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모텔은 왜 음란함의 상징이 되었을까, 그 간략한 역사
- 사람 살린 콘돔 이야기
- 섬세하고 깊은 사랑을 담아, 고디바
- 이제 차분해질 모먼트, 2022 남자 가을 향수 추천 7
- 이성과 자연스럽게 만나기 가장 좋은 vs. 나쁜 장소 Top 5
- 너랑 볼래, 19금 넷플릭스 추천 7
- 그때의 사랑, 지금의 사랑
- [COVER STORY] 모릅니다, 연애
초콜릿은 입에서 녹아내리는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맛도 맛이지만 함유된 성분 덕 각성, 마음 안정, 우울감을 완화해 주는 다역을 해낸다. 말랑한 무드로 마음이 가는 이에게 건네는 가벼운 선물의 역할뿐만 아니라 시험을 앞둔 수험생, 멜랑콜리한 기분을 껴안고 있는 누군가에게 초콜릿을 건네게 되는 이유다.
국내 초콜릿 소비량도 연평균 2%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중 해외 유명 수입 초콜릿 비중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 지금 소개하는 브랜드는 그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벨기에 프리미엄 초콜릿의 대명사 ‘고디바(GODIVA)’다. 지하실에서 시작해 거대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 이 브랜드의 면면을 살펴보자. 그 전 간단하게 초콜릿의 역사부터 훑기로.
씹지 않고, 마시는 초콜릿
사실 고체 형태는 초콜릿의 원형이 아니다. 초콜릿의 기원은 2600년 전 마야, 아스테카 문명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카카오 열매를 건조한 후 이를 갈아 물에 타 마셨다고 전해진다. 이것이 통설이지만 2018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이 에콰도르의 고원에 위치한 마요 친치페 문화의 유적에서 카카오의 씨앗이 사용됐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한 바 있다. 새 증거의 타당성에 따라 초콜릿의 기원은 무려 1500년가량 앞당겨지고, 원산지도 달라지는 것.
과거 카카오빈은 화폐로서의 가치도 지녔다. 16세기 아스텍 문서에 따르면 콩 1개를 음식과 교환하거나 콩 100개로 칠면조 암탉을 구입할 수도 있었다고 한다. 691~900년에 제작된 도자기, 벽화 등에서도 마야 지도자들에게 세금 명목으로 콩을 상납하는 장면 180여 개를 찾아냈다는 보도도 있었다.
초콜릿이 유럽에 처음 발을 디딘 건 콜럼버스 덕. 그는 빈을 스페인 왕에게 주었지만 대중화가 되지는 않았다. 유럽 전역에 널리 퍼뜨려지게 된 건 아스테카 왕국을 정복한 에르난 코르테스(Hernán Cortés)다. 1519년 에르난 코르테스 일행이 아스텍 왕실 창고에 쌓인 온갖 금과 장식, 도구들을 약탈했고, 가득 쌓여있는 카카오 원두도 가져오게 된다. 초콜릿은 스페인의 부유하고 부유한 사람들 사이에서 빠르게 인기를 얻게 됐고, 가톨릭 수도사들도 이를 좋아했다. 아울러 설탕과 꿀을 섞어 달게 만들어 마셨다고. 이렇게 100년 이내에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영국 등지로 전파되며 그 치명적인 매력이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 대중화를 이뤘다.
마시는 형태에서 고체 형태로 바뀌게 된 건 바로 1828년 네덜란드 화학자 코엔라드 반 후텐(Coenraad van Houten)의 공이다. 그는 카카오 열매를 분말 초콜릿화 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초콜릿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는 신호탄이었다.
브뤼셀 지하실에서
고디바의 시작은 1926년, 벨기에 브뤼셀, 지하실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압축할 수 있다. 조셉 드랍스가 명성이 자자했던 쇼콜라티에였던 아버지 피에르 드랍스 시니어(Pierre Draps Sr.)와 브뤼셀에 위치한 자신의 집 지하실에 초콜릿 작업장을 만든다. 그렇게 시작된 사업은 조셉 드랍스의 또 다른 혈육 피에르 드랍스(Pierre Draps), 프랑수아 드랍스(François Draps), 그리고 이본 드랍스(Yvonne Draps)도 합류해 제품 개발, 생산, 포장 등을 손수 진행했다. 사업을 키워나가던 중 1937년 아버지 피에르 드랍스 시니어가 사망했지만 이에 흔들리지 않고 사업을 지속하기로 한다.
각자의 재능을 살려 분야를 재편했다. 조셉 드랍스는 경영을, 피에르 드롭 스는 초콜릿의 맛과 모양에 대해 고민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비로서 1956년에 이르러 조셉은 가게를 열기로 한다. 론칭을 앞두고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바로 상호를 짓는 일. 이름을 위해 골몰하던 중 조셉의 부인인 가브리엘 드랍스(Gabrielle Draps)가 지금의 브랜드 명인 ‘고디바(GODIVA)’라는 이름을 제안한다.
고디바는 11세기경 영국 코벤트리 영주 부인, 레이디 고디바에서 따온 이름이다. 그녀에게는 전설 같은 이야기 하나가 스며 있다. 그녀의 남편 영주 레오프릭은 백성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부과했고 이로 인해 백성들은 일상은 침몰되고 있었다. 그 사실을 묵과할 수 없었던 그녀는 세금을 낮춰 달라고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그는 이를 수긍하지 않았다. 이런 나날이 반복되자 그녀의 남편은 수락 대신 제안 하나를 한다. 백성들에 대한 사랑이 그렇게 지극하다면 벌거벗은 몸으로 말을 타고 마을 한 바퀴를 돌라고 했던 것. 만약 이를 이행하면 세금 감면에 대한 여지가 있다고 말이다.
그녀는 수치심을 넘어선 백성을 사랑의 마음으로 말을 타고 동네를 돌았고 이를 알고 있던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기 위해 그 누구도 창문을 열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바로 여기서 ‘훔쳐보는 톰’ 즉 관음증이라는 뜻을 가진 ‘피핑 톰’, 관행을 따르지 않고 역의 논리로 정치를 펼치는 것을 일컫는 ‘고다이버이즘(godivaism)’이라는 단어가 파생되기도 했다.
이런 그녀의 용기, 자애로운 마음이 담긴 이름이 바로 지금의 고디바다.
지속 가능한 달콤함
1956년 ‘쇼콜라티에 드랍스(Chocolaterie Draps)’ 상호를’고디바(GODIVA)’로 바꾸고 브뤼셀 그랜드 플레이스에 첫 매장을 연다. 시즌에 맞는 시의적절한 제품들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윈도우 디스플레이도 간과하지 않았다. 고디바는 곧 명성을 얻었고, 1958년에는 벨기에의 왕 보두앵 1세와 왕비 파비올라의 약혼 축하 기념 파비올라(Fabiola)를 만들었다. 1968년에는 벨기에 왕실 쇼콜라티에로 임명되어 왕실 인증서를 받았고, 왕실로 초콜릿을 공급해 국가대표 초콜릿 브랜드라는 명성을 공고히 했다.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첫 해외 매장을 오픈하는데 그곳은 바로 낭만 가득한 파리. 1958년 프랑스 파리 생토노레거리에 고디바매장을 열었다. 반세기 만에 유럽, 북아메리카, 아시아, 두바이, 러시아 등 세계 각지의 100여 개국에 걸쳐 700곳이 넘는 부티크, 백화점, 면세점,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10년 전인 2012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입점해 국내에 얼굴을 알리게 됐다. 최근에는 도산공원 근처에 위치한 ‘스테이지 바이 고디바’를 열어 셰프가 직접 선보이는 5가지 디저트 코스와 프리미엄 샴페인 페어링으로 새로운 식문화를 이끄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 행보를 보인다.
아울러 고디바는 빈을 생산하는 농부, 협력 업체를 지원하며, 환경 보호에도 힘을 쏟는다. 세계 코코아 재단(WCF)의 일원으로 활동하는데 이 단체는 코코아 농부들이 더 품질 좋은 코코아를 재배하고 지역 사회를 튼튼히 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면서 지속가능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브랜드는 강제 노동, 어린이 노동력 착취 등 악습과 관행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모든 공급업자가 노동법과 규제를 준수하도록 요구하는 정책도 시행 중이다. 이러한 노동법에 합의한 공급업체들만을 대상으로 코코아를 구입한다. 또한 물 사용량과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환경 목표를 세우고 지속 가능한 코코아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고, 공생을 도모하는 브랜드의 가치가 고디바의 더 나은 미래를 그리게 한다.
선택이 어렵다면, 추천할게요
시험을 앞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받는 것이 바로 이 초콜릿. 당 충전뿐만 아니라 간단하게 요기도 할 수 있는 쿠키는 어떨는지. 브랜드 재구매율 1위 제품으로 당연히 맛은 보장한다. 앞서 언급한 고디바 여인 시그니처 로고가 양각되어 있어 보는 즐거움도 더한다.
흔하디흔한 케익 말고, 팝한 느낌의 감각을 선물하고 싶다면 이 아이템으로 가자. 알록달록한 틴 케이스 안에는 고디바 한입 크기 지큐브 초콜릿이 담겨 있다. 빵보다 초콜릿을 선호하는 진성 ‘달다구리’ 덕후에게 건네도록. 틴 케이스 재활용도 가능해 실용성도 지참했고, 스티커도 동봉되어 있어 꾸미는 맛도 있다. 시즌 한정 제품이다.
고디바 쉐프 쇼콜라티에가 엄격하게 고른 재료로 만든 프리미엄 라인으로 업그레이드된 버전이 출시됐다. 짙고 풍부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주저 없이 선택할 것. 토핑도 다양하고, 이중 텍스쳐로 식감까지 뛰어나다. 패키지도 골드 톤이라 선물하기에도 제격. 물론 열면 알알이 더 예쁘다.
가방 속, 혹은 책상 위에 놓아두고 수시로 달콤함을 주입하자. 고온에서 정교하게 가공된 진주 모양 초콜릿으로 작지만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밀크, 다크, 카푸치노 등 취향껏 골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