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엔필드(Royal Enfield)가 2022년에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간다. 지난해 메테오 350을 선보였고, 새로운 2기통 크루저 모델도 데뷔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스크램블러 바이크를출시한 것. 스크램 411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하는 로얄엔필드의 신 모델은 넘버링에서 눈치챘겠지만, 단기통 듀얼퍼포즈인 히말라얀과 411cc 공유랭 단기통 엔진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이다.
스크램블러는 장르 특성상 클래식 바이크의 디자인을 좋아하는 라이더와 콤팩트한 오프로드 및 더트 트랙을 즐기는 라이더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영역이다. 물론 디자인 트렌드로써는 한층 붐이 꺾인 분위기지만, 어드벤처 바이크들은 현재 장르로써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중. 따라서 로얄엔필드의 이러한 방법론은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클래식 바이크를 좋아하는 기존 팬층에게 여전히 어필할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어드벤처 트렌드도 놓치지 않는 영리한 행보라 할 수 있다.
스크램 411은 히말라얀과 정말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엔진은 물론이고 기본 프레임과 각종 파츠류, 머플러, 시트 형상까지 히말라얀과 거의 대동소이하다. 출력도 24마력으로 완벽하게 똑같고, 41mm의 포크 사이즈 및 리어 모노쇽 같은 섀시 사양도 그대로다. 아무래도 그동안 단기통 350이나 650 트윈스 라인업이 몇 가지 바리에이션이 있었던 반면, 히말라얀만 단일 기종으로 판매되어온 터라 전략적으로는 현명한 선택이긴 하다.
하지만 전혀 바뀐 게 없진 않다. 물론 히말라얀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데일리 바이크가 될 수 있지만, 시내에서 타기에는 중복으로 달린 프런트 펜더와 머드가드, 그리고 윈드스크린 같은 파츠가 조금은 거추장스럽기 때문. 전륜 21인치 휠도 오프로드에서는 발군의 성능을 자랑하지만, 도심이라는 환경에서 기민한 조작 반응을 기대하긴 힘들다. 따라서 스크램 411은 도심에서 쉽게 다룰 수 있으면서도 스크램블러 특유의 경쾌한 오프로드 주행이라는 범용성을 염두하고 세팅했다.
핵심은 전륜의 구성이다. 먼저 21인치라는, 누가 봐도 오프로드를 위한 21인치의 거대한 휠 사이즈를 19인치로 줄였다. 서스펜션 트래블도 190mm로 10mm가 줄어 전체적인 시트고가 살짝 낮아졌다. 데일리 바이크로써 훨씬 경쾌한 반응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 원형 헤드라이트는 그대로 유지하지만, 라이트 위아래로 달려있던 스크린과 비크는 모두 삭제해 클래식 바이크의 전형적인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다만 연료탱크 디자인이 히말라얀과 동일한 점이 못내 아쉽다. 가격 미정.
참고로 올해는 브랜드 12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로얄엔필드는 자사의 헤리티지 모델에도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120대 한정으로 650 트윈스 리미티드 에디션을 공개하기도 했는데, 관심이 있다면 링크를 눌러 기사를 참고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