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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국뽕 만취! 게임 속 대한민국 캐릭터들
2023-02-22T17:48:36+09:00

BTS 이전에 이들이 있었다.

주모가 국뽕을 사발로 들이키고 인사불성이 되어 주정을 부려도 이해가 될 지경이다. <기생충> 같은 영화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BTS가 빌보드 차트를 석권하다니, 10년 전이라면 도무지 믿을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거기에 한참 폴란드를 위시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군침을 흘리는 K-무기들. 이렇게 국격이 하늘을 찌르는 상황이 무섭기까지 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이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강조하셨던 김구 선생님의 말씀을 이제야 후손들이 이루어 가고 있다는 기분이 들겠지만, 천만에.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대한민국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 분야가 있었다. 내가 좋아하고 당신이 좋아하고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게임 분야이다. 센스 있게도 주말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이번 광복절. 3일 연속 휴일이라고 놀지만 말고 게임에서 활약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우리 한국인 캐릭터들을 되새기며 국뽕에 거나하게 취해보자.

<오버워치>D.Va

사실 너무 유명해서 새삼스럽게 소개하기도 민망하다. 하지만 어떻게 D.Va를 언급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지금에야 시들하지만, 한때 엄청난 인기를 자랑했던 <오버워치>였기에 D.Va(a.k.a 송하나)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 받는 한국인 캐릭터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미모의 여성 + 프로 게이머 + 군인 + 로봇 조종사’라는 남자들이 환장할 만한 요소만 잘 섞어놨는데 인기가 없으면 그게 이상한 것이겠지만.

전쟁의 기술에 통달한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활동하는 프로게이머가 영웅이 된다는 설정을 한 것은 누가 뭐래도 블리자드가 보여준 신의 한 수였다. 적어도 한국 하면 떠올릴 태권도나 김치와 같은 한국인 스테레오 타입을 벗어나면서도 납득이 가는 ‘예쁜’ 캐릭터를 만들었으니까. 여담이지만 오버워치 단편 애니메이션 <슈팅스타> 속 캐릭터 대현이에게 할 말이 있다. 하나 양과 묘한 기류를 형성했는데도 뭔가 제대로 하는 것 없는 그 고구마력, 그따위로 하다가는 평생 솔로 신세 면치 못할 것. 유경험자의 뼈아픈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니 새겨듣기를.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 – 트릭스터

엔티티에게 제물을 바치기 위해 생존마들의 뒤꽁무니를 불철주야 쫓아다니는 불쌍한 살인마 집단에도 우리의 한국인이 합류했다.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의 트릭스터, 학지운이 그 주인공이다. 전 세계 아미들의 애간장을 살살 녹이는 BTS가 인상 깊어서였을까, 특이하게도 K-POP 아이돌이라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이돌다운 꽃미모를 가진 것과는 달리 학지운은 지옥의 심연에서 기어 올라온 사악한 마귀 같은 친구이다.

희생자들이 애원하는 울음소리와 고통스럽게 내지르는 비명소리를 예술 행위로 여기고 희열을 느끼는 살인마라니 미쳐도 이렇게 제대로 미친놈은 없다. 오죽했으면 그 엔티티가 학지운은 딱히 건드리지 않고 살인마로 투입했다. 물론 실제 게임에서는 간악한 생존마들에게 능욕과 괴롭힘을 당하는 불쌍한 살인마 중 한 명일 뿐이지만. 뭐 그래도 셀렉트 화면에서 윙크하는 모습은 여심을 녹이며 팬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잘생기면 살인마도 팬이 생기는 더러운 세상 같으니.

<사이버펑크 2077> – 노지원

매력적인 세계관과 퀘스트를 즐기는 재미는 확실하지만, 실망도 많이 주었던 <사이버펑크 2077>. 동양의 문화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장르답게 넷러너 짜장면좌 남창훈과 인간 폐기물 재현이 등 다양한 한국인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이 인물에게 주목해야 한다. 광기가 흘러넘치는 세계에서도 독보적인 패기로 한국인의 기상을 널리 펼쳐 보인 노지원을.

모종의 사유로 깡패들에게 납치되어 강냉이가 털리고 뚝배기가 깨지는 와중에도 쉴 새 없이 쏟아내는 다양한 패드립을 보면 마음 한구석에서 한민족의 호연지기가 피어오르는 듯하다.

자체 심의 때문에 그 내용을 여기서 자세히 소개할 수 없는 것이 매우 유감이다. 요즘 <사이버펑크 2077>의 패치가 안정적으로 진행되면서 드디어 즐길만해졌으니, 그 내용은 직접 게임 내에서 확인해보자. 노지원좌를 영접할 수 있는 퀘스트의 이름은 ‘유혈 스포츠’. 리틀 차이나에서 레지나 존스에게 의뢰받을 수 있다.

<소울 칼리버> 시리즈 – 황성경

철권과 함께 오락실에 상주하는 아재들의 단골 게임이었던 <소울 칼리버> 시리즈의 한국인 하면 단연 ‘성미나’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뭐 당연한 얘기다. 예쁜 개조 한복을 입고 커다란 월도를 휘두르는 위엄이 순진한 남정네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으니까. 그런데 성미나양에게 정신이 팔려 무려 구국의 성웅이신 충무공 이순신 제독님의 부하라는 엄청난 설정을 가지고 있는 황성경을 잊어버리지는 말자.

이순신 제독님의 하명에 구국의 성검 <소울 엣지>를 얻어 조선을 위기에서 구하려 하는 애국심 넘치는 젊은이지만 어째서 조선의 환도가 아닌 중국의 박도를 들고 칼부림을 해대는지 의문이다. 한때는 <소울 칼리버> 시리즈에 참전하지 않았지만, 최근 작인 <소울 칼리버 6>에서는 DLC 캐릭터로 다시 등장했으니 존경하는 이순신 제독님을 떠올리며 조선의 높은 기개를 다시 펼쳐보도록 하자.

<에이펙스 레전드> – 크립토

드디어 나왔다. 게임계 국뽕의 레전드. 알게 모르게 게임에 한국인 캐릭터를 넣는 리스폰 엔터테인먼트답게 <에이펙스 레전드> 시즌 3에서 추가된 크립토는 등장부터 기세가 범상치 않았다. 캐릭터 스킨부터 포즈와 배너까지 탈춤과 같은 온갖 한국적인 요소로 도배되어 한민족의 기상을 프론티어에까지 널리 알렸다. 특히 로스트 트레져 이벤트로 업데이트된 크립토의 맵 룸에서는 현란한 네온사인 태극기까지 등장시키며 한국인들의 가슴을 웅장하게 만들었다.

드론을 이용한 정찰이 특기인 크립토는 게임 내에서 운영에 익숙해지기 상당히 어려운 축에 속한다. 하지만 좋게 말하면 개성 넘치고 나쁘게 말하면 기괴한 외형의 캐릭터들로 가득한 <에이펙스 레전드>에서 준수한 외모를 자랑하는 한국인이니 애정을 가지고 즐겨보자. 그런데 이 친구, 신발을 신고 침대 위로 냅다 올라가던데 설마… 무늬만 한국인?

<길티기어> 시리즈금혜현

격동의 2000년대 초반, 마왕 신해철 님께서 참여하여 게임 로컬라이징의 혁명을 일으켰던 <길티기어 XX #Reload>를 기억하는가? 한국에는 언제나 진심을 다하는 대표적 친한파 제작사인 아크 시스템 웍스의 <길티기어> 시리즈, Xrd 레벨레이터부터 추가된 금혜연은 쇠질 좀 하게 생긴 근육질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등장하여 처음 접한 게이머들의 어이를 털어버렸다. 그런데 여기엔 반전이 있었으니, 근육 할아버지는 금혜현이 탄 로봇이고 사실은 곱디고운 한복을 입고 가야금을 타는 아리따운 처녀라는 것. 역시 아크 시스템 왁스답다.

로봇을 탄 한국 여성이라는 점에서 D.Va와 캐릭터성이 겹치긴 하지만 디자인도 좋고 성능도 상당히 좋다. 맞아가면서 묵직하게 한 타씩 먹이는 운영 방식으로 초심자도 즐기기 쉬운 편. 문제는 로봇을 탑승한 모습만 줄곧 나오기 때문에 게임 내에서는 고운 자태를 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