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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애플카를 만든다면 다를까?
2023-02-21T18:29:44+09:00

그래도 기대가 되는 이유는 아이팟으로 음악 산업을, 아이폰으로 휴대폰 산업을 바꿔버린 전적이 있기에.

2020년 12월 로이터통신에서 애플이 자동차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획기적인 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2024년 즈음 전기자동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비슷한 시기 대만 경제일보는, 애플이 2021년 9월에 애플카를 발표할 거라는 관계자의 말을 전달했다. 예상보다 빨리 출시되는 상황으로, 프로토타입은 이미 캘리포니아에서 테스트를 거쳤으며, 생산은 대만에서 한다고 한다. 여기에 덧붙여 아마존이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 함께 만들고 있는 전기밴 역시 2021년 8월 출시 예정이다.

대만 경제일보 기사는 애플과 아마존 둘 다 예상보다 빠르게 공개하는 셈이라 진짜인지 아닌지 따져봐야겠지만,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애플이 전기 자동차를 출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 로이터 기사에도 나왔지만, 애플은 그동안 계속 자동차를 개발하려고 했다. ‘프로젝트 타이탄’이라고 부른다.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던 시절 아이카(iCar)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고, 아예 아이폰 출시 이전에 차량 제작을 고민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이카에 대한 논의는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던 시절부터 시작됐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시기는 2014년이다. 전 포드 엔지니어 출신인 스티브 자데스키를 부사장으로 임명해 시장을 탐색했다. 2016년엔 테슬라 출신 크리스 포릿을 영입했다. 이와 함께 애플은 미 정부 당국에 자율주행차에 대한 계획을 밝혔고, 이듬해 미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 차량 테스트 허가를 받기도 했다.

연구가 잘 흘러가기만 한 것은 아니다. 계속 테슬라에서 직원을 빼 오던 애플은 지난 2016년과 2019년에 걸쳐 관련 인력을 대거 해고하기도 했다. 디자인 책임자 조니 아이브가 포함된 내부 갈등 및 리더십 문제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도 알려져 있다. 예상 출시 시기도 계속 늦어졌는데, 2019년 예정이 2020년으로, 다시 2021년으로, 또 2024년으로 바뀌었다.

다만 이번에는 정말 애플카가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이전까지 ‘자율주행차’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젠 ‘전기 자동차’에 중심을 두고 있어서다. 아이팟의 아버지로 불리는 토니 파델이 잡스와 생전에 나눴던 대화처럼, 아이폰이나 자동차나 모두 배터리와 컴퓨터, 기계적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자율주행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기술이 어느 정도 완성도를 갖춘 다음에야 내놓는 애플의 성향을 고려할 때, 자율주행차를 내놓고 싶다면 향후 10년간 내놓지 못할 수도 있다.

애플이 정말 이 시장에 들어가고 싶다면 2021년부터 군불을 지피고, 2022년에라도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기차는 다르다. 이미 애플은 2018년부터 중국 CATL과 배터리 개발에 대한 비밀 협약을 맺었다고 알려져 있다.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와 중국 정부가 이미 개척했다. 기술 노하우도 무르익는 단계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부활을 시킬 예정이고, 일본에선 2030년대 중반까지 신차를 모두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은 환경 관련 규제가 거세지면서 2020년 9월, 전기차 판매량이 경유차를 앞질렀다.

간단히 말해 2024년도 너무 늦다. 애플이 정말 이 시장에 들어가고 싶다면 2021년부터 군불을 지피고, 2022년에라도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CES 2021 미디어 데이 행사에 올라가는 기업의 절반 정도가 자동차 관련 회사다.

일이 잘 풀릴지는 알 수 없다. 애플카는 프로젝트 리더가 바뀔 때마다 항상 방향도 달라졌다. 처음엔 차량 플랫폼을 설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갑자기 미니밴 스타일의 전기차를 개발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그다음엔 자율주행 자동차에 무게를 뒀고, 지금은 이렇게 전기차의 기본에 중점을 둔 소문이 나왔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여럿 있다. 혁신적 배터리라고 말하는 리튬인산철 배터리(LFP)도 그중 하나다. CATL에서 공급해 중국산 테슬라 자동차에 들어간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겨울이 되자 충전 속도가 느려지고 배터리양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문제가 보고되고 있어서다.

각설하고, 일단 애플 내부에 얼마만큼 성과가 축적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자동차 산업이 수익성이 높은 산업도 아니다. 2018년 기준 메르세데스-벤츠가 한 대 팔아 5,228달러를 남기고, 현대자동차는 894달러 정도가 남는다. 반면 2017년 3분기 기준 애플은 아이폰 한 대를 팔아 남기는 수익이 151달러 정도다. 아이폰 6대를 팔면 현대차만큼, 35대를 팔면 벤츠만큼 이익을 남기는 셈이다.

2014년 당시 메르세데스-벤츠(다임러 AG) 회장이었던 디터 제채가 애플카 소식을 듣고 “전혀 두렵지 않다. 그건 우리가 스마트폰을 만든다고 했을 때 애플이 느끼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한 게 빈말은 아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에서 잘했다고 전기차를 잘 만들 수는 없다. 전혀 다른 산업이고, 전혀 다른 고객이 기다리고 있다.

애플은 무엇보다도 아이팟을 출시해 음악 산업을 바꿔버리고, 아이폰을 출시해 휴대폰 산업을 전환시킨 전적이 있다.

그런데도 기대하게 되는 건, 역시 애플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무엇보다도 아이팟을 출시해 음악 산업을 바꿔버리고, 아이폰을 출시해 휴대폰 산업을 전환시킨 전적이 있다. 마진을 중요시하는 팀 쿡이 대당 10만 달러 이상, 애플 카드 사용 시 36개월 무이자 할부, 애플 원 서비스 무료, 애플카 프리미엄 케어 서비스 유료, 몇 년 후 SW 지원 중단, 중간에 문제가 생기면 리퍼 모델로 교체 같은 판매 정책을 내놓지 않을까 걱정되긴 하지만 말이다.

TMI. 어떻게든 나오면 자율주행 관련 기능도 반드시 들어가긴 간다. TSMC와 공동개발하고 있는 칩도 있고, 라이다 관련 기술로 쌓아놓은 것이 있으며, 현재 애플카 프로젝트를 이끄는 사람은 애플 AI 전략 담당 수석 부사장인 존 지안난드레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