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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필요할 때만 무슨 꽁꽁 숨겨둔 옥새 찾듯이 온 집안을 뒤져 기어이 찾아내 사용하고는 다시 저 구석에 던져버리는 병따개. 하지만 병따개도 디자인만 잘 받쳐준다면 단순 병따개 이상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제품이다. 생각해보면 와인 오프너는 집들이 선물용 아이템으로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냥 병따개를 선물로 하기엔 왠지 모르게 망설이게 된다.
하지만 Discommon의 다마스쿠스 스틸 병따개 정도라면 당당하게 와인 오프너 따위는 제껴버리고 훌륭한 집들이 선물 아이템이 될 자격이 있다. 다마스쿠스 스틸(Damascus Steel)은 중세 이슬람이 전투용 검을 만드는데 사용했던 재질이다. 악마가 검의 제법을 알려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내려올 정도로 다른 강철검에 비해 강도와 경도가 높고 탄력성이 높아 바위를 내리쳐도 구부러지거나 부러지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재질이다. 최근에는 소장용 칼이나 아웃도어 용품들에서 자주 사용되는 재질이기도 한데, 이 막강한 소재가 바로 이 Discommon 병따개에 적용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중세 시대 사용하던 물품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나?’ 싶겠지만 전혀 아니다. 그냥 코스타리카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호텔방에 비치되어있던 비누가 너무 손에 착 감겨서 그 비누의 형태를 토대로 디자인했다는 것이다. 참 특이한 놈들인 것 같다. 어찌 됐든 출발점은 엉뚱하지만 그 결과물은 집안 어디에 둬도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탄생시켜줬으니 집들이 선물로 뭘 할지 고민 중이던 우리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