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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볼든이 바라본, 2026 워치스 앤 원더스의 시계들
2026-04-17T10:59:33+09:00

나라면 산다? 안 산다?

워치스 앤 원더스는 리치몬트 그룹과 롤렉스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래서 오메가, 블랑팡, 론진, 브레게, 미도 등 시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스와치 그룹은 없다. 하지만 올해 오데마피게가 다시 돌아왔고, 일본의 크레도르가 새롭게 합류하는 등 색다른 변화가 눈에 띈다.

이번 워치스 앤 원더스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과거로의 회귀’였을까? 새로운 소재와 혁신을 외치던 시계 브랜드들이 과거 잘해왔던 것들을 다시 되새김질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물론 새롭게 등장한 얼굴도 있다. 빈티지한 감성과 새로운 혁신이 공존했던 2026년 워치스 앤 원더스. 눈에 들어온 몇 가지 시계를 짚어본다.

눈에 띄는 ‘2026 워치스 앤 원더스’ 신제품

©롤렉스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츄얼 41

올해 롤렉스의 중심은 오이스터 케이스 100주년 기념 모델이다. 시계에는 그 100년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난다. 그라운에는 ‘100’ 숫자가 새겨져 있고, 6시 방향에는 SWISS MADE 대신 ‘100 years’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기념 모델을 거의 만들지 않는 롤렉스라서 왠일인가 싶다. 

©롤렉스

롤렉스 데이-데이트 40 주빌리 골드

롤렉스 자체 주조 공장에서 만든 새로운 합금, 주빌리 골드를 적용했다. 이런 시도는 결국 자체 생산 능력이 있는 브랜드만 할 수 있는 영역일 거다. 기존 옐로우 골드보다 밝은 색감이 미묘하다. 노란색에 약간의 회색, 핑크 톤이 같이 섞인 느낌. 연한 녹색 아벤추린 다이얼과 다이아몬드 세팅까지, 모든 것이 대담하다.

©롤렉스

롤렉스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이 적용된 데이토나. 가로 폰트, 다크 그레이 베젤에서 빈티지 느낌을 의도한 흔적이 느껴진다. 케이스백을 오픈한 점도 좋다. 항상 혁신을 외치는 롤렉스에서 빈티지 향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건 상당히 멋진 일이다.

©까르띠에

까르띠에 로드스터

2002년 출시 이후 단종됐던 로드스터가 약 20년 만에 돌아왔다. 자동차에서 영감 받은 유려한 곡선의 토노형 케이스, 속도계 스타일의 다이얼은 그대로 유지됐다. 전체적인 비율이나 마감, 착용감은 오늘날에 맞게 다듬어졌지만, 단정하고 절제된 까르띠에 이미지와는 조금 달라 말 그대로 ‘묘하다’. 존재감은 확실하다.

©까르띠에

까르띠에 크래시 스켈레톤

까르띠에 크래시 스켈레톤은 로만 인덱스를 브릿지 구조로 활용했다. 까르띠에의 본질은 ‘보석’임을 말해주는 걸까? 하나의 아트 피스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시계 애호가부터 일반 대중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영리한 행보다.

©IWC

IWC 파일럿 벤처러 버티컬 드라이브

IWC는 우주를 얘기한다. 실제 우주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시계로, 두꺼운 장갑을 착용한 우주 비행사가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크라운을 제거했다고 한다. 흥미롭지만, IWC의 클래식한 파일럿 워치를 떠올리면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비슷비슷한 시계 디자인 놀이에 지친 사람이라면 재밌게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시계는 헤리티지와 스토리, 기술 혁신 등의 키워드가 핵심이지 않은가?

©바쉐론 콘스탄틴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 듀얼 타임 카디널 포인트

여행과 탐험이라는 키워드에서 시작한다. 카디널 포인트’라는 이름도 경첩, 축을 의미하는 라틴어 ‘cardo’에서 유래했다. 동, 서, 남, 북 네 방향과 이를 상징하는 풍경을 다이얼로 표현했다. 가격은 4만 달러에 달한다. 방수는 고작 150m밖에 안되면서. 근데 디자인은 마땅히 비교할 만한 상대가 떠오르지 않는다. 짜증난다. 물론 이 값이면 아름다워야 하는게 맞긴 하다.

©바쉐론 콘스탄틴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 울트라씬

이름 그대로 역대 가장 얇은 오버시즈다. 자동 칼리버 2550을 기반으로 두께를 극단적으로 줄였고, 케이스 역시 훨씬 슬림하게 다듬었다. 얇아졌다고 해서 인상마저 가벼워진 건 아니다. 오버시즈 특유의 단단한 느낌은 그대로 유지된다. 스포츠 워치인데도 셔츠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간다는 점이 신기하다.

©태그호이어

태그호이어 모나코 크로노그래프

F1 공식 타임키퍼로 복귀한 태그호이어가 레이싱 헤리티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1969년 오리지널 1133B를 기반으로 한 복각 모델이다. 왼쪽 크라운, 6시 방향 날짜 창, 사각형 서브 다이얼까지 빈티지 디테일을 충실하게 재현했다. 한때 43mm까지 사이즈를 키우며 실험을 이어가던 흐름을 생각하면, 다시 헤리티지로 돌아온 선택이 반갑다. 다만 조금 더 욕심을 내도 된다면, 차라리 빈티지 호이어 까레라를 복각하는 게 더 좋았을 텐데.

©파네라이

파네라이 루미노르 8 지오르니

이탈리아 해군 납품 시계에서 출발한 파네라이는 분명한 헤리티지를 가진 브랜드다. 하지만 그동안은 복잡한 컴플리케이션과 과도한 베리에이션으로 본질이 흐려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수동 무브먼트 기반의 루미노르에 집중했고, 6152/1에서 이어지는 오리지널 디자인을 다시 꺼냈다. 파네라이의 매력이 무엇인지 이제야 제대로 짚은 느낌. 내가 원한 게 바로 이거잖아!

©튜더

튜더 모나크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튜더. 당연히 블랙베이의 확장만을 예상했다. 그런데 왠걸, 모나크 컬렉션이 새로 등장했다. 기존 튜더보다 훨씬 날카롭고 각진 케이스. 브레게 핸즈를 변형한 듯한 시침과, 아라비아 숫자와 로마 숫자를 섞은 캘리포니아 다이얼까지. 모든 게 독특하고 새롭다. 하지만 새로운 것과 좋은 건 엄연히 다른 문제다. 시장 반응은 두고 봐야 할 듯.

©율리스 나르덴

율리스 나르덴 슈퍼 프릭

율리스 나르덴은 프릭 출시 25주년을 기념한다. 더블 투르비옹 구조에, 크라운 없이 케이스백을 회전시켜 와인딩하는 방식이다. 개발에 4년이 걸렸고, 숙련된 장인 한 명이 조립하는 데 약 60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프릭 특유의 기하학적이고 아방가르드한 구조를 극단까지 밀어붙인 결과다. 이런 걸 타임 온리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 그저 아름답다.

©노모스

노모스 탕겐테 골드 네오마틱

미니멀, 바우하우스 디자인을 지향하는 노모스가 탕겐테 18K 골드 모델을 추가했다. 메스티지 브랜드에서 골드 모델을 낸다는 건, 한 단계 위로 올라가기 위한 시도일 터. 사이즈 선택지를 늘린 것도 같은 맥락 같다. 근데 궁금하긴 하다. 통금 노모스를 누가 살까?

©오데마피게

오데마피게 에타블리쇠르 갈레츠

다시 워치스 앤 원더스로 복귀한 오데마피게는 독창적인 수공예품을 선보였다. 발레 드 주 호수의 물에 닳아 매끄러워진 조약돌에서 영감받은 에타블리쇠르 갈레츠. 시간 표시를 과감히 덜어내고, 미네랄 표면의 질감과 빛에 집중했다. ‘로열 오크나 만들겠지’ 했던 예상이 무색하다. 내 빈약한 상상력이 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