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암벽등반 입문기
- 단순함이 주는 삶의 에너지, ‘고아웃 매거진’ 김환기 편집장
- 아웃도어·위로·고향이 있는 곳, 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
- 늘 짜릿한 아웃도어, 당신을 문밖으로 이끌 넷플릭스 추천 작품 5
- 캠핑장비, 자연에 가까워지기 위한 도구
- 아웃도어 라이프를 위한 가성비 중고차 & 바이크 추천 8선
- 불편함과 두려움이라는 선물
- [COVER STORY] 저 문-너머, 아웃-도어
무언가를 챙겨 문밖으로 나가는 아웃도어 활동에서 바퀴 달린 이동 수단은 사실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 물론 없어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하지만 있으면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아웃도어 활동의 가짓수가 넓어지고, 행동반경도 무한히 확장된다.
물론 그렇다고 아무거나 사라고 무책임하게 방관하는 건 아니다. 필자 나름대로는 8년에 가까운 바퀴 생활을 하면서, 또 자전거부터 모토캠핑까지 다양한 취미부자 생활을 이어가면서 이 목적을 위한 최적의 이동 수단을 매번 찾았고, 또 기변하곤 했다. 이처럼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아웃도어 라이프를 위한 최적의 가성비 중고차와 바이크를 각각 4대씩 선정해봤으니, 혹시 조금이라도 비슷한 구매 목적이 있는 예비 구매자라면 다음의 리스트를 한번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기아 모하비
모하비는 현세대 현대·기아자동차 라인업을 통틀어 유일한 바디 온 프레임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대형 SUV다. 2008년 이후로 지금까지 풀체인지 한번 없이 두 번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긴 생명력을 유지해오고 있는 차량이기도 하다. 그래서 초창기에는 출렁거리는 승차감과 하드한 하체 때문에 되레 부진을 겪기도 했지만, 레저 인구가 늘어난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조명을 받기도 했다.
현재 2번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모하비 더 마스터까지 나왔지만, 가성비와 레저 용도를 생각한다면 2008년에 처음 등장해 2015년까지 이어진 구형 모델도 나쁘지 않다. 기본적으로 후륜 구동 기반이지만, 대부분의 중고 차량이 상시 사륜에 험로 주행과 트레일러 견인 등에 최적화된 에어서스펜션 옵션을 모두 추가한 KV 트림 매물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덕분에 구형 모하비는 기본적인 오토캠핑은 물론이고 레저 장비를 싣고 다니거나 트레일러 목적의 견인용으로도 좋다. 물론 오프로드 주파력도 상당한 편이다. 그리고 연식에 따라 다르지만, 아무래도 구형 모델인 만큼 중고차 감가도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수준이라 아웃도어 네발이로는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코란도 스포츠
하지만 SUV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면 픽업트럭으로 눈을 돌려봐도 좋겠다. 물론 픽업트럭이라 한다면 현행으로 활약 중인 쌍용 렉스턴 스포츠나 쉐보레 콜로라도가 있겠으나, 역시 가성비 측면을 생각하면 이전 세대 모델인 코란도 스포츠에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코란도 스포츠 역시 후륜구동 기반 모델이지만, 상당수의 중고 매물은 대부분 파트타임 사륜구동 모델이 더 많은 편이다. 거기에 높은 지상고, 디젤 엔진의 강력한 초반 토크 같은 특성으로 견인과 오프로드 주행에서 상당히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그래도 역시 화룡점정은 넉넉한 사이즈의 적재함이다. 4인 규모의 캠핑을 가더라도 인원이 캐빈룸에 모두 탑승하고, 짐은 모두 적재함에 실어도 거뜬한 점이 바로 픽업트럭 최대의 키포인트다. 물론 캠핑뿐 아니라 웬만한 자전거는 앞바퀴만 분리하면 4대 이상도 넉넉하게 실리며, 그 외에 각종 레저 장비를 싣기에도 여유 공간이 충분하다.
쉐보레 올란도
지금이야 기아 카니발이 국민 아빠차로 오랜 시간 그 지위를 독차지하고 있지만, 한때 아빠차의 대명사 중 하나는 바로 쉐보레 올란도였다. 다소 못생긴 뒤태, 그리고 운전의 재미 측면에서는 마이너스가 되는 디젤 및 LPG라는 파워트레인에도 불구하고 넓은 트렁크 공간의 실용성은 바로 올란도의 강력한 메리트였다. 덕분에 가족의 등살에 못 이겨 올란도를 구매한 아빠들 역시 적지 않았다.
사실 못생긴 뒤태는 수직으로 깎아내린 리어 디자인이 한몫했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트렁크 공간의 확장이라는 큰 이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게다가 넓진 않지만, 일단 3열 좌석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5인 이상의 승차가 가능해 필요시 다인승차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 또한 경쟁력이었다. 체급을 생각하면 2열 공간도 꽤 널찍하게 확보해서 4인 승차시 거주성도 제법 쾌적했다. 다만 이후에 MPV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사람들 기억에서 조용히 잊힌 점이 아쉬울 따름.
현대 i40
대부분 아웃도어 차량을 생각하면 으레 SUV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사고의 반경을 조금만 넓혀보면 더 많은 카테고리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리고 아웃도어에 으레 따라붙는 ‘적재’라는 요소에서 SUV 못지않게 뛰어난 활용도를 발휘하는 차량이 있으니, 바로 왜건이다. 여기서 우리는 국산차 중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출시됐던 최후의 왜건 모델, 현대 i40의 존재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아무리 한국이 왜건과 해치백의 무덤이라지만, i40는 그중에서도 퇴장이 너무 아쉬운 명차였다. 넓게 뽑아낸 실내 공간은 현대차가 항상 잘해오던 영역이지만, 좌석만큼 넓게 뽑아낸 트렁크 공간도 인상적이었다. 2열 좌석 폴딩 시 확장되는 적재 공간은 자전거의 앞바퀴를 따로 탈거하거나 전륜의 방향을 세로로 세우지 않아도 통으로 실릴 정도이며, 길이로만 따지면 성인이 누워서 차박을 해도 될 만큼 여유가 있었다.
실용성과 함께 i40은 단단한 하체 강성과 주행의 안정성 및 재미 측면도 살뜰하게 챙긴 차량이다. 특히 1차 페이스리프트 모델부터는 건식 7단 DCT까지 탑재돼 빠릿빠릿한 변속감각도 느낄 수 있다. 다만 더 높은 출력과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가솔린 모델의 경우 초기형에서 GDi 엔진 결함 이슈가 있는 만큼, 중고 구매 시 이런저런 정비 내역을 잘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혼다 NC700X
750도 아닌 NC700X를 이 리스트에 올린 이유는 단연 가성비다. 2012년식까지 670cc 배기량으로 출시된 이 NC700X는 물론 현재 기준으로 보면 10년이나 된 바이크지만, 기본적으로 저RPM 세팅의 극단적인 롱스트로크 엔진이라 우선 내구성이 대단히 뛰어나다. 일단 연식에 대한 불안함을 지워도 되는 현역 수준의 컨디션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400만 원대의 저렴한 미들급 바이크라는 포지션은 NC700X의 가성비를 대표하는 포인트다.
여기에 3박스를 장착할 경우 NC700X는 그 어느 바이크보다도 모토캠핑에 최적화된 어드벤처 투어러가 된다. 기본적으로 3박스의 수납공간 외에도 전방 연료탱크 자리에 확보된 트렁크 공간까지 합치면 짐을 실을 공간이 굉장히 넓어지면서 활용도가 커지기 때문. 추가적으로 탠덤석에 롤백이나 더플백까지 결속한다면 최강의 적재능력을 갖게 된다.
게다가 자동차 수준의 저RPM 엔진으로 강력한 토크를 발휘기에, 아무리 NC700X가 온로드 중심으로 세팅된 멀티퍼포즈라도 힘 있는 토크 발로 어느 정도의 순한 임도 주행은 가볍게 넘어가고도 남는다. 그렇지 않아도 고장과는 담을 쌓고 산다는 브랜드 이미지의 혼다지만, 그중에서도 NC700X에 쓰인 엔진은 군계일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아무리 막 굴려도 고장 날 일은 거의 없으니 안심하고 타도 좋다.
BMW F700GS
아무래도 BMW의 미들급 어드벤처라고 한다면 F800GS가 대세지만, 실용성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F700GS가 오히려 더 만족감을 선사할 수도 있다. 물론 F800GS와 비교하자면 오프로드 운동성능은 당연히 부족할 것이다. 그러나 모토캠핑부터 온오프로드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주행 능력까지 다용도로 활용하기엔 F700GS의 베리에이션이 더 넓다고 할 수 있다.
또한 F700GS는 800GS 대비 무던하게 타기에도 좋다. 일단 튜블리스 캐스팅휠 사양이라 펑크 같은 비상시 응급 대처의 간편함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더 낮은 시트고 덕분에 다양한 지형에서 컨트롤하기 편하다는 이점도 따라온다. 결정적으로 디자인에서 F800GS와 그리 큰 차이가 없고, 모델명과 달리 배기량도 완벽하게 똑같은 엔진을 쓴다. 따라서 굳이 F800GS까지 갈 필요도 없이, 내실을 따진다면 F700GS를 위시리스트에 올릴 것을 추천한다.
로얄엔필드 히말라얀
그래도 역시 가성비를 따지자면 로얄엔필드라는 브랜드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물론 그 ‘가성비’가 이 브랜드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할 수도 있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차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는 로얄엔필드의 최근 행보는 어느 정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히말라얀은 그중에서도 출시 초기부터 가격으로 승부를 본 기종이었다. 아무래도 다른 장르 바이크 대비 가격대가 높으며, 또한 기본적으로 미들급 이상의 대배기량 모델이 주력인 어드벤처 영역에서 쿼터급, 그것도 가격으로 시장경쟁력을 확보한 대표적인 모델이 바로 히말라얀이었다. 게다가 어드벤처 바이크의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는 3박스 같은 파츠 가격이 브랜드 순정 제품 기준으로도 굉장히 저렴한 편이라 이제 가격을 빼놓고는 이 바이크를 설명할 길이 없을 정도다.
한편 히말라얀 역시 혼다 NC 시리즈처럼 낮은 한계 RPM 영역을 지닌 바이크다. 대신 토크로 밀어붙이는 만큼 주행 성향은 굉장히 유순하고 편안한 편에 속한다. 또한 전륜 21인치에 스포크휠, 순정 출고 사양부터 오프로드 타이어가 붙어 나오는 만큼 기대 이상의 험로 주파력을 보여준다. 게다가 시트고도 낮아서 본격 오프로더가 아닌 그저 일반 라이더의 순한 모토캠핑용 바이크로는 손색이 없다.
혼다 슈퍼커브 110
아마 리스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바이크가 혼다 슈퍼커브라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할 사람도 있을 터. 그러나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혼다 슈퍼커브가 정말 얼마나 대단한 명차인지를.
슈퍼커브는 모든 것을 해낸다. 아무리 험하게 굴리고 굴려도 제 갈 길을 가며, 온갖 짐을 싣고 다녀도 절대 주저앉는 법이 없고, 그저 작은 동네 마실용 오토바이로 생각했던 이 녀석은 의외로 임도마저 술술 잘 넘어 다닌다. 덕분에 우리나라의 많은 라이더는 이 슈퍼커브로 출퇴근과 시내운전은 기본이요, 장거리 여행은 옵션에, 짐 가득 싣고 떠날 수 있는 모토캠핑 머신으로도 활발하게 애용하고 있다. 애초에 슈퍼커브의 뒷자리는 상용 용도를 상정하고 제작된 바이크라 짐을 싣기에 유리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오프로드까지 타러 다니는 사람도 즐비할 정도다.
이렇게 엄청난 멀티플레이어 역할을 수행하는 슈퍼커브는 기특하게도 저렴한 유지비와 튼튼한 내구성까지 갖춘, 라이더의 주머니 사정까지 생각해주는 효자 바이크다. 입문자부터 숙련된 고인물까지, 모두가 슈퍼커브를 애용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게다가 리터 당 2천 원을 훌쩍 넘어가는 이 고유가 시대에 1L 만으로도 50km를 가는 슈퍼커브는 탈 이유보다 타지 않을 이유를 찾는 것이 더 빠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