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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를 위한 자덕 매뉴얼: 휴대 장비
2023-02-27T14:27:13+09:00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걸 사라고 하는 게 결코 장비발 세우라는 소리가 아니다.

자전거만 산다고 입문 준비가 모두 끝나는 게 아니다. 모터사이클이 그러하듯, 자전거도 그에 따라붙는 다양한 장비들이 있다. 만약 100만 원의 자전거 입문 예산이 있다고 치면, 그중 장비 명목으로 한 30만 원은 빠진다고 봐야 한다. ‘예상보다 비용을 더 넉넉하게 책정하라’는 조언들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번 ‘뉴비를 위한 자덕 매뉴얼: 자전거 의류 장비’에서 굵직한 보호구나 의류 장비는 모두 짚고 넘어갔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섭섭하다. 아직 자전거에 붙여야 할 것도 있고, 라이딩 시 휴대해야 할 장비도 있으니깐.

혹자는 ‘장비발 세우기 전에 엔진부터 키우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장비들의 유사시 중요성은 지나치게 강조해도 모자르다. 마치 자동차의 브레이크처럼 필수적인 요소도 있고, 미치도록 난처한 상황에 처했을 때 사용하면 위기탈출 넘버원이 따로 없을 정도로 고마운 휴대 장비도 있다.

공도 위의 생명줄 ‘라이트’

자전거 라이트는 헬멧과 달리 장착 의무가 따로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입문자 열에 여덟은 라이트를 자전거, 헬멧과 함께 거의 동시에 사게 된다.

야간에 시야를 확보하는 것은 라이트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다. 하지만 자전거에게 있어서 라이트는 시인성보다 더 중요한 역할이 있는데, 바로 ‘내가 지금 도로 위에 있다’는 것을 다른 차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자전거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크기도 작고 소리도 없기 때문. 오로지 공도 위에 자전거가 있음을 알릴 수 있는 표식은 시각적인 효과를 주는 라이트뿐이다.

공도 위에 자전거가 있음을 알릴 수 있는 표식은 시각적인 효과를 주는 라이트뿐이다.

기본적으로 자전거에 부착해야 할 라이트는 전조등과 후미등이다. 당연히 전방에 흰색 라이트를, 후방에 빨간색 라이트를 달아야 한다. 전조등을 뒤에 달거나 후미등을 앞에 다는 순간, 반대편 운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 라이더에겐 생명줄과도 같은 라이트를 반대로 바꿔 끼우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않길 바란다.

여담이지만 자전거를 사면 사실 대부분의 구입처에서 무료로 라이트를 끼워주긴 한다. 그런데 성능은 거의 양초 수준이라 웬만하면 시인성 좋고 지속시간도 긴 LED 라이트를 따로 구입하는 걸 추천한다. 영국 베릴(Beryl)사의 픽셀 라이트 같은 제품은 전조등과 후미등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어 필요에 맞게 자유자재로 쓸 수 있으니 참고하시라.

자동차는 보험사라도 부를 수 있지만

휠과 타이어를 끼우고 달리는 똑같은 ‘차’인 만큼, 자전거라고 난감한 상황을 만나지 말란 법은 없다. 물론 자전거 타고 동네 마실을 나가는 수준이라면 굳이 이런 상황을 상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장거리, 그것도 도심을 벗어나 교외로 나가는 라이딩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하다못해 자동차는 보험사라도 부르면 되지만 자전거는 답이 없지 않나.

하지만 간편한 정비성이라는 자전거의 장점 또한 망각하지 말자. 내연기관과 달리 자전거는 기본적인 요령만 배워도 펑크 수리 같은 자가정비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 거리가 되는 길을 떠나는 라이더들은 유사시를 대비한 펑크 수리 키트를 대부분 휴대하고 다닌다.

기본적인 요령만 배워도 펑크 수리 같은 자가정비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타이어의 종류에 따라 펑크 수리 키트도 달라진다. 보편적으로 쓰는 튜브 타이어의 경우 고무 소재의 펑크 패치, 그리고 톨루엔이 함유된 전용 본드만 있으면 된다. 튜브에서 펑크 흔적을 찾아내 그 부위에 본드를 바르고 그 위로 패치를 붙인 뒤 제대로 접착이 되도록 2~3분 정도만 기다리면 끝. 타이어 탈착 시에는 전용 레버가 한 쌍 있으면 한결 더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다.

튜블리스 타이어의 경우 펑크 걱정은 덜하다. 튼튼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데다가 미세한 펑크는 실란트만 주입하면 되기 때문. 하지만 펑크의 정도가 심하면 자가 정비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그때는 어쩔 수 없다. 지하철역까지 끌고 가거나 용달을 부르는 수밖에.

펑크를 때워도 공기가 없으면 무용지물

이제 펑크 수리를 마쳤다. 그런데 설마 이대로 훌쩍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면 잠시 그 생각 접어두길. 아직 공기 주입이라는 가장 중요한 단계가 남아있지 않나.

그렇다. 사실 펑크 수리 키트와 에어 펌프는 한 몸이다. 하지만 꼭 펑크가 아니더라도 에어 펌프는 휴대하는 편이 좋다. 장기간 방치하거나 추운 계절에는 타이어의 바람이 조금씩 새면서 공기압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 어차피 자전거를 타다 보면 펑크 같은 돌발 사고가 아니더라도 에어 펌프를 쓰는 상황에 자주 직면하게 된다.

어차피 자전거를 타다 보면 에어 펌프를 쓰는 상황에 자주 직면하게 된다.

다만 자전거 공기 주입구도 세 종류로 나뉘기 때문에 펌프를 살 때 이를 숙지해야 한다. 프레스타, 슈레더, 던롭인데 최근에는 대부분 프레스타로 통일되는 추세다. 각자의 타입에 맞는 펌프를 사거나, 혹은 주입구가 달라도 펌프와 연결해주는 조그마한 어댑터를 휴대하면 된다. 어댑터의 경우 굳이 살 필요도 없다. 자전거 숍에 가면 그냥 주는 경우도 많다.

아, 여기서 말하는 건 물론 휴대용 에어 펌프다. 당연히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들로, 작은 것들은 칫솔 하나보다 살짝 큰 정도의 펌프도 있다. 다만 펌프가 작으면 작을수록 그만큼 공기를 넣을 때 더 열심히 손으로 상하 왕복 운동을 해야 한다.

아직 끝이 아니다

대략 준비는 끝났다. 그 외에도 있으면 유용하거나 재미있는 아이템들이 많다. 페달링의 효율을 체크할 수 있는 파워미터의 경우, 원래는 프로 선수들이 사용하는 제품이었다. 하지만 최근 자전거 인구의 증가와 함께 현재는 많은 마니아들이 활용하는 아이템이 됐다.

집에서 자가정비할 때 필요하지만 사실 멀티툴은 평상시 챙겨도 좋다. 라이딩 중 피팅이나 시팅 포지션이 맞지 않을 때, 적어도 멀티툴만 있으면 그 자리에서 즉시 안장과 싯포스트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요즘은 미니인치(Mininch)사의 Tool Pen처럼 무게도 가볍고 디자인도 세련된 멀티툴도 많아 휴대성은 물론 시각적인 만족감까지 챙길 수 있다.

집에서 자가정비할 때 필요하지만 사실 멀티툴은 평상시 챙겨도 좋다.

휴대폰의 경우, 저지의 주머니에 넣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거치대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내비게이션을 확인해가며 라이딩을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여기에 휴대폰과 연결할 수 있는 자전거 거치형 블루투스 스피커를 장착하는 라이더도 꽤 있다. 소리가 크면 민폐가 되겠지만, 이어폰으로 두 귀를 모두 막고 라이딩하는 위험한 행위보다는 차라리 낫다.

너무 기본적인 제품이라 빼먹을 뻔했는데, 마지막으로 보틀 챙기는 것도 잊지 말자. 고된 라이딩 끝에 마시는 물 한 모금은 수분 보충이 인간에게 왜 필수적인 행위인지를 또 한 번 깨닫게 해준다. 거치는 자전거를 구입할 때 대부분 기본적으로 설치해주는 프레임 하단부의 보틀 케이지에 하면 된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 이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서 페달만 굴리면 된다. 날도 따뜻해졌으니 이참에 자전거 타면서 살이라도 미리 빼두는 현명함을 발휘해보자. 아, 미세먼지 많은 날은 조금 자중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