판 전체를 가로지르는 게임 포켓이 가장 큰 특징. 잡은 사냥감을 넣던 자리로, 요즘은 장갑이나 비니, 목도리 등 오만 가지를 보관할 수 있는 만능 주머니로 역할 한다.
뷰포트는 비데일보다 길고 보더보다 짧은 중간 기장이다. 정장 재킷은 덮으면서 무릎까지는 안 내려오는 지점. 6온스 왁스드 코튼이라 왁스 재킷치고 무겁지 않고, 탈부착 후드와 라이너로 여러 계절에 운용하기도 좋다. 다만 관리가 하드코어인 데다가 냄새도 감수해야 하는 왁스 재킷이라는 본질 자체가 진입장벽이다.
오버 사이즈가 아닌 클래식한 실루엣의 피코트를 선호한다면 이쪽으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는 다름 아닌 커다란 단추다. 1940년 다이나모 작전에 참여한 군인과 봉사자에게 주어진 비공식 훈장인 덩케르크 메달이 양각돼 있다. 밀리터리 감성을 어설프게 흉내 내는 수준을 넘어 직격으로 선사하는 디테일이다.
넓은 옷깃과 더블 브레스티드 전면, 곡선을 그리는 소매 라인, 슬래시 포켓 모두 바다에서 이어져 내려온 요소다. 소재는 이탈리아산 버진 울. 재생 울이 아닌 새 양모라 섬유가 상하지 않았고, 그만큼 복원력이 좋은 데다가 털도 덜 빠진다. 묵직한 만큼 보온성도 좋아 웬만한 겨울에도 끄떡없다. 대신 품이 좁아 두터운 옷을 안에 받쳐 입기는 어려울 수 있다.
재킷이라기엔 길고 코트라기엔 짧은 그 애매함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출발점은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워크 재킷. 더블 브레스티드에 노치드 라펠이라는 격식 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봉제는 워크웨어 쪽이다. 뒤트임이 없고, 솔기는 헤링본 테이프로 보강했다. 세 개의 주머니 모두 천을 덧대 박은 패치 포켓이다.
소재는 울 50%에 알파카 50%. 펠트 가공을 거쳐 표면에 기모가 살아 있고, 그 잔털이 빛을 흩어 광택을 가라앉힌다. 허리선 없이 곧게 떨어지면서 소매 품도 넉넉해 전체적으로 여유로운 실루엣이다. 다만 알파카는 섬유가 매끄러워 실 밖으로 빠져나오기 쉽다. 가방끈이 닿는 자리에 보풀이 빨리 생기니 백팩보다는 토트나 숄더를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