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px
닫기

임볼든 앱을 홈 화면에 추가하여 간편하게 이용하세요.

하단 공유버튼() 선택 후, '홈 화면에 추가(홈 화면에 추가)'

알고 싶었던 기계식 키보드 덕후들이 쓰는 키보드, 여기 모았다
2024-01-17T16:19:42+09:00

키보드에 천만 원 넘게 쓰신 분 만났습니다.

지난 6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2024 서울 기계식 키보드 엑스포(SMKX)’가 개최됐다. 행사가 열리기 전, 이 소식을 접한 키보드 덕후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행사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표하는 글들이 속속들이 등장했고, 꼭 가야겠다는 굳건한 의지가 담긴 게시물들이 다른 키보드 덕후들의 마음을 들쑤셔놨다.

드디어 행사 당일. 시간이 갈수록 과장 조금도 보태지 않고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장내에 몰렸다. 그들은 무엇에 홀린 듯 키보드에 귀를 대고, 열심히 타건했다. 궁금해졌다. 키보드에 진심인 당신들, 잔잔한 광기가 서려있는 그대들 대체 누구신가요? 정체를 묻는 김에 사용 중인 기계식 키보드, 추천할 만한 기계식 키보드도 물어봤다.

키보드 덕후 시작은 알리에서 산 GMK 67

행사 오픈런했다

‘2024 서울 기계식 키보드 엑스포(SMKX)’에 어떻게 오게 됐나

웹툰 각색, 소설, 드라마 쓰는 36살 작가 최준우다. 글 쓰는 것이 업인지라 집에서 작업할 때 키보드를 그때그때 기분 따라서 바꿔 쓰는 편이다. 비싼 것 보다 가성비 제품 위주로 구매를 해는데 SMKX에서 꿈의 키보드 구경이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오픈런했다.(웃음)

현재까지 키보드에 얼마 썼나

대략 150만 원은 되는 것 같다. 첫 키보드는 알리에서 구매한 GMK 67로 가격은 2만 원대였다. 물론 내 것도 사지만 주위에 작가 친구들이 많아 종종 선물로 키보드를 주기도 한다. 윤활은 물론 타건 감이 마음에 드는지 물어보고 축도 바로바로 바꿔 준다.

패커 앨리스 80

몇 대를 보유 중인지

5개 정도다.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외부에 가지고 나가는 키보드는 보라색 멜긱 모조 68을 쓴다. 색깔은 중요하다.(웃음) 패커 앨리스 80은 스페이스가 분리되어 있어서 찰찰거리는 스테빌 소리로부터 해방. 데스크용으로는 몬스긱 M1W, 게임을 할 때는 FL-ESPORTS MK750 모델을 사용 중이다.  

사용해 본 키보드 중 이건 진짜 명기라고 추천할 만한 제품 있나

아직 없다. 어떤 날은 내 손에 잘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닐 때는 중고로 팔까 싶기도 하고. 갖고 싶은 제품은 사이버 보드 키보드다. 범용성이 좋고, 일단 디자인이 내 취향이다. 사용해 보면 아마 명기라고 말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베어본이 80만 원대. 완제품 120만 원 정도 되니 가격은 만만치 않지만.

당신에게 키보드란

추상적으로 말하자면 또 다른 나. 내 몸과 연결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하루에 10시간 이상 사용하니까 그냥 내 말초신경이다.

두둥, 키캡 디자이너 등장

쓴 돈이 얼마라고?

소개를 부탁한다

(왼쪽부터) 27살 스페인에서 온 네뷸라(Nebula)다. 2020년부터 아티산 메이커로 활동 중이며, 태하 타입스(Taeha Types)라는 사람의 영상을 보고 반해서 키캡 디자이너가 됐다. 나는 유럽, 미국, 싱가포르에서 프로젝트 매니저겸 키캡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매뉴(Manu)다. 기계식 키보드 특유의 소리가 좋아 이런저런  것들을 찾아보다가 업으로 삼을 만큼 좋아져 여기까지 오게 됐다.

키캡 디자인을 할 때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작업하나

(매뉴)다행히 난 대중적인 취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면 웬만한 사람들도 좋아할 거라고 믿는다. 실제로도 그랬고. 그래서 내가 좋고, 예쁘다고 생각하는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다.

업이 됐는데도 아직 기계식 키보드를 사고 있나

엄청 많이 산다. 조금 전 래플도 응모했다.(웃음)

지금까지 키보드에 쓴 돈은 얼마인가

(매뉴)5,000유로 정도 된다. (네뷸라)나는 거의 10,000유로는 쓴 것 같다.

하는 일에 따라 키보드를 구분하는지

(매뉴)모델 보다는는 스위치에 중점을 둔다. 게임을 할 때는 리니어, 일할 때는 넌클릭, 택타일 제품을 사용하는 편이다. (네뷸라)지온웍스 F1-8X는 업무 시, 게임을 할 때는 프로그 미니  키보드를 꺼낸다.

프로그 미니 베어본 키트

추천해 주고 싶은 키보드가 있나

(매뉴)타건감과 타건음이 꽤 옛날에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명맥을 이어올 만큼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F1-8X을 추천한다. (네뷸라)보통 헤드셋을 끼고 일을 하는 편이라 나는 소리를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지 않는다. 로캣 불칸 프로는 키감, 성능 면에서 매우 만족스럽다.

당신의 드림 키보드는 무엇인가

(매뉴)존재하는 모델로서는 매트릭스 테트리스라는 꽤 오래전 모델이다. 궁극적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으로 직접 제작하는 것이 목표다. (네뷸라)당장 생각나는 드림 키보드는 없다. 새로운 키보드를 계속 사고, 또 시도해 보고 싶을 뿐이다.

당신에게 키보드란

(매뉴)키보드는 취미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일이기도 하다. 그냥 내 라이프스타일 그 자체라고 보면 된다. (네뷸라)내가 살고 있는 스페인 밖에서도 누군가와 나를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드는 끈, 매개체다.

나만 알고 싶은 정보, 여기서 푼다

투명 키캡 성지 공유

키보드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됐나

이름은 안우주, 시각 예술 작가다.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은 건 작년부터다. 결혼하고 나서 외부 취미 생활보다 집 내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 봤다. 처음엔 마우스에서 시작해 키보드로 초점이 옮겨왔다. 브랜드 키보드는 내가 원하는 것들에서 벗어나는 요소들이 꽤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보니 커스텀 키보드라는 영역을 발견했고 푹 빠져 지내는 중이다. 키캡 디자인 작업같은 직업과 연관시킬 수 있는 부분도 고려하고 있다.

키보드 생활의 철학 같은 것이 있다면

키캡은 남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쓰고 싶은 욕구가 있다. 외국 사이트를 이곳저곳 뒤져 마음에 드는 키캡을 찾아내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 최근 구매한 아이템들을 인터넷에 올렸더니 반응이 꽤 좋아 뿌듯했다.(웃음)

혹시 공유해 줄 수 있나

공유하는 거 좋아한다.(웃음) 두 군데를 눈여겨보는데 둘 다 싱가포르 브랜드다. 한군데는 그래도 유명한 편인 도미키, 다른 하나는 데드라인 스튜디오다. 데드라인 스튜디오는 투명한 키캡을 다루는데 보통 투명한 키캡이 가격 대비 퀄리티가 좋지 않다는 인식이 많다. 이를 뒤집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데드라인 스튜디오였다. 많은 분이 이번에 산 제품을 보시고 투명도, 퀄리티, 심미적 요소 등에 많이 호감을 느끼더라. 투명 키캡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곳이다.

데드라인 AirG PC 키캡

키보드 구매 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

울림이 없고, 눌리는 감각들을 예민하게 따진다. 키는 원래 넌클릭을 좋아했는데 바닥 치는 리니어 일명 ‘바칠이’라고 부르는 축을 접하고 방향이 좀 바뀌었다. 걸리는 감은 없지만 바닥 치고 올라오는 소리의 감각이 좋더라. 걸림이 있거나, 바닥을 치면서 소리가 나거나 이런 요소들은 필수로 충족되어야 한다. 스템에 철이 박혀 있어서 치면 딱딱딱 소리가 나는 SW x 하이무 컬래버 MP 스위치에 투명한 키캡을 적용해서 사용하면 꽤 훌륭하다.

오늘 행사에서 구매 의향이 있나

델라키보드 델라 960 보러 왔다. 브랜드에 따로 문의를 할만큼 관심이 크다. 가격은 160만 원 정도로 고가다. 40대만 판매해 원한다고 구매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늘 래플권, 델라에 올인했다. 그리고 지온웍스에서 나온 F1 V2 레드 모델 사려고 생각하고 있다.

아쿠아킹 스위치는 옳다

취향은 따로 또 같이

소개를 부탁한다

(왼쪽부터)김희수, 이승준, 박재후, 나이는 22살, 현재 군인 신분이다.

사용했던 첫 기계식 키보드는 무엇인가

(희수)희수 앱코 청축으로 입문했다. (재후)커세어 적축이다. 타자 치는 걸 좋아해서 심심할 때마다 이 키보드로 한컴타자연습을 했던 기억이 있다.

키보드 구매 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

(승준)디자인이다. 화려한 키캡은 지양하는 편. 쉽게 질리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한다. (희수)키감을 먼저 본다. 조약돌 소리나는 도각도각한 느낌의 아쿠아킹 스위치가 내 최애. (재후)비슷한 이유로 아쿠아킹이 취향이다. 이런 감각이 없으면 밋밋한 느낌이 든달까.

멜긱 픽셀

지금까지 키보드에 쓴 돈은 얼마인가

(재후)사고, 팔고 이런 과정을 거치며 100만 원 정도 지출했다. 지금 가지고 있는 키보드는 글로리어스 GMMK, 학교 과제를 할 때는 보통 레오폴드를 꺼내 쓴다. (승준)약 80만 원 정도 들었다. 레오폴드, 에이수스 등을 보유 중이다. (희수)200만 원 정도 쓴 것 같다. 링크 65, 지프로 무선, 멜긱에서 나온 픽셀 키보드를 갖고 있다. 문서 작업할 때는 보통 링크 65에 손이 간다. 픽셀은 장식용으로 최고. 손의 감각보다는 눈을 즐겁게 하는 물건이다.

당신의 드림 키보드는 무엇인가

(승준)탐나는 물건들이 너무 많아 아직 딱 하나 정할 수 없다. 드림 키보드를 찾아 헤매는 여정 중에 있다. (희수)해피해킹을 한번 써보고 싶다. 레이아웃이 익숙지 않지만, 디자인도 예쁘고, 키감도 매력적이다. (재후)솔직히 군대에 와서 타자를 칠 일이 많지 않아 키보드에 살짝 마음이 멀어졌다. 드림 키보드는 아직 없다.

키보드 100개 보유자

구경하고 싶다

소개를 부탁한다

이름은 조경현, 39세 직장인이다. 처음 취미를 붙인 지는 13년 됐고 만든 지는 7년 정도 흘렀다. 처음 사용했던 기계식 키보드는 어렴풋한 기억에 더키였던 것 같다.

키보드 생활을 한 지 꽤 오래됐는데 보유 중인 키보드가 총 몇 대인지

100개 정도 있다. 그중 커스텀 키보드는 3~40개 되는 것 같고. 2018년, 마지막으로 세어 봤을 당시 대충 60개 정도 됐다.

대체 얼마를 쓴 건가, 보관은 또 어떻게 하고

들인 돈은 어마어마하다. 금액으로 환산하기는 어렵다. 개수가 많은 이유는 내가 좋아서 산 물건이기 때문에 다시 누군가에게 팔지 않는다. 요즘에는 주위 사람들에게 돈은 받지 않고 선물로 주는 편이다. 물건은 100% 창고에 보관 중이다. 집 한편에 전시를 하지는 않는다.

키보디오 모델 100

키보드 구매 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

키보드 하우징이 어떤 재질로 만들어졌는지를 꼭 본다. 무조건 무거운 제품을 사는 것이 철칙. 알루미늄, 브래스 등 책상 위에 놓았을 때 움직이지 않고 견고한 느낌이 드는 묵직한 키보드를 선호한다. 스위치, 키캡, 레이아웃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최대한 많이, 다양한 제품을 경험하길 원한다.

현재 사용 중인 모델은

의외로 회사에서는 저렴한 로지텍 제품을 쓴다. 집에서는 두 개를 사용 중인데 필코 TKL 무선 키보드와 정확한 모델명은 기억나지 않지만 다른 하나는 더키 제품이다. 키보드 생활 초반에 산 거라 애착 같은 게 있다. 이상하게 내가 만든 건 손이 잘 안 가 주로 기성품을 사용한다.

사용해 본 키보드 중 이건 진짜 명기라고 추천할 만한 제품 있나

키보디오 모델 100. 나비 모양 어고노믹 제품으로 손을 최적으로 움직이면서 모든 키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처음에는 물론 적응 기간이 필요하지만, 한 번 그 과정을 거치면 명기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100개 넘게 구매했지만, 아직도 드림 키보드가 있나 

물론이다. 노바우어 노바포스 티타늄 에디션이다. 가격은 3,500달러 정도 된다. 티타늄으로 키보드를 만든다는 게 사실 과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런 발상 자체가 마음에 든다.

목표는 명확, 지온웍스 F1 V2

키보드는 개발자의 손

소개를 부탁한다

24살이고, 직업은 개발자다. 입사 후 회사에 세팅되어 있는 키보드 키감이 안 좋아 기계식 키보드를 찾다가 어느새 커스텀쪽으로 흘러 들어갔다. 키보드를 취미 생활로 시작한 지는 오래되지는 않았다. 1년 좀 넘었나.

입문 키보드는 무엇이었나

한성 GK898B, ‘한무무’다. 기성품을 쓰다가 바로 커스텀 세계로 입문하게 됐다. 지금까지 키보드 생활에 들인 돈은 400~500만 원 정도다. 구매했다가 팔기도 해서 큰 고민 없이 자꾸 사게 되는 것 같다.

키보드 구매 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

아무래도 디자인이다. 그다음이 키감. 다른 요소들이 좋아도 디자인이 불호면 손이 안 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좋아하는 축은 체리 사 흑축, 하이무도 선호한다. 회사에 두 개, 집에는 서너 대가 있다. 회사에 굳이 두 개나 가져다 놓은 이유는 오전엔 이거 오후엔 저거, 이렇게 바꿔 가면서 쓰면 일 능률이 오른다. 지루하지도 않고 말이다. 그중 하나가 TGR 제인이다. TKL로 F열을 많이 써서 이건 필수다. 집에서는 클래키한 키감의 코하쿠를 사용한다.

행사에서 눈여겨보는 키보드가 있나

지온웍스 F1 V2다. 전작 대비 좌우 베젤이 더 얄상하게 나와 마음에 든다. 꼭 사서 갈 거다.(웃음)

얼마나 더 키보드 생활을 할 것 같은지

남들 다 하는 취미가 나에겐 키보드인 거다. 별일 없다면 앞으로도 계속 키보드와 함께 생활하지 않을까 싶다. 직업도 직업인 만큼 키보드와 유착관계가 더욱 깊어질 듯. 시크릿 쥬쥬 옷 입히기처럼 이것저것 바꿔가며 예쁘게 꾸밀 수 있는 재미도 놓칠 수 없다.

어디서, 어떻게 쓸 것인가

군더더기 없는 컬렉션

키보드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됐나

28살, 3D 영상 제작자로 일하는 김재형이다. 워낙 마우스, 키보드와 밀접한 직업이라 일을 하면서 소소하게 만족감도 얻을 겸 관심을 두게 됐다. 이 세계에 발을 들인 지는 약 3년 정도. 첫 키보드는 글로리어스 GMMK 프로 모델, 지금까지 쓴 돈은 대략 400만 원 안팎이다.

키보드 구매 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

배열을 많이 본다. 사용할 용도와 장소를 정하고, 그다음 디자인을 선택하는 편이다.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가 먼저 선행되는 스타일이다. 스위치는 갈축 계열을 선호하고, 일할 때는 적축을 쓴다.

몇 대를 보유 중인지

네 개를 사용 중이다. 회사에서는 수트, 집에서는 타이거 라이트, 글레어, 글로리어스 GMMK 프로 이렇게 쓴다. 아직은 집에 둘 공간적 여유가 있어 되팔 목적은 없다. 사실 귀찮기도 하고.

오늘 구매하고 싶은 제품이 있나

지온웍스 F1 V2 레드 모델을 살 예정이다. 전부터 구매를 원했는데 공지를 놓치기 일쑤였다. 원래는 베이지, 웜톤 화이트 계열을 선호하는 편이나 실물을 보니 전반적으로 레드 색감이 되게 잘 나왔더라.

당신의 드림 키보드는 무엇인가

제인이다. 오늘 행사장에서도 몇 대 체험으로 나온 게 있는데, 구하기 힘들다. 기회가 온다면 이 제품을 제일 먼저 들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