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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ton Bun – Spread Love (Paddington) feat. DVNO
2022-03-30T15:54:45+09:00
Boston Bun Spread Love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힐 때.

집시와 8년을 만났다. 우리는 함께 울고 웃고 뒹굴고 삶을 나눴다. 그런 그녀가 갑작스럽게 내 곁을 떠났다. 불행은 도둑처럼 그렇게 내 인생 한구석을 베어갔다. 사랑을 잊기엔 또 다른 사랑이 필요한 것쯤은 아는 나이가 된 나는, 그 식상한 운명이란 단어를 데려와 내 곁에 앉혔다. 운명처럼 다가와 나와 눈을 맞댄 그 녀석은 집시에게 미안할 정도로 빠르게 그리고 깊숙이 내 일상의 테두리를 침범했다. 덕분에 나는 내가 나인 것처럼, 혹은 나도 몰랐던 낯선 나를 만나며 그 녀석과 가까워졌다. 흘러나오는 멜로디에 함께 고개를 주억거리고, 춤추고, 몸 한편에 당신에 대한 기억을 새겼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시간은 언제나처럼 권태를 동반했다. 그 녀석에게 이별을 고했다. 이별의 선택권이 나에게 있는 줄 알았다. 마음이 떠난 허허로운 자리에 나는 가고 녀석만 남겨질 줄 알았다. 안녕. 마지막 인사를 뱉었다. 그 녀석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덕분에 잘 놀다 간다. 그 자리엔 나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