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취하는 가을 밤, 데이트 하기 좋은 음악 카페 추천 6

<하트시그널 4> 민규와 주미의 데이트 장소로도 알려진 파주의 음악감상실 콩치노 콩크리트. 국립현대미술관을 설계한 민현준 건축가가 지은 곳으로, 250평 규모 홀에 들어서면 사람 키보다 훨씬 큰 스피커 5대가 맞이한다. 1920-30년대 미국과 독일 극장에서 울려 퍼지던 빈티지 오디오 시스템들이다.

최고의 명당자리는 위층에 있는 창가석. 느릿하게 흐르는 임진강을 바라보며 감성에 취하기 좋은 곳이다. 임진강 너머 노을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공간의 힘을 빌려 교감을 나누고 싶다면 콩치노 콩크리트로 가자. 온전히 음악에만 집중하기 위해 취식은 금지된다.

을지로와 충무로 사이, 아늑하고 낭만적인 공간을 찾는다면 전축으로 가자. 마케터, 영상 디자이너, 건축가 세 사람의 세련된 감각이 모여 만든 공간으로, 60년의 세월을 품은 고택이 좋은 술과 음식, 바이닐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근사한 바로 탈바꿈했다. 

전축에 들어서면 빼곡히 모여있는 음반들과 커다란 스피커가 보인다. 1970년대 미국과 영국에서 제작된 빈티지 오디오다. 고아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오디오, 풍부하고 묵직한 사운드는 두 사람 사이의 공기를 다르게 만들어 주기에 제격일 터. 매주 토요일 오후에는 토요 음악 감상회를 연다. 70년대 빈티지 오디오 매력에 오롯이 빠져보는 시간이다. 인스타그램을 확인해 볼 것.

2004년 문을 연 카메라타는 오디오 애호가 사이에서 ‘클래식 천국’으로 꼽히는 곳이다. 기둥 하나 없이 개방된 3층 높이의 실내는 현대 건축 거장 조병수 건축가가 설계한 것으로, 음악 감상하기에 최적의 공간. 벽 한편에는 1만 5천여 장의 LP가 있고, 1920년대 제작된 진공관 스피커에선 클래식 선율이 흘러나온다.

이탈리아어로 ‘예술가 집단’이라는 뜻을 가진 카메라타는 음악 감상실을 넘어 공연, 문학을 즐기는 공간이기도 하다. 음악 연주회가 열리거나, 책을 낭독하면서 음악을 감상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카메라타에 방문해 함께 예술가가 되어보는 건 어떨지.

내 집 어딘가 이런 공간이 있다면 어떨까? 머릿속으로 그리던 나만의 음악 감상실을 현실로 펼쳐놓은 듯한 이곳은 서촌의 온그라운드 음 뮤직바. 노르스름한 조명과 르코르뷔지에 LC2 체어, 임스 DCW 라운지체어 등 디자인 가구로 꾸며진 실내가 마치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기분이다. 

매주 목, 금, 토요일 저녁엔 을유문화사 정상준 편집 주간이 DJ를 맡는다. 그가 엄선한 플레이리스트와 독일의 클랑필름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사운드는 더욱 로맨틱한 디너 데이트를 만들어 줄 듯. 물론 적당한 조도의 조명과 거장 디자이너의 아트 피스만으로도 방문하기에 충분하다.

인사동의 복합문화공간 ‘안녕 인사동’에 뮤직컴플렉스서울이 있다. 줄을 서야만 들어갈 수 있는 이곳은 바로 DJ도, 신청곡도 없는 LP바. 남이 틀어주는 음악 말고, 자신만의 음악 취향을 찾아 디깅해 가는 LP바다.

뮤직컴플렉스서울의 가장 큰 특징은 테이블마다 턴테이블과 헤드폰이 준비되어 있다는 점. 벽을 가득 메운 바이닐 사이에서 자신만의 취향을 골라 나만의 청음회를 즐기면 된다. LP판을 꽂고 빼기를 반복하는 게 마치 도서관에 온 것 같다. 2인용 소파에 나란히 앉은 사람들은 각자의 음악 세계를 탐색하기에 바쁜 모습. 서로의 음악 취향을 공유해 보고 싶다면 눈여겨볼 것.

벽면을 가득 채운 바이닐과 위스키, 커다란 스피커가 공간을 압도하는 곳. 사방을 둘러싼 총 여덟 개의 스피커가 입체감 있게 음악을 들려준다. 오직 음악을 듣고 대화를 나누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으로, 서로의 표정과 목소리에 집중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낮에는 카페로, 저녁은 펍으로 운영되며, 매주 수요일 저녁에는 재즈 공연을 진행하기도 한다. 재즈 공연은 선착순 마감되니 사전 예매는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