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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아닌 역사가 되는 집
2022-03-30T14:56:02+09:00
Old Jaffa House 4 by Pitsou Kedem Architects

3세기 역사 위에서 눕고 걷고 살아가기.

현대 건축에 길들여 있는 우리에게 낯설고 신비로운 오스만 건축. 이스라엘은 아직 그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아름다운’이란 뜻을 가진 이스라엘 제1의 도시, 텔아비브 야파에 자리한 Old Jaffa 하우스 4에서 오스만 건축의 묘미를 더듬어보자.

14세기의 오스만 건축에 현대 건축을 곁들였다. 이 석조 건물의 나이는 무려 300년. 집이라 불리지만 고대 유적이라 칭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이유다. 나이와 함께 또 하나 두드러지는 부분은 한 건물에서 서로 분리되었던 공간을 하나로 통합했다는 점. 고도의 엔지니어링 기술이 요구되는 도전적 시도였다. 

건물의 뼈대인 돌벽은 그대로 노출했고, 콘크리트와 금속, 라이트 우드를 군데군데 배치해 모던한 감각을 가미했다. 집의 센터는 탁 트인 파티오다. 이 공간을 중심으로 거실과 안채, 부엌과 다이닝 룸, 두 개의 침실과 욕실이 뻗어 있다. 또한, 천장과 창문, 통로, 출입구, 문들은 하나같이 아치형으로 통일해 고풍스럽고 웅장한 멋을 자아낸다. 각 문과 창문마다 금속 프레임에 통유리 패널을 장착했는데, 아치형이라는 조건을 감안할 때 꽤나 까다롭고 정교한 작업이다. 

부서지지 않고 3세기를 견뎌낸 베이지 톤 석조벽과 기둥, 아름답게 조각한 아치형 창문. 눈 앞에 펼쳐진 지중해의 풍경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건축 요소가 있을까. 요즘 대세인 로프트 하우스가 높은 천고의 시원스러움, 심플한 매력이 있다면, 오스만 건축물은 그 자체로 세월과 인생을 관통하는 에너지를 간직한 듯하다. 온갖 화려한 자재와 가구를 다 가져다 놓는다고 해도 만들 수 없는 고유의 아우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