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확실한 남자를 위한 일본 여행 선물 7

일본 술을 선물하고자 한다면 닷사이 23이 좋다. 아베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으로 이름을 알린 고오급 사케다. 이름에 붙은 숫자 23은 쌀 한 톨의 23%만 남겨놓고 모두 깎아냈다는 뜻. 많이 깎을수록 술 한 병에 들어가는 쌀의 양이 많아져 가격이 올라가는 원리다. 천연 발효를 통해 얻은 깊은 향미와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일품이며, 고급스러운 나무 케이스가 선물의 품격을 더한다. 무엇보다 좋은 건 가격. 국내 소매 가격은 18만 원, 음식점에서 주문하면 30만 원 정도지만, 일본 면세점에서 구매하면 5천6백 엔!

엄지손가락으로 토독토독 텍스트를 전달하는 시대. 마음을 담아 꾹꾹 눌러쓴 글을 좋아한다면 만년필 한 자루를 추천한다. 선물한 이의 진심이 묻어나고, 일본은 문구 덕후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니까. 도쿄 긴자에 가면 만년필에 대한 고민은 끝이 난다. 12층 규모의 문구 백화점 이토야 문구, ‘서점의 미래’ 츠타야 서점, 오프라인 펜샵 앙코라 등에서 다양한 만년필을 만나볼 수 있다. 잉크도 함께 구매하자. 도쿄에서만 판매하는 잉크, 비 오는 날에 살 수 있는 잉크 등 무려 한정판이다.

그날의 온도, 습도, 분위기… 여행지의 정취를 담은 특별한 선물을 원한다면 향수는 어떨까. 한국에 논픽션, 탬버린즈가 있다면 일본에는 시로가 있다. 아름다운 향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일본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는 뷰티 브랜드다. 깔끔하고 자연스러운 이미지인데, 그중 넘버원은 투명하고 산뜻한 비누 향의 사봉 프레그런스. 가격 또한 10ml 1,600엔대, 40ml 4,000엔대로 부담 없다. 향기는 기억의 또 다른 단어. 여행지의 느낌을 담은 향수가 기억 속 그때 그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깔롱쟁이를 위한 선물을 찾는다면 리얼맥코이다. 그가 바이크를 타거나, 밀덕이라면 더욱 확실해진다. 리얼맥코이는 옷 좋아하는 남자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브랜드다. 워크웨어, 밀리터리, 아메카지 스타일을 보여주는데,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은 바로 리얼 맥코이 트윌캡. 2012년 발매 이후 단종되어 리셀 시장에서만 구할 수 있었던 전설의 모자다. 그리고 12년이 지난 지금 이 모자가 다시 발매 됐다. 발견하는 즉시 구매해야 한다. 모양이 크고 깊어 머리 큰 사람도 쓸 수 있다는 점은 참고.

줄 서서 먹는 수제 캐러멜. 향료와 착색료, 산미료를 넣지 않았으며, 바닐라, 소금, 초콜릿, 커피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캐러멜을 만든다. 낱개와 패키지로 구매할 수 있는데, 8개 패키지의 가격은 9천 원대. 예쁘고, 맛있고, 가격까지 좋은 센스 만점 선물 되겠다. 줄 서서 샀다고 생색낼 수도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와인과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린다는 말까지 붙여주자. 느지막이 가면 인기 있는 맛은 모두 품절이니 최대한 일찍 가도록.

편하게 선물하기 좋은 건 포터 가방이다. 한국과 일본 남성 모두에게 인기 많고, 클래식과 캐주얼 어디에나 휘뚜루마뚜루 어울리니까. 특히 일본에서는 가격이 저렴할뿐더러, 국내에 없는 물건을 구할 수도 있다. 남자를 위한 선물로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면 포터 가방 하나 던져주는 게 어떨지. 남자 친구, 아빠, 남동생 할 거 없이 누구나 좋아할 거다.

돌고 돌아 결국 리얼포스라는 말이 있다. 키보드에 돈 100만 원을 넘게 태운 사람들이 하는 얘기다. 서걱서걱 소리가 주는 쾌감과 초콜릿 부러뜨리는 느낌의 타건감, 적당한 키의 무게가 끝내준다는 평이다. 그 명성에 맞게 가격 또한 높다. 하지만 일본 현지에서 구매하면 국내보다 저렴하고, 더욱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 하루 종일 키보드를 두드리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선물해 주자. 결국 마지막엔 리얼포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