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하러 가는 이유는 저마다 다 다를 것이다. 가만히 자연을 응시하기 위해, 번잡한 도심이 아닌 한적한 공간에서 먹고 마시는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혹은 오롯이 혼자가 되기 위해 등 캠핑을 가는 사람의 수만큼의 이유가 존재할 거다. 그러니까 캠핑 에티켓 출발은 이 지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각자가 이곳에 온 이유와 시간을 서로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서로가 서로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 자연에도 결코 흠을 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자연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이 아닌 잠시 빌려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간격을 지키며, 캠핑
만약 저녁 늦게 캠핑장에 도착했다면 옆 텐트에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도록 소음을 각별히 신경 써 가며 피칭을 하자. 시끄러운 말소리, 발소리, 강렬한 헤드라이트 불빛은 고요가 내려앉은 캠핑장에서 불편한 요소로 작용할 테니까.
집안일 좀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하루 동안에 발생하는 쓰레기양이 절대 작지 않다는 것을. 캠핑이란 건 일상을 자연 속으로 옮겨온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짧은 일정이라도 그곳에서도 삶을 살아내는 건 매한가지라 꽤 많은 양의 쓰레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린 예측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 고등 동물이고, 설령 무언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다른 것들로 공백을 메꾸며 그 시간을 보내면 된다.
재료와 음식은 먹을 만큼만 준비하고 준비 과정에서 미리 큼직한 포장 쓰레기들은 버리고 최소한의 자투리가 나오도록 준비해 가면 좋다. 배출되는 각종 쓰레기는 시설이 안내하는 지침을 따라 처리하자.
캠핑 분위기를 화룡점정에 이르게 할 화로대는 꼭 실외에서 사용할 것. 화력 조절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화기를 실내에 들였다가는 방염 처리를 한 텐트라도 갑자기 치솟은 불꽃에 의해 속수무책의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개인의 안전에 완벽히 하는 것도 캠핑장 매너라고 할 수 있겠다. 아울러 타고 남은 재는 캠핑장 내 정해진 장소에 버려야 한다. 만약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식은 후 일반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리자.
보기에는 좋지만 사실 불멍은 자연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공기와 흙이 오염되는 것은 물론 야생동물에도 방해가 된다. 밤새 불멍을 위해 장작을 태운다거나, 잔디 위에서는 화로대를 사용한다거나, 화로대 사용이 금지된 곳에서 불을 피우는 일은 삼가도록.
댈 곳과 안 댈 곳, 차박
차박은 기동성이 좋아 어디든 원하는 곳에 여장을 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고 멋진 풍광이 한눈에 펼쳐진 명소 어디든 차를 대고 캠핑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연공원법」 제27조 제1항 제6호에 따르면 국립공원·도립공원·군립공원(郡立公園) 및 지질공원 등에서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서는 캠핑을 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고, 상수원보호구역, 국립수목원 또는 공립수목원, 야생생물 특별보호구역 등도 캠핑 불가 지역에 포함된다. 이를 어길 시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니 갈 수 있는 곳과 없는 곳에 대한 기본적인 공부도 필요하다.
아울러 조용히 하루 머물고 떠나는 스텔스 차박이 아닌 텐트와 타프 등을 설치해 오토 캠핑장처럼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장박은 기본이고 취사 행위까지 더해져 주차장 실제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끼치며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화장실에서 간단한 세면이 아닌 설거지를 한다거나, 전기를 함부로 끌어다 쓰거나, 금지 구역에서 불을 피우는 행위는 환경과 지역 사회를 위해서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
난방기와 냉방기 사용을 위해 공회전을 하는 행위도 생각해볼 문제다. 주변 차박족들에게 소음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대기오염의 주범인 배기가스를 배출하게 되니까. 시동을 켜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무시동 히터 제품들도 많이 출시됐지만 연소한 가스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니 사용에 주의를 기해야 할 것이다.
충실히 객이 된 마음으로, 등산
한없이 품어주는 산에 오를 때는 겸손한 마음이 필요하다. 우리는 산의 주인이 될 수 없고, 잠시 머무르다 떠나는 객일 뿐이다. 누군가의 공간에 들어갔을 때 우리는 함부로 남의 물건에 손을 대지 않을 것이며, 목청 높여 큰 소리로 떠들지 않을 것이고, 들어가지 말라는 곳의 방문은 열지 않을 테니 이를 등산에 대입하면 보다 쉽게 에티켓을 이해할 수 있겠다.
큰 소리로 떠들거나, 노래를 크게 틀거나, 자리를 잡고 거나하게 술을 마시는 등 이런 행동들은 산이라는 공적 공간이 아닌 자신이 사적 공간에서 통용되는 행동들이다. 산에서만 들을 수 있는 바람에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 물소리 등 타인이 자연의 소리를 들을 권리를 침해하지 말자는 얘기다. 아울러 음주는 하산 시 실족, 추락 등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올라가는 사람과 하산자가 맞닥뜨리는 구간에서는 체력적으로 더 힘든 상태인 올라가는 사람이 먼저 배려받도록 해야 한다.
잠시 숨을 고를 때는 길 가운데가 아닌 잠깐 옆으로 비켜서 있어 통행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삼삼오오 무리 지어 올라가는 것 보다 한 줄로 등반하자. 또한 올라가는 사람과 하산자가 맞닥뜨리는 구간에서는 체력적으로 더 힘든 상태인 올라가는 사람이 먼저 배려받도록 해야 한다.
트레킹 폴을 잘못 잡으면 뒷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수도 있으니 너무 뒤로 밀어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울러 스틱을 갑자기 치켜든다거나 사용 시 제대로 땅에 고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힘을 주면 미끄러져 뒷사람이 다칠 수도 있으니 자신의 장비를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도 중요한 매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