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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모든 것이 달라진 젠하이저 모멘텀 4 와이어리스, 소니와 보스보다 좋을까?(+영상)
2023-08-03T13:27:50+09:00

업그레이드란 이렇게 하는 것, 최강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넘보다.

※본문 하단에서 젠하이저 모멘텀 4 와이어리스 비교 리뷰 영상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소니와 보스가 독식한다고 해도 무방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시장에서 젠하이저는 그간 애매한 포지션을 점유해왔다. 젠하이저의 ‘모멘텀 3 와이어리스’를 위시한 제품들은 나름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도 ‘최고’라는 수식어를 얻기에는 무언가 부족해 보였다. 사운드 하나만큼은 컨슈머 제품 중 최상급으로 평가받았지만, 노이즈 캔슬링과 통화품질 그리고 각종 편의 기능 등에서는 처참한 평가를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 단장을 하고 나타난 모멘텀 4 와이어리스는 제대로 된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다 바뀌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제대로 된 업그레이드를 해서 나타난 젠하이저 모멘텀 4 와이어리스. 과연 소니와 보스 양강 구도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을지, 3년 만에 찾아온 새 모멘텀 시리즈의 진면목을 속속들이 파헤쳐보자.

구성품

많은 소비자에게 젠하이저 헤드폰은 ‘비싼’ 제품으로 인식돼왔다. 전작인 모멘텀 3 와이어리스의 미국 출시가는 399달러, 한국 출시가는 499,000원이었다. 약 1년 뒤 출시한 소니 WH-1000XM4의 경우 미국 350달러, 국내 459,000원에 출시되었는데, 사운드를 제외한 종합적인 성능 면에서 절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던 소니 제품보다 비싼 가격이었으니 경쟁력을 가지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세가 정반대로 역전되었다. 모멘텀 4 와이어리스의 미국 출시가는 무려 50달러 낮아진 349달러이며, 국내에서는 최근 달러화 강세로 인해 미국만큼의 하락은 아니지만 2만 원 낮아진 479,000원에 출시되었다. 올해 출시한 소니 WH-1000X5의 출시가가 미국 399달러, 국내 479,000원으로 대폭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모멘텀 4 와이어리스의 가격 경쟁력은 구성품과 디자인을 살펴보면 더 피부에 와닿는다. 구성품에는 패브릭 소재 케이스 안에 헤드폰 본체, USB Type-A to Type-C 케이블, 2.5mm to 3.5mm 케이블, 그리고 기내용 어댑터가 포함되어 있다. 빈티지한 느낌의 케이스 안쪽에는 메쉬 포켓과 밴드 루프가 있어 활용도를 높였다. 전 세대에 있던 기내용 어댑터를 제외하고 패키징부터 본체까지 원가 절감을 했다는 혹평을 받는 WH-1000XM5와 대조적이다. 소니 제품과 유사한 구성의 보스의 NC700, QC45와 비교해도 월등히 만족스러운 구성이다.

디자인

디자인 또한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이전 세대까지는 슬라이더 부분이 이어컵까지 내려와 정중앙을 관통하는 다소 독특한 디자인이었다면, 4세대 제품은 군더더기 없는 심플함 그 자체이다. 이어컵만 놓고 보면 소니 WH-1000XM4, 보스 QC45와 유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만, 이런 디자인 변화를 두고 기존 젠하이저 팬들은 타사 제품과 차별화되지 않은 흔한 디자인이라는 불만을 쏟아내기도 한다. 

헤드밴드와 슬라이더에서도 큰 변화가 이루어졌다. 슬라이더는 WH-1000XM5와 똑같이 부드럽게 조절되는 스텝리스 디자인으로 바뀌었는데, 길이를 조절할 때 느껴지는 감이 매우 부드럽고 동시에 견고하게 느껴진다. 헤드밴드 위쪽은 패브릭 소재를 사용해 포인트를 줬다. 밋밋한 패브릭이 아닌 약간 거친 느낌의 텍스처로 제작해 고급스러운 개성을 연출하였다.

이어컵 구조는 폴딩이 안 되고 180도 스위블만 되는 구조이다. 보스 QC45와 같이 폴딩이 되면 더 컴팩트하게 수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데, 이러한 기능이 없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만, 스위블은 약 90도만 회전되는 WH-1000XM5보다 편리하다. WH-1000XM5의 경우 헤드폰을 목에 걸 때 이어쿠션이 아닌 이어컵 언저리가 쇄골 부위에 닿아 꽤 거슬리는 감이 있는데, 모멘텀 5 와이어리스는 푹신한 이어쿠션이 몸과 완전히 밀착되어 안락한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로 전 세대 모델보다 약간 작아진 듯한 느낌이 있는데, 이 덕분에 요다 현상도 훨씬 덜하게 느껴진다. 컬러는 화이트와 블랙 두 가지로 출시되었는데, 임볼든은 블랙 컬러의 소재가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고 판단했다. 화이트 버전의 경우 약간 아이보리 빛이 감도는 화이트이며, 라이트 그레이 컬러의 헤드밴드와 이어쿠션으로 포인트를 줬는데, 이 배색은 호불호로 작용할 요소인 듯하다.

착용감 & 조작감

착용감은 최상급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충분히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넘사벽’ 수준의 가벼움과 편안함을 자랑하는 보스 QC45에는 비교할 바가 되지 못하고, 소니 WH-1000X5보다 약간 더 편안한 정도랄까.

무게는 전 세대보다 10g 줄어든 293g으로 준수한 정도이다. 그러나 막상 착용했을 때 무게는 좀 더 가볍게 느껴지는데, 40g 정도 가벼운 254g의 소니 WH-1000XM5보다 부담이 덜 하게 느껴진다. 또한, 헤드밴드 안쪽 가운데 살짝 홈을 파서 정수리에 오는 압박감도 줄었고, 헤드밴드 장력이나 이어쿠션의 푹신함도 딱 알맞은 정도이다.

조작은 대부분 터치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물리 버튼은 오른쪽 이어컵에 전원 On/Off와 페어링 기능을 겸하는 버튼 하나만 배치했다. QC45와 같이 물리 버튼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움이 있겠지만, 모멘텀 4 와이어리스의 터치는 타사 제품의 터치와 비교해서 전혀 모자람이 없는 수준이다. 특히 트랙 전환이나 볼륨 조절 시 손가락이 과하게 미끄러지거나 과하게 뻑뻑한 느낌 없이 적당히 부드러운 감도를 선사한다.

WH-1000XM5 같은 경우 볼륨 조절 시 손가락을 패드 위 혹은 아래로 슬라이드 한 후 고정하고 있으면 연속으로 볼륨이 조절되는 기능이 있는데, 모멘텀 4 와이어리스에는 이러한 기능이 부재한다. 하지만 슬라이드를 더 긴 폭으로 하면 볼륨이 여러 단계가 한꺼번에 조절되고, 짧게 슬라이드 하면 한 단계씩 조절되는 방식을 채택했다. 독특한 방식의 터치 컨트롤도 있는데, 스마트폰 스크린 화면을 확대하거나 줄이는 것처럼 두 손가락을 오므리거나 펴면 노이즈 캔슬링 감도가 조절된다. 노이즈 캔슬링, 주변음 듣기 전환은 터치패드를 두 번 터치해서 조작할 수 있다.

사운드

모멘텀 시리즈의 사운드 하나만큼은 쉽게 비판에 부쳐지지 못했다. 간혹 저음이 다소 과하다거나 보컬 백킹 현상이 지적되기도 하고 ‘펀사운드’(자극적이고 V자 음색의 특색을 가진 사운드) 성향 헤드폰으로 분류하기도 하나, 비슷한 가격대 컨슈머 제품 중에서는 대체로 저음, 중음, 고음의 밸런스가 잘 잡혀있는 편이라 크게 호불호를 타지 않는 헤드폰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번 모멘텀 4 와이어리스는 전작과 현격한 차이는 아니지만 좀 더 디테일한 부분에서의 사운드 개선을 느낄 수 있다. 드라이버는 전 세대와 동일한 42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했으나, 스테이징 개선을 목표로 드라이버 위치를 조정했다. 이러한 시도는 매우 성공적으로 느껴지는데, 베이스가 좀 더 강해지고 동시에 부드러움과 자연스러움이 배가 된 느낌이다. 더 넓은 공간에서 탁 트인 듯한 음색을 들려줘서, 전 세대에서 저음 양감이 강하다고 느꼈던 이들도 더 만족할만한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소니 WH0-1000XM5와 비교한다면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 WH-1000XM5의 점잖은 버전이 모멘텀 4 와이어리스라고 할까. 소니의 경우 이전 세대부터 내려오는 저음에서의 특유의 강한 타격감과 높은 해상도가 특징인데, 모멘텀 4 와이어리스도 저음이 강하지만 더 부드럽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

특히 소니의 경우 저음과 고음이 다소 강하게 느껴져 중음역대가 묻히는 경향이 있는데, 모멘텀 4 와이어리스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훨씬 덜 느껴진다. 사실 여기부터는 취향의 문제인데, 이러한 특징 때문에 모멘텀 4 와이어리스의 음색이 좀 더 무겁고 어둡게 느낄 이도 있을 것이다. 장시간 편안한 감상을 원한다면 모멘텀 4 와이어리스가, 더 박진감 넘치는 고음과 경쾌함을 원한다면 WH-1000XM5가 적합할 것이다.

보스 QC45와의 차이점도 분명하다. 해상도 측면에서는 전 음역에서 모멘텀 4 와이어리스가 더 뛰어나지만, 그렇다고 어느 제품이 더 좋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조심스럽다. QC45에서는 초창기 보스 특유의 뭉툭하고 거친 저음과 베이스는 없지만, 그래도 형언하기 힘든 보스만의 저음과 음색이 어느 정도 남아 있다. ‘두둥’하고 넓게 울리는 저음은 아니지만, 블루스나 재즈, 클래식 장르를 선호하고 좀 담백하고 안정적인 중저음에 집중하고 싶다면 보스 QC45가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Q의 경우 3 밴드를 지원하는데, 5 밴드 EQ를 지원하는 XM5에 확실히 디테일한 조절은 어려웠다. EQ 조절에 따른 체감도도 큰 편은 아니다. 모멘텀 4 EQ에는 베이스를 더해주는 베이스 부스트라는 기능이 있는데, 임볼든 테스트 결과 당혹스럽게도 기능을 켜도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EQ와 관련된 기능들은 추후 펌웨어 업데이트가 이루어진다면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을 듯하다.

노이즈 캔슬링

까다로운 소비자들은 모멘텀 시리즈의 노이즈 캔슬링을 없느니 못하다고까지 평가해왔다. 이번 모멘텀 4 와이어리스에서는 이러한 소비자 여론을 인식한 것인지, 확실히 개선된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보여준다. 물론 QC45, WH-1000XM5 정도의 수준급 노이즈 캔슬링 수준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 거슬리는 소음을 차단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

기본적으로 전 음역에서 괜찮은 정도의 차음을 보여주나, 고음역으로 가면 확실히 경쟁 제품들보다 다소 아쉬운 느낌이 있는 편이다. 노이즈 캔슬링 관련 부대 기능들이 나름대로 쓸모가 있는데, 헤드폰을 쓰는 것만으로 차음이 되는 ‘패시브 아이솔레이션’도 전 세대에 비해 좋아졌으며, 노이즈 캔슬링 감도를 올려도 음질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점이 가장 특기할 만하다.

아울러 주변 소음을 인식해 자동으로 노이즈 캔슬링을 조절하는 어댑티브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daptive Active Noise Cancelling)도 민첩하게 반응하였고, 바람 소리 차음만 따로 설정할 수 있는 옵션이 제공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사운드 존’이라는 특별한 기능도 있다.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해 지정해놓은 공간에 진입하면 기존에 설정해놓은 EQ와 노이즈 캔슬링 감도 프리셋을 자동으로 적용해주는 기능이다. 다만, 별도의 ANC OFF 기능이 없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노이즈 캔슬링 성능 테스트는 하단의 영상을 참고해보자.

통화품질

통화품질 역시 전 세대에 비해 개선되었으나, 경쟁 제품들, 특히 소니의 WH-1000XM5과 같이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주는 제품에는 비할 바가 되지 못한다. 통화를 못 할 정도는 결코 아니지만, 특히 풍절음을 막는 성능은 다소 부족함이 느껴졌다. 모멘텀 4에는 사이드톤이라는 통화 시 사용자의 목소리를 더 자연스럽게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소음이 큰 환경에 있을 때 사용자의 목소리를 좀 더 증폭시켜주는 역할도 하는데, 몇 차례 테스트해 본 결과 효과가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소음에 가려진 목소리를 또렷하게 들리게 하는 데는 무리가 있는 듯하다. 통화품질 테스트 역시 하단 영상을 참고해보자.

편의 기능 & 배터리

젠하이저 모멘텀 4는 꽤 쓸 만하고 개성 있는 편의 기능들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사운드 존’을 비롯해, 터치식 노이즈 캔슬링 감도 조절, 최적의 사운드 EQ를 찾아주는 ‘사운드체크’, 목소리 증폭 기능 ‘사이드 톤’ , 헤드폰 착용 감지 기능, 헤드폰을 벗으면 음악을 일시 정지해주는 ‘스마트 일시 정지’, 타이머를 변경할 수 있는 자동 전원 끄기 등 실생활에서 자주 찾게 되는 기능들만 엄선했다.

다만, 전용 앱은 개선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 처음 펌웨어 업데이트를 하는데 시간이 무려 20분 넘게 걸렸고 앱이 버벅거리는 경우도 잦았다. 또한, ANC 조절 기능이 가끔 적용이 안 될 때가 있는데, 앱을 삭제했다 다시 설치하면 정상 작동하지만 불편한 부분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멀티 포인트 연결이 가끔 끊기거나 먹통이 되는 경우도 가끔 발생한다. 추후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개선을 기대해야 하는 대목들이다.

모멘텀 4 와이어리스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배터리 수명. 30시간의 XM5, 24시간의 QC 24시간, 모멘텀 4의 배터리 수명 앞에서는 매우 비루해진다. 모멘텀 4의 배터리 수명은 전 세대 모델의 17시간에서 무려 60시간으로 늘어났다. 그것도 ANC와 대부분의 기능을 킨 상태에서 말이다.

실제로 60시간 연속 사용해 보지는 못했으나, 완전 충전 상태에서 18시간 정도 사용한 후 배터리 잔량이 66%였으니 충분히 60시간을 버틸 만한 수준이라 판단된다. 방전 상태에서 완전 충전까지 걸리는 시간도 고작 2시간이고, 5분 충전으로 4시간이 사용 가능한 퀵 차지 기능이 포함되어 있는 점도 훌륭하다.

마치며

이번 모멘텀 4는 업그레이드의 교과서적 사례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전작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부분들은 모조리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장점은 더 부각시켰는데 칭찬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여전히 좋지만 디테일함을 더한 사운드, 편안해진 착용감, 확실히 개선된 ANC와 통화품질, 개성 넘치는 편의 기능, 막대하게 늘어난 최고 수준의 배터리. 보스와 소니의 독주를 막을만한 강력한 경쟁자로 거듭났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마지막으로, 온라인상에서 A/S에 대한 불만이 다수 발견되는 점은 주의를 기울여 봐야겠다. 젠하이저가 최근 A/S에 대한 안 좋은 여론을 인식하고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후기도 있는데,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기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