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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들의 플레이리스트: 보다 완벽한 집캉스를 위한 추천 12곡
2023-02-21T15:24:13+09:00

내 방 매트리스 위에서 떠나는 고막 여행.

집 나가면 무슨 고생이라고 하더니, 그 고생 사서 하고 싶은 심정이다. 사람 많은 곳은 싫다며 고개를 내젓지만, 그래도 이 사람 저 사람 부대끼고, 적당히 바가지도 당하고, 일상과 철저한 거리 두기를 해줘야 여름 휴가거늘. 감염병이 도사리고 있는 문밖은 아직 삼엄하다. 호캉스도 꺼림직한 이때, 결국 남은 건 익숙한 내방뿐이지만 이왕 즐겨야 한다면 집캉스를 더욱 완벽하게 누려보자. 첫 단추는 역시 흥의 민족답게 브금아니겠나. 당신이 다리 뻗고 누운 그곳을 무릉도원으로 만들어 줄 셋 리스트, 지금 나간다.

에디터 알렌의 추천곡

Track 01. Justin Bieber – Peaches (feat. Daniel Caesar & Giveon)

태생적 집돌이로서 집에서 즐기는 휴가란 무조건 휴식이다. 이럴 때는 정신없거나 내가 지금 즐기지 못하는 것을 연상하는 음악보다는 가끔은 느슨한 비트의 멜로한 R&B 영향을 받은 pop-soul이 좋을 때도 있다. 데뷔한 순간부터 반짝이겠지라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 저스틴 비버.

그가 2021년 발매한 <Justice> 앨범에서 가장 완성도 높다고 평가받는 ‘Peaches’는 90 bmp의 느린 템포 곡이다. 차분한 멜로디에 Daniel Caesar와 Giveon의 부드러운 보컬까지 얹어진 이 곡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칵테일이나 맥주 한잔을 손에 쥐고 즐기기에 딱이다. 

Track 02. Christopher Cross – Sailing

배를 타고 어딘가 훌쩍 가버릴 수 있다는 자유. 모두에게 치유가 될 수 있는 상상이라고 생각한다. 1979년 앨범에 실린 크리스토퍼 크로스의 ‘Sailing’은 이러한 자유와 치유를 노래한다. 작곡할 당시 청소년 시절 질풍노도의 시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친구와 함께 배를 타고 나갔던 기억을 되살린 이 곡은 크리스토퍼 크로스 특유의 소년 같은 순수함을 담은 보컬로 잘 표현하고 있다.

VH1이 역사에 남을 소프트 록이라고 칭찬한 이 곡은 차분하지만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그리고 듣고 있으면 마치 한적한 바닷가에 홀로 쉬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집안에서 완벽한 집캉스에는 더욱 안성맞춤인 곡이라고 생각한다.


에디터 해원의 추천곡

Track 03. 듀스 – 여름 안에서

https://youtu.be/W4pBjPzfUzI

30~40대라면 매 여름 지겹도록 들었을 듀스의 ‘여름 안에서’. 1994년 발매된 이후 27년이 지난 지금, 이만하면 지겹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작년 ‘놀면 뭐 하니’에서 싹쓰리가 커버하며 새로운 느낌으로 다시 한번 우리의 여름을 흥겹게 해줬다.

이 노래의 가장 큰 매력은 율동이라고 표현해도 괜찮을 정도의 쉬운 안무, 음 이탈은 전혀 걱정이 안 될 음역이 어우러진 ‘편안함’이 아닐까 한다. 혼자 따라불러도 마음 단단히 먹고 성대를 찢어야 가능했던 다른 노래들과는 달리 그냥 마음 편하게 흥얼거려도 괜찮을 난이도 덕분에 노래에 자신 없던 많은 이들이 노래방에서 분위기 띄우기용으로 그나마 용감하게 도전했던 노래이기도 하다.

Track 04. BTS – Permission to Dance

​집캉스를 위한 두 번째 추천곡은 경쾌한 비트로 전 세계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시는 BTS 님들의 ‘Permission to Dance’. 딱히 아미가 아니더라도 BTS의 노래는 언제나 기분 좋은 흥겨움을 선사한다(영문 가사 리스닝의 힘겨움은 잠시 접어두자).

빌보드 핫 100에서 7주 연속 1위를 포함, 통산 9번 1위를 차지했던 ‘버터(Butter)’보다는 반응이 아주 조금 미적지근한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빌보드 글로벌 200 8위, 핫100 차트 27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핫 한 보이밴드의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에디터 형규의 추천곡

Track 05. 이현도 – 여름은 가득히

이 시즌이면 으레 흘러나오는 ‘여름 안에서’. 사실 좀 지겨울 때도 됐다. 누구나 아는 90년대 가요 레퍼토리의 수박 겉핥기 식이 아닌, 듀스와 이현도의 음악에 조금 더 심취했던 이들에게는 아마 이 곡이 더 절절한 이미지로 다가올 터. 사실상 인트로에서부터 ‘여름 안에서 2’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현도는 작정하고 이 곡을 만들었다. 청량한 여름의 냄새를 그대로 품은 멜로디 전개 역시 그대로다. 

다만 이상하리만치 곡이 슬피 들리는 것은 분명 가사, 스토리의 힘이 클 것이다. ‘우리 그 여름 나는 항상 기억해’, ‘친구야 언제나 너를 사랑해’ 같은 노랫말을 풀어내는 이현도의 음성엔 김성재를 향한 추억과 아련함이 그대로 묻어있어 눈시울을 자극하기도. 곡 자체의 완성도뿐 아니라 친구의 죽음, 그리고 이를 그리워하는 진심이 더해져 훌륭한 서사성과 흡입력까지 갖춘 숨은 명곡이다.

Track 06. Danger Danger – Rock America

항상 매년 여름철 바다로 떠나는 차 안에서는 데인저 데인저의 데뷔 앨범을 재생에 걸고 볼륨을 가득 높이곤 했다. 물론 아쉽게도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패스해야 했고, 밴드의 데뷔는 록의 황금기가 저물어가던 80년대 끝물에 이루어져 큰 빛을 보지 못했으며, 이 곡의 제목처럼 미국을 강타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희망찬 에너지로 충만한 멜로디, 그리고 팝 메탈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기민한 기타 테크닉까지 갖춘 이 앨범은 훗날 80년대 글램 메탈과 멜로딕 록의 명반으로 자리하며 마니아들에게 큰 지지를 받았다. 역사에 ‘만약’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지만, 아마 이들의 데뷔가 4~5년 정도만 더 빨랐어도 본조비의 강력한 경쟁자가 되지 않았을까.


에디터 푸네스의 추천곡

Track 07. 에코브릿지 – 부산에 가면 (With 최백호)

해운대, 광안리 같은 왁자지껄한 바다만 있는 건 아니다. 에코브릿지가 만들고 최백호 목소리가 덧대진 부산 바다는 지나간 시간 속을 서성이는, 그러니까 남겨진 사람들의 공간처럼 느껴진다. 농도 짙은 목소리로 낭만에 대하여 말하던 최백호가 이 노래에 자신만의 감성을 더 실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자신이 나고 자란 터전이기 때문. 그의 수많은 기억들이 녹아있는 부산을 목소리로 걸어보는 일, 여기에 슬쩍 무임승차해 보는 것도 여름밤을 보내는 꽤 괜찮은 선택지가 될 듯.

Track 08. Sufjan Stevens – Mystery of Love

처음을 앓고, 사랑을 잃은 눈으로 관객의 마음을 훔친 티모시 샬라메.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많은 이들에게 그를 각인시켰고, 이 노래를 남겼다. 잔잔한 기타 선율로 시작하는 ‘Mystery of Love’는 재생만으로 어느 이탈리아 별장의 한적한 공기, 바래지 않은 생생한 계절의 색감을 당신의 주위로 끌어들인다. 비록 갈 곳은 내 집 뿐이긴 하다만, 누군가의 첫사랑 같은 한낮의 뜨거움과 저물녘 서늘함을 이 곡으로 느껴보시길.


에디터 서연의 추천곡

Track 09. Coldplay – Viva La Diva

콜드플레이하면 이 노래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프리다 칼로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Viva La Vida’는 신나는 리듬과 함께 역동적이고 화려한 스트링 사운드, 드럼 비트 등 떼창을 유발하는 중독성 짙은 명곡이다. 이 웅장하고도 환상적인 사운드 이면에는 한 때 세상을 통치한 왕이 왕좌에서 내려오는 그 씁쓸함이 담겨 있다.

그래서 역사적이고 기독교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고, 앨범 커버와 같이 프랑스 혁명을 그리기도 한다. 듣기만 해도 유럽 투어에 오른 듯한 기분이 드는 데다 리듬 자체가 워낙 경쾌하고 흥겨우니 완벽한 집캉스를 위해 태어난 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이참에 함께 외쳐보자. Viva La Vida, 인생이여 영원하라.

Track 10. Paradis – Recto Verso

이 노래는 진짜 띵곡이다. 아쉽게도 이 곡을 마지막으로 활동이 전무한 파라다이스에게 섭섭할 정도. 일단 들어보시라. 눈부신 태양, 부서지는 파도, 반짝이는 모래가 절로 떠오르는 멜로디 하나면 지금 어디에 있든 그곳이 바로 휴양지.

가사도 꽤 철학적이다. 가식을 걷어치우고 숨겨진 모습을 드러내라는 의미인데 아무래도 남녀 관계에 관한 서술인 듯하다. 그래서 제목도 앞면(Recto)과 뒷면(Verso). 불어의 매력까지 새삼 느끼게 해주는 이 마법 같은 곡 단 하나로 휴양지 로맨스가 예약된 바캉스 길에 오른 듯한 기분이 들 거다. 물론 망상이지만.


에디터 성민의 추천곡

Track 11. Antonio Banderas – Beautiful Maria of My Soul(La bella María de mi amor)

이제는 환갑이 넘은 나이지만, 젊은 시절 영화 <마스크 오브 조로>, <에비타>, <오리지널 씬> 등에서 미친 잘생김으로 전 세계 여심을 홀린 안토니오 반데라스. 잘생기기만 한 게 아니라 여러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통해 수준급의 노래 실력을 뽐냈던 원조 사기캐이다.

맘보킹(Mambo Kings, 1992) OST에 수록된 이 곡을 영화 속에서 직접 부르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남자라도 반할 지경. 약간 미국스러운 느낌이 가미된 라틴 음악으로서 멜랑콜리한 트럼펫 음색과 나른한 템포의 곡 전개가 인상적인 곡이다. 집에 콕 박혀 있더라도 정열적인 라틴 감성으로 무료함을 달래보자.

Track 12. Buena Vista Social Club – Chan Chan

카리브해, 시가, 다이키리, 야구, 룸바, 체 게바라의 나라. 가기도 힘들고 선뜻 발길이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항상 마음속 한 켠에는 낭만으로 자리 잡고 있는 나라 쿠바.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은 1950년대 이름을 떨쳤던 사교 클럽의 이름으로서, 한 미국 음반사의 기획하에 당시 이 클럽에서 활동하던 음악가들을 다시 모아 역사적인 명반을 탄생시키게 되었다.

거의 반세기 만에 다시 모인 뮤지션들은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단 6일 만에 레코딩을 마치는 등 거장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Chan Chan은 경쾌한 듯 구슬픈 쿠바음악 특유의 느낌을 잘 살려내고 있으며, 절정에 달한 노장들의 실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지구 정반대 편의 정취를 집에서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2000년도 이 과정을 카메라에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가 제작되기도 하였으니 함께 즐겨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