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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자취생 남녀 5인과의 인터뷰, 그들이 말하는 ‘내 집’ 이야기
2023-02-23T17:21:28+09:00

예쁜 쇼룸 같은 보금자리부터 잠만 자는 숙소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그들의 스타일.

2022년 9월

그곳에 언제나, 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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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의 꿈’ 같은 표현이 이제는 진짜로 꿈 같은 소리가 된 시대다. 하지만 여전히 하루를 마치고 돌아와 몸을 누일, ‘집’이라는 소중한 공간에 대한 갈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비록 그것이 매매가 아닌, 전세대출이나 월세로 사는 남의 집일지라도.

그래서 궁금해졌다. 임볼든의 9월 테마인 ‘집’. 그 집에서 에디터와 비슷한 청년들이 이 서울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다들 각자만의 방식으로 이곳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청년 5명을 직접 만나 그들의 집 이야기를 들어봤다. 참고로 인터뷰이는 에디터의 지인 중에서 서울 혹은 수도권에 거주 중인 30대 미혼 자취생 남녀 5인을 선정했으며, 최대한 수정이나 편집 없이 직접 나눈 대화를 거의 그대로 실었다.

다음은 5인의 간략한 프로필과 인터뷰다.

<인터뷰이 5인 간략 프로필>
정*정(37, 女) | 비주얼아트디렉터 (이하 JJ로 표기)
박*숙(34, 女) | 패션에디터 (이하 PS로 표기)
서*기(35, 男) | 웹디자이너 (이하 SK로 표기)
강*인(35, 女) | IT기업 책임/관리 (이하 KI로 표기)
김*태(38, 男) | 온라인유통/자영업 (이하 GT로 표기)

Q. ‘서울/수도권에 사는 30대 자취생’을 테마로 한 인터뷰 응해줘서 고맙다.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JJ : 37살이고 패션 쪽에 종사하고 있다. 일단 명함에서의 직함은 비주얼 아트 디렉터이긴 하니 그렇게 소개를
PS : 34세 패션에디터다. 사실 JJ와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
SK : 35살이고 MCN 회사에서 웹디자이너 일을 하고 있다.
KI : 소프트웨어/IT 기업에서 운영, 책임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올해 서른다섯이다.
GT : 38세 자영업자다. 사실 이것저것 다 하고 있다.

Q. 혹시 원래 살던 곳이 어디였는지 다들 말해줄 수 있나.

룸 컨디션을 최우선으로 본다는 JJ의 집.

JJ : 부산이 고향이다. 20대 초반 때 올라와서 서울살이는 한 15년 차쯤 된다.
PS : 집은 수원에 있고 혼자 나와서 산 지는 10년째다.
SK : 고향은 강원도 태백인데, 매우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 나와 살았다. 고등학생 때부터 나와서 살았으니 거의 20년이 다 됐다.
KI : 고향은 경남 거제고, 서울 오기 전에는 진주에 있었다. 계속 경남 쪽에 있다가 올겨울이 되면 서울 온 지 꼬박 2년이 된다.
GT : 나는 좀 애매한데, 일단 기본적으로는 계속 서울, 군포, 안양 등지에 살았다. 그런데 정작 태어난 곳은 일본이고, 내 사업을 하기 전에는 중국에서 몇 년간 일하기도 했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항상 수도권을 전전했었다. 학창 시절도 군포랑 안양에서 보냈고.

역시 가격 대비 컨디션을 중요하게 여기는 PS의 집.

Q. 그렇다면 현재 사는 곳은 다들 어디이며, 혹시 이곳을 선택한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JJ : 서울 은평구 연신내다. 나는 집을 구할 때 무조건 1순위가 오로지 룸 컨디션이다.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가성비 대비 집 컨디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두 번째는 회사가 강남 쪽인데 대중교통으로 한 방에 갈 수 있는 역 근처를 선호한다. 그 두 가지 때문에 지금은 연고도 없는 연신내에 살고 있다.
PS : 처음에도 말했지만, JJ와 같은 직장 동료다 보니 나도 연신내로 오게 됐다. 나 역시 가격 대비 컨디션을 많이 체크했고, 지하철 3호선 타고 환승 없이 한 번에 회사까지 갈 수 있다는 점이 컸다.
SK : 나도 가격을 많이 따지는 편이지만, 난 거기에 더해서 동네 분위기를 좀 본다. 지금은 북가좌 쪽에 살고 있는데, 동네가 조용하고 근처에 하천도 있어서 분위기가 좋다. 가격도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하면 그나마 저렴한 편이다.
KI : 송파구 방이동이다. 올림픽공원 근처. 나는 조금 다른 케이슨데, 이곳이 좋아서 온 게 아니라 서울 오기 전 수중에 가진 돈에 맞게 지역을 선택해야 했다. 빨리 서울에 와서 일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사실 서울에 대해서 아는 게 거의 없었고 설상가상으로 겨울이라 집 구하기도 힘든 시즌이었다. 그런데 운 좋게 큰 공원이 딸린 동네에 괜찮은 가격의 집이 있길래 실제로 컨디션은 확인하지도 않고 오직 사진 하나만 보고 바로 계약했다. 그만큼 상황이 급했다.
GT : 현재 사무실 위치가 안양 쪽이다.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 연고가 있는 익숙한 동네다 보니 이 지역에서 사무실을 얻어 사업을 시작했고, 자연히 집도 사무실과 가까운 곳을 구했다. 다만 LH 전세제도를 이용하려다 보니 금액이 맞는 곳이 지금 사는 안양시 호계동 반지하 밖에는 없더라(웃음).

Q. 다들 집 구조나 형태는 어떤가. 빌라, 오피스텔, 원룸, 아파트 등등.

JJ : 일단 등기상으로는 한 동짜리 아파트다. 대출도 아파트 대출로 받았다. 근데 ‘나홀로 아파트’라고 하면 아마 다들 알겠지(웃음).
PS : 나는 빌라다.
SK : 나도 빌라. 대신 언덕에 있는 산꼭대기 빌라다(웃음).
KI : 이하동문.
GT : 반지하 다세대 투룸이다.

Q. 혹시 현재 집을 매매로 살고 있는 사람이 있나. 아니면 역시 전세나 월세?

JJ : 그런 사람이 설마 있겠나. 다들 전세 대출 끼고 있을 것 같은데.
PS : 물론이다. 대출 상품이야 각자 다르겠지만(웃음)
SK : 나 역시.
KI : 나도 전세대출이긴 한데, 사실 전세는 지금 집이 처음이다. 그전까지는 월세였다.
GT : LH의 힘으로 100% 풀 전세대출 당겼다. 

Q. 이제 본격적으로 집 이야기를 좀 해볼까. 현재 집으로 이사할 때 무엇을 가장 중점에 두고 공간을 꾸몄나.

JJ : 나는 집 같은 집보다 ‘예쁜 집’을 갖고 싶은 욕구가 가장 컸다. 누가 보면 허세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경제 능력이 갖춰지면서부터는 포커스가 여기에 맞춰지기 시작했다. 현재 사는 집도 거주 공간이라기보다는 약간 쇼룸 같은 느낌을 만들고자 했다. 이걸 위해 열심히 서칭하고 발품도 팔고,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심플하지만 동시에 물건도 아주아주 많은 그런 예쁜 집이 됐다.
PS : 지금 사는 집의 코드는 화이트톤이다. 문부터 벽지까지. 그리고 짐이 굉장히 많은 편인데, 그런 것들은 싹 다 수납장으로 밀어 넣고 심플하게 가려고 했다. 다만 포인트가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화분을 뒀다. 미안하게도 그동안 키웠던 식물들은 늘 죽고 말았지만, 이번에는 다행히 죽이지 않고 잘 키우고 있다.
SK : 나는 취미가 굉장히 많은 편이다. 게임 좋아하고 기타도 치고 집에서 이것저것 하는 일이 많다 보니 집을 최대한 놀기 좋은 공간으로 상정하고 꾸몄다. 예컨대 ‘게임기나 수집품, 취미 아이템들을 최대한 지저분하지 않고 어떻게 잘 배치할 수 있을까?’ 같은 고민들. 그리고 고양이를 키우다 보니, 침대를 비롯한 인테리어 전반에 고양이 동선도 고려한 부분이 있다.
KI : 나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집에 무언가를 많이 들이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진주에서 서울 올라올 때도 이것저것 많이 처분했고, 나중에 다른 집으로 이사 갈 때도 짐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새로 산 것도 거의 없다. 일단 이 공간이 온전히 ‘내 집’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 뭘 하거나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것 같다. 자연히 인테리어와는 거리가 멀어졌고, 알아서 심플&미니멀리즘이 구현됐다.
GT : 나도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다거나 뭔가를 예쁘게 꾸미거나 하진 않았다. 그저 방 안에서 먹고 마시고 자고 놀고 이런 것만 다 해결할 수 있게 침대, 소파, 컴퓨터, 악기, TV 정도를 배치해서 최적화했다. 나머지 옷이랑 짐, 장비 같은 것들은 싹 다 밖으로 빼놨다.

반면 KI는 인테리어를 최소화하다 보니 자연히 심플&미니멀리즘이 구현됐다.

Q. 다들 집에 머무는 시간은 얼마나 되나. 예컨대, ‘나는 집순이 집돌이다’ 라든지 혹은 ‘집은 잠만 자는 곳이지’ 라든지.

JJ : 처음에 말했던 ‘집을 쇼룸처럼 예쁜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욕구’의 근본적인 배경은 내가 전형적인 집순이 성향이라서 그렇다. 일단 평일은 제외하고 ‘금토일’ 3일을 주말로 친다면 그중 이틀은 집에 계속 있는 편이다.
PS : 코로나 영향도 있고, 현재 집으로 이사 온 후에는 과거보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긴 했다. 아마 그 전에 살던 집은 원룸이라 좁고 그러다 보니 밖으로 자주 나갔는데, 현재 집은 공간도 넓고 쾌적한 편이라. 그래도 완전 집순이는 아니라서, 약속이 있으면 매번 밖으로 잘 싸돌아 다닌다.
SK : 나는 집 성애자다. 약속 잡는 거 별로 안 좋아하고, 놀아도 집에서 놀고, 혼자서도 잘 논다.
KI : 서울에 오고 나서 집순이가 된 것 같다. 서울이라는 넓은 곳을 탐험해야 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는 것도 많고,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또 섣불리 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래서 항상 동네 주변 정도만 맴돌고 집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GT : 집에선 거의 잠만 잔다. 아무래도 사업을 하다 보니 출장 다닐 일도 많고, 개인적으로는 집에 앉아서 뭔가를 진득하게 하는 성격이 못 된다. 시간이 나면 당연히 밖에 나가서 놀아야지.

Q. 그렇다면 집에 머무는 시간에는 각자 무엇들을 주로 하나.

JJ : 난 취미가 많지는 않다. 주로 OTT 보거나 아니면 휴대폰 보면서 웹서핑하고, 역시 주 콘텐츠는 혼술이다. 지금은 운동하느라 많이 줄긴 했지만, 어쨌든 메인은 술이지.
PS : 넷플릭스를 가장 많이 본다. 나 같은 경우는 뭔가 하나 시작하면 멈추지 않고 스트레이트로 정주행한다. 시즌이 서너 개씩 있어도 최대한 하루이틀에 다 몰아서 한방에 보는 편이다.
SK : 게임하고 음악도 하고 항상 취미가 새롭게 추가되는 것이 많아서 할 일이야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고양이랑도 놀아주고.
KI : 혼자서 게임하는 거 좋아하고, 그냥 멍때리면서도 시간을 많이 보낸다. 처음 이사 왔을 때는 혼자서 주변 탐색도 자주 하면서 즐거움을 느꼈는데, 거의 2년이 다 되어가니 지금은 뭐(웃음). 
GT : 진짜 집에선 필요한 최소한의 행위만 한다. 빨래하고 씻고 자고. 그 외에 그나마 하는 거라곤 유튜브나 넷플릭스 보면서 밤에 혼술하는 정도다. 집이 아니라 거의 숙소 개념이다.

집사인 SK는 고양이의 동선까지 고려해 인테리어를 구성했다.

Q. 혼자 살고 나면서부터, 혹은 최근에 갑자기 활용도가 높아진 아이템이 있나. 이거 없으면 이제 생활이 안된다거나, 아니면 애착이 생긴 소품, 가전, 가구 같은 것들.

JJ : 사실 이거 없다고 생활이 불가능하거나 힘들지는 않은데, 집에 와인셀러가 있다. 애주가로서 자기만족의 측면이 크지. 그리고 지금은 없지만, 타인의 집에 놀러 갔다가 체험한 결과 에어드레서가 있으니 너무 편하더라. 다음 집으로 이사갈 때 무조건 영입할 계획이다.
PS : 자취하다 보니 샤오미의 모든 제품이 나에겐 각별하다. 가장 스마트하면서 가성비가 좋아서 이제는 하다못해 쓰레기통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샤오미를 쓴다. 그리고 건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용량 작은 미니건조기지만, 그걸로 수건만 돌릴 수 있어도 너무 좋다.
SK : 개인적으로 스마트홈 기기 활용도가 굉장히 높다. 아침부터 잠자기 전까지 ‘오케이 구글’의 연속이다. 일어나면 음성명령으로 날씨 물어보고, 집에 돌아오면 로봇청소기 돌리고, 리뷰 같은 거 보다가 달러 환율 계산하기 귀찮으면 원화로 얼만지 물어보고, 잘 때는 불 끄면 알아서 알람 몇시에 맞출 건지 물어보게끔 다 연동해놨다.
KI : 뭐라도 가져다 놓으면 좋겠지만 아직까진 특별히 없다. 일단 내가 그런 것들에 대해 욕심 자체가 거의 없기도 하고. 아, 하나 있다. 커튼. 집에서 쉬거나 잘 때는 무조건 커튼을 치는데, 그래야 외부와 단절된 아늑한 공간이라는 느낌이 든다. 
GT : 집에서 딱히 뭔가를 하지 않지만, 가끔 밤에 짧게 넷플릭스 볼 때 필요한 용도로 애플티비와 에어팟을 쓴다. 특히 에어팟 공간음향이 극장에 앉아서 영화 보는 듯한 사운드 효과를 내주는데, 술 마실 때 꽤 좋다. 그 외에는 혼밥러에게 좋은 리프트업 테이블이라던가, 나 같은 독거노인 냄새 중화에 탁월한 효과를 주는 양키캔들 짱짱맨.

Q. 그렇다면 이번엔 반대로. 이제는 굳이 필요 없다거나 불필요해서 아예 안 쓰게 되는 것이 있다면?

JJ : 예전에 한창 원형 테이블 인테리어가 붐업됐을 때, 현재 집으로 이사 오면서 사이즈 고려는 1도 안 하고 테이블을 구매했다가 애물단지가 됐다. 지금은 화장대 거울 받침 및 모자 디스플레이 정도의 용도로 쓰고 있긴 한데, 이 테이블에서 뭘 놓고 먹어본 기억이 단 한 번도 없다. 이제는 갈 곳을 잃은 빅사이즈 테이블 혹시 사실 분? 싸게는 드릴게(웃음).
PS : 딱히 없는 것 같은데 굳이 하나를 꼽자면 처음 자취 시작할 때 엄마가 준 그릇 정도? 사실 너무 올드하고 촌스러워서 취향에 안 맞는다.
SK : 턴테이블로 음악을 들으면 물론 감성도 있고 인테리어도 예쁘고 너무 좋은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왜 굳이 불편함을 감수해가면서까지 이러고 있지?’ 싶을 때가 있다. 심지어 집에 있는 턴테이블에 블루투스 기능도 있는데, 아날로그 소스를 다시 디지털 출력으로 연결해서 듣고 있으면 약간 바보가 된 느낌이다. 그냥 스트리밍으로 들으면 될 것을.
KI : 그동안 꾸준히 버리다 보니 지금 집에는 딱 남길 것만 남았다. 그나마 안 쓰게 되는 걸 생각해본다면 나는 아마 냉장고는 없어도 살 수 있을 것 같다. 시원한 물을 딱히 좋아하지 않고, 식사도 대부분 밖에서 먹고 들어온다. 주말에 집에 있을 때는 배달 음식 한 번 정도 먹는 게 전부라서 냉장고에 음식 보관할 일이 거의 없다. 물론 냉장고야 필수 가전이고, 남들은 특이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GT : 딱히 없다. 어차피 새로 이사 가면 그때 죄다 버리고 갈 거니깐(웃음).

KI는 필수가전인 냉장고는 없어도 괜찮지만, 커튼은 꼭 있어야 한다고.

Q. 현재의 집에 만족하는지.

JJ : 퍼센티지로 따지면 85%는 된다. 근데 내가 좀 예민한 성격이라 빛과 소음에 굉장히 민감한데, 집에 대로변이라 차음 때문에 조금 힘들다. 그리고 창이 큰 건 좋지만, 여름에는 너무너무 덥다. 그 정도만 빼면 현재 집안 구조나 아파트 오피스텔 치곤 옵션이 다 있는 상태라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대신 관리비도 굉장히 비싸고(웃음).
PS : 나도 만족한다. 전에 살던 집이 진짜 작은 원룸이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엄청나게 쾌적한 편이다.
SK : 지금 집은 너무 좋은데, 진짜 다 좋은데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 언덕. 몸이 힘들어서 싫은 게 아니고, 여름철에 집에 갈 때 언덕길 올라가면서 땀이 너무 많이 나서 그게 싫다.
KI : 아주 만족스럽진 않지만, 사는데 크게 불편한 것도 없다. 퍼센트로 따지자면 60~70% 정도 되는 것 같은데.
GT : 반지하라고 하니깐 남들은 되게 불만족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는데, 난 이 정도면 굉장히 평화롭다. 한 70% 정도는 만족한다.

Q. 만약 앞으로 집을 더 꾸미고 싶다면 어떤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가.

JJ : 아까 말했던 원형 테이블을 빼고 그 자리에 에어드레서가 들어가면 최적의 공간이 될 것 같다. 이미 난 맥시멀리스트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PS : 무언가를 더 놓기에는 이미 지금도 최대치다. 아마 더 꾸미려고 하는 순간, 뭔가를 들이다 보면 점점 더 정리가 안 될 것 같아서 그냥 지금이 끝.
SK : 소장품들 먼지 안 쌓이게 예쁜 장 같은 거 들여서 보기 좋게 놔두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냥저냥 살고 있다.
KI : 지금 집에서는 더이상 뭔가를 건드릴 생각이 전혀 없다. 차라리 버릴 게 있다면 버리겠지.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게 온전한 ‘내 집’이 아니기 때문에, 집 자체에 대한 애착이 거의 없다.
GT : 농담이 아니라 정말 아무 생각이 없다. 딱히 그런 생각이 든 적도 없다.

JJ는 애물단지가 된 원형 테이블 대신 에어드레서가 있으면 참 편할 것 같다고.

Q. 만약에 이사를 한다면 혹시 가고 싶은 동네가 있나.

JJ : 일단 나는 룸 컨디션이 최우선이긴 한데, 그래도 한번 살아보고 싶은 동네는 성수동이다.
PS : 만약 가능하다면 한남동 아니면 성수동. 근데 당연히 안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본가로 안 내려가는 걸 다행으로 여기고 지금도 감지덕지 하면서 산다.
SK : 난 이곳저곳을 정말 너무 많이 다녀서 이제는 지역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다. 그냥 지금 있는 곳에 살고 싶다.
KI : 사실 나는 지금 사는 이 동네가 괜찮다. 시끄럽지도 않고, 큰 공원도 있고, 그리고 가장 좋은 건 교통편이다. 특히 톨게이트랑 가깝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보통 서울은 어디 외곽이나 지방으로 가려고 하면 고속도로 탈 때까지 서울 시내를 다 뚫고 나가느라 시간을 버리는데, 고향 내려갈 때 바로 고속도로로 빠질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예전에 진주 살 때도 집이 서진주 톨게이트랑 엄청 가까워서 뿅 하면 뿅 하고 고속도로 타고 본가로 빨리 갈 수 있었다. 워낙 복잡한 동네를 싫어하기 때문에 빨리 고속도로 타고 집에 가야지(웃음).
GT : 일단 반지하가 아니었으면 좋겠고, 주차도 편했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아도 차도 큰 찬데 바이크까지 있다 보니깐 주차 문제가 항상 고민이다. 사실 이것 때문에 처음에는 오피스텔 쪽을 알아봤었다.

SK는 현재 사는 곳도 마음에 들지만 기회만 되면 지방에서 살고 싶다고 한다.

Q. 다들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이렇게 서울, 수도권에 올라와서 살고 있을 텐데, 앞으로도 이곳에서 계속 살 수 있을 것 같은지.

JJ : 직업과 노후에 대한 보장이 있다면 당연히 고향으로 돌아가는 게 좋지 않을까. 그게 아니라면 내 인생에 다른 플랜이 생기기 전까지는 계속 서울에서 지낼 것 같다.
PS : 난 계속 서울에 살고 싶다. 일단 혼자 살게 된 이유는 집이 너무 엄하다 보니 월세와 맞바꾼 자유다. 차라리 내가 돈을 더 쓰더라도 자유를 얻고 싶어서 나왔는데, 그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이제 다시 집으로 들어간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 정도가 됐다. 혼자 있는 시간이 굉장히 중요해서 가능하다면 서울에 계속 있고 싶다.
SK : 만약 (지방에) 일이 있고 수익이 된다면 굳이 서울에서 살 마음은 없다. 아무래도 서울에 디자인 직종이 많고 하니깐 사는 거지. 그게 아니라면 지방에서 살지 않았을까.
KI : 가능하다면 다시 한적한 시골이나 지방으로 내려가서 생활하고 싶다. 물론 서울에 있으면 즐길 거리도 많지만, 사람 많고 복잡하다 보니 나는 멍때리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 같다. 그리고 건강을 생각해서 공기 좋은 곳으로 내려가고 싶다는 마음도 크고.
GT : 난 무조건 수도권이다. 이곳에서 살아야만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나. 지금 사업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만약 이걸 접고 취직을 하는 일이 생기면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싶다.

2022년 9월

그곳에 언제나, 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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