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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들의 플레이리스트: 벚꽃, 봄날 그리고 드라이브 추천 12곡
2023-02-21T16:34:18+09:00

물론 뚜벅이, 따릉이 다 환영.

‘봄 사랑 벚꽃 말고’라는 노래도 있지만, 사실 이 클리셰를 빼고 봄을 설명할 수 없다. 두꺼운 패딩에서 하루 새 얇은 트렌치를 걸쳐야 하는 극단적인 이 계절은 따뜻한 공기만이 아닌 무언가가 곧 시작될 것 같은 설렘을 불러오니까. 하지만 알고 있다. 그런 일이 내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걸. 공허한 조수석을 바라보며 씁쓸한 표정 짓지 말고, 일단 지금을 만끽하자. 조수석은 비어 있어도 이 플레이리스트와 나른한 드라이브를 즐긴다면 이 계절을 충만하게 느낄 수 있을 테니.

에디터 알렌의 추천곡

Track 01. Fourplay – 101 Eastbound

재즈 슈퍼그룹 Fourplay를 대표하는‘101 Eastbound’는 1991년 그들의 데뷔 앨범에 실린 곡이다. 미국 서부 해안을 따라 달리는 101 고속도로에서 영감을 받은 이 곡은 바닷가를 따라 달리는 느낌을 컨템포러리 재즈로 적합하게 해석했다.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꾸준히 사랑받는 이 곡은 어떤 드라이브에도 어울리는 곡이 아닐까 싶다. 2014년 Fourplay 멤버이자 작곡을 한 Nathan East의 솔로 앨범에 실린 버전 또한 훌륭하니 참고하길.

Track 02. The Doobie Brothers – What a Fool Believes

개인적으로 드라이브 할 때에 음악의 비트와 상큼한 멜로디 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본다. 1978년에 발매된 이 곡은 당시에도 큰 인기를 얻었지만 지금 들어도 손색없는 멜로디와 경쾌한 비트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탑건’ 같은 영화의 OST 참여로 유명한 Kenny Loggins의 곡을 리메이크한 이 곡은 오리지널보다 가벼우면서도 더 귀에 박히는 전달력을 자랑한다. 창문 열고 봄바람 느끼며 달리는 드라이브에 손색없는 명곡이 아닐까 싶다. 


에디터 해원의 추천곡

Track 03. 김동률 – 출발

남성들이 ‘술에 취해 하는 고백이 굉장히 멋있을 것’ 이라는 오해를 하게끔 만든 장본인 김동률. 다른 사람들은 신나서 방방 뛰어다녔을 봄날 드라이브이지만 그는 이 신나는 상황에서조차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묵직한 보컬과는 달리 ‘출발’의 가사는 딱히 목적지를 정해놓지 않고 그저 발걸음이 닿는 대로 걸으며  느끼는 설렘이 잘 드러나고 있다. 올봄 드라이브는 내비게이션 끄고 듣기 좋은 노래 하나만 틀어놓고 무작정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Track 04. Jeff Bernat – Call you mine

연애하기 딱 좋은 계절 봄.  화창한 날씨를 만끽하며 즐기는 봄날 드라이브는 썸녀와의 관계를 한층 발전시킬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다. 달콤한 분위기 세팅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플레이 리스트. 잔잔한 멜로디와 보컬로 많은 사랑을 받는 제프 버넷이야말로 당신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줄 아티스트가 아닐까 한다. ‘Just Vibe’, ‘Groovin’’ 등, 여러 히트곡이 있지만 ‘Call You Mine’이야말로 은근슬쩍 썸녀에게 마음을 고백할 수 있는 곡이다. 그녀와 함께할 생각에 신나서 쉴 새 없이 떠들어대지 말고, 가끔은 제프 버넷에게 분위기 세팅의 중대한 임무를 맡겨보도록 하자.


에디터 형규의 추천곡

Track 05. Dream Fiend – Lightyears (feat. September 87)

누가 뭐래도 봄은 만물이 생동하며 깨어나는 가장 두근거리는 계절이다. 그 두근거리는 감정, 뛰어오르는 심장의 고동을 드림 핀드는 ‘Lightyears’에서 청각적 이미지로 완벽하게 구현해낸다. 호주 멜버른 출신의 신스웨이브 프로듀서로, 같은 동향 출신의 레트로 팝 듀오 셉템버 87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향수 가득한 멜로디 위에 수려한 보이스 컬러를 입혔다. 중반부터 이어지는 짤막한 기타솔로에 뒤이어지는 색소폰 라인은 재지한 어프로치로 드라마틱한 곡선을 그려내며 아름답게 끝맺는다. 2020년대에 빚어낸 창조물을 타임머신에 태우고 완벽하게 1980년대로 보내버린, 이시대 레트로 신스웨이브의 클래식이다.

Track 06. Saraya – Back to the Bullet

팝메탈 밴드 사라야는 폴리그램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원래 여성판 본조비로 키워질 심산이었다. 특히 샌디 사라야는 남심을 울리는 수려한 외모의 소유자였고, 그 아름다움 속에 숨어있는 외유내강형 보컬의 응축된 힘이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쌍팔년도스러운 멜로디도 기똥차게 잘 뽑아냈다. 심지어 뉴저지라는 출신마저도 똑같았으니 레코드사로써는 혹할 수밖에.

하지만 밴드의 데뷔는 1989년으로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 바로 그 다음 해가 너바나를 위시한 시애틀 그런지의 시대가 도래할해버렸으니. 결국 사라야는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그래도 그들이 남긴 두 장의 앨범은 지금까지 80년대 하드록, 그리고 AOR 팬들에게 위대한 명반으로 평가받는다. 아롱다롱한 기타와 키보드 플레이를 하나의 덩어리로 잘 뭉쳐내고, 산뜻한 멜로디로 전개해 나가며 깊은 여운으로 잔향을 남기는 방식은 80년대 팝/록이 지녀야 할 가장 훌륭한 덕목 중 하나. ‘Back to the Bullet’은 바로 그 공식을 철저히 지켜낸 명곡이다.


에디터 푸네스의 추천곡

Track 07. Pink Sweat$ – At My Worst

가사처럼 기승전 ‘그 어떤 상황이 온다고 해도 오직 당신’이라는 절대적인 마음을 보여준다면, 또 속는 셈 치고 사랑이라는 눈먼 글자에 곁을 내어주고 싶은 기분이다. 굳이 노랫말까지 당도하지 않더라도 고막을 달콤하게 물들이는 핑크 스웨츠(Pink Sweat$)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마음을 무장해제 시킨다. 이 노래를 함께 듣는 누군가가 있다면 없던 감정도 생길 판이니, 어쩌면 재생에 신중을 기해야 할 수도.

Track 08. 3호선 버터플라이 – 스모우크핫커피리필 

몽롱함의 대가 3호선 버터플라이의 ‘스모우크핫커피리필’은 아직은 쌀쌀한 기운이 서린 봄밤 드라이브 브금으로 제격이다. 만약 온종일 마음 한편에 찰랑거리며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다면, ‘달이 뜨지 않고 니가 뜨는’ 어떤 밤 그 사람의 집 앞으로 핸들을 돌리게 될 거다. 우발적 고백을 하게 돼도, 설령 대차게 마음을 반려 당한다 해도 괜찮다. 봄은 시작하기도 좋지만, 다시 시작하기 위해 무언가를 끝내기도 좋은 계절이니까.


에디터 서연의 추천곡

Track 09. Harry Styles – As It Was

영국 가수 겸 배우이자 밴드 원 디렉션(One Direction)의 멤버이기도 한 해리 스타일스가 3년 만에 솔로 앨범을 들고 컴백했다.  신곡 ‘As It Was’는 먼저 프로듀서 벤 윈스턴의 딸이자 해리의 대녀의 전화 통화 속 귀여운 목소리로 상큼하게 시작한다. 이어지는 레트로한 신스팝 사운드는 이전 앨범과는 색다른 뉘앙스를 풍기고, 공기 반 소리 반급의 부드러운 창법, 흥겹기 그지없는 일렉 기타와 신시사이저 사운드의 중독성 강한 훅이 이 봄의 청량한 기운을 만끽하며 드라이빙하고 싶게 만든다. 

반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거 너도 잘 알잖아”, “무슨 약을 먹고 있는 거야?”, “아무도 도와주러 오지 않아” 등 가사에서는 공허하고 우울한 감정이 느껴진다. 얼핏 사랑과 이별에 관한 가사 같지만 무언가 해리의 어두운 면을 밝은 멜로디로 노래하는 느낌이라 안타까움이 사무치는 곡이다. 

Track 10. GAYLE – abcdefu

한국이 먼저 알아본 가수 게일의 ‘abcdfu’는 틱톡 숏폼 단골송이자 전 남친 저격송으로 떡상한 곡이다. 그래서 격한 F워드가 연거푸 등장하고 덕분에 왠지 속이 뚫리는 대리만족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Good 4 You’와 비슷한 성격을 띠고, 실제로 두 곡을 연속해서 들어보면 거짓말 조금 보태 구분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에이브릴 라빈이 떠오르며, 여성 가수의 팝 락 장르 곡의 멜로디가 봄이라는 계절의 하이 텐션에 잘 어울리는 듯해 추천한다.


에디터 성민의 추천곡

Track 11. Rod Stewart – Da Ya Think I’m Sexy (Feat. DNCE)

2021년 틱톡에서 이름 모를 광란의 댄스 열풍을 일으켰던 곡. 어린 세대는 이 곡을 틱톡 노래 정도로만 알고 있겠지만, 영국의 전설적 싱어송라이터 로드 스튜어트가 1978년 발표한 이 곡은  빌보드 핫 100에서 4주간 1위를 차지하는 등 수많은 차트를 ‘씹어먹었던’ 명곡이다. 필자는 원곡을 더 좋아하지만, 여기서는 좀 더 대중적이고 모던한  2017년 리믹스 버전을 소개한다. 신나는 디스코풍의 곡 전개와 맛깔나는 라임으로 따사로운 햇살과 살랑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봄날의 생동감을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흥이 절정에 달한다면 당신도 이 곡과 함께 틱톡 댄스에 도전해보길.

Track 12. 린(LYn) – 이 노래 좋아요

OST 장인 린이 2013년 발표한 곡으로, 사랑스러운 멜로디와 가사로 발표 당시 음원 차트를 휩쓸기도 했다. 가슴 미어지는 절절한 곡으로 유명한 린이지만, 이 노래처럼 밝은 곡도 훌륭하게 소화하는 ‘클라쓰’를 보여준다.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와 맑은 피아노 선율, 린의 국보급 보이스가 한 데 모여 봄날 기운처럼 듣는 이의 마음을 한없이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도입부 내레이션에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이 노래 좋아요!’라고 대리 홍보(?)를 해주는 대목이 있는데, 내레이션에 참여한 이들이 매우 자연스럽고 발랄하게 대사를 진행해 풋풋하고 귀여운 느낌을 준다. 예쁜 가사말 때문에 고백송으로도 많이 쓰인다고 하는데, 성사 확률은 나도 잘 모르겠으니 고백할 때 BGM으로 깔 생각이라면 책임은 알아서 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