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integrating’ by Fabian Oef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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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남성들은 그리 많지 않을 줄로 안다. 뭘 봐야 할지도 모르겠고 뭐가 아름다운 건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여자친구가 가자고 해서 흥미 있는 척, 관심 있던 척 그동안 와 보고 싶었던 척 일단 따라기는 하지만 가서 여자친구의 반응에 맞장구를 쳐줄 뿐 마땅히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스위스의 예술가이자 사진가인 파비앙 왜프너(Fabian Oefner)의 작품들을 마주한다면, 신나하던 여자친구와 맞장구쳐주던 당신의 입장이 바뀔 것이다.

파비앙 왜프너가 선보인 ‘Disintegrating’은 Auto Union Type C, 마세라티 250 F, 포드 GT40, 부가티 57SC, 포르쉐 956 등, 총 5대의 자동차 부품을 하나하나 따로 촬영해서 배열한 뒤 다시 찍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며, 한 작품당 약 2,000장의 이상의 사진을 2달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촬영했다고 한다. 물론 3D 그래픽으로 작업해도 훌륭한 작품이 나오겠지만, 아무래도 파비앙 왜프너의 작품들은 진짜 부품을 가지고 어머니들이 탕약을 다리듯이 정성스럽게 진행한 작품이니 그 현실감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