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모터사이클 이야기 (6): 마블 세계관 히어로들의 바이크 - 임볼든(IMBOLDN)

히어로들도 모터사이클을 탄다. 물론 언제나 그 결말은 여기저기 집어 던져지고, 불에 타고, 또 산산이 조각나는 운명을 맞이할지라도. 어쨌든 그들의 그 강렬한 액션이 선사하는 홍보 효과 때문에 많은 모터사이클 제조사는 지금도 무수한 협찬 세례를 퍼붓는다. 그중에서도 압도적인 작품은 단연 마블 세계관의 영화들이다. 과연 히어로의 매력적인 발이 되어준 바이크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2015) – 할리 데이비슨 라이브 와이어

전체적인 완성도로 보면 분명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역대 어벤져스 중에서 제일 아쉽긴 했다. 하지만 한국 팬들에게는 유독 특별하게 기억되는 작품인데, 바로 한국 로케이션 촬영이 이뤄졌기 때문. 김밥천국 간판이 보이고, 주황색 서울시 택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히어로들의 액션 시퀀스는 분명 어색하면서도 반가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한국 촬영 말고도 모터사이클 팬의 이목을 끄는 장면이 하나 있었다. 바로 블랙 위도우의 바이크로 등장한 라이브 와이어다. 라이브 와이어는 할리데이비슨이 제작한 최초의 전기 모터사이클 모델로, 그동안의 브랜드 이미지와는 굉장히 동떨어진 플랫폼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 속 스칼렛 요한슨의 비주얼과 맞물려 환상의 케미를 자랑했고, 많은 이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 라이브 와이어는 비운의 모델로 끝났다. 양산 모델을 생산하지 얼마 되지 않아 무수한 결함이 발견됐고, 결국 2019년에 잠정 생산 중단됐다. 물론 언젠가는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겠지만, 그렇게 라이브 와이어는 이 영화에서의 강한 임팩트 하나만 남기고 사라졌다.


베놈 (2018) – 두카티 스크램블러

마블 세계관이라고 해서 꼭 MCU 영화만 나올 줄 알았다면 오산. 할리 데이비슨이 거의 전담하다시피 한 MCU와 달리 소니 마블이나 엑스맨 유니버스에서는 더 다양한 브랜드의 모터사이클을 발견할 수 있다. 베놈에 등장한 두카티 스크램블러는 바로 영화의 수혜를 톡톡히 입은 대표적인 케이스다.

마침 스크램블러는 레트로 바이크의 선풍적인 유행과, 슈퍼바이크만 만든다는 두카티의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엎어버리는 대반전이 맞물리며 수요가 폭발했다. 덕분에 지금은 브랜드의 캐시카우를 담당하는 대표적인 모델이 됐다. 물론 영화 속 톰 하디의 모습도 한몫했다. 특히 클래식 스타일을 그대로 구현한 X자 테이핑의 헤드라이트 같은 요소는 훌륭한 애정과 예리한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 아쉽게도 영화 자체는 악평을 피할 순 없었지만 말이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2014) – 할리 데이비슨 스트리트 750

스트리트 750은 스포스터를 대신하는 할리 데이비슨의 새로운 엔트리 라인업으로 지난 2015년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 할리 데이비슨은 소위 ‘꼰대 바이크’라는 고착화된 이미지로 인해 젊은 층의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지 못하고 경영난에 시달리던 상황이었다. 스트리트 750 시리즈는 바로 그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꺼내든 브랜드 비장의 카드였다.

그래서인지 마케팅 전략도 상당히 공격적이었다. 정식 출시 직전이었던 2014년에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 등장시켜 크리스 에반스를 태워 예고편을 거하게 터뜨렸다. 엔트리 라인업의 모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크 시퀀스의 대부분을 할애할 정도로 비율이 높았다.

이후에도 할리 데이비슨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계속됐다. 스트리트 750은 이어지는 시빌 워, 에이지 오브 울트론 같은 작품에서도 출근 도장을 찍었다. 정작 소프테일 슬림, 브레이크 아웃 같은 간판 모델들은 거의 출퇴근용 잔잔바리 정도로 그려낸 것을 생각해 본다면 꽤 파격적인 기용이었음을 눈치챌 수 있다.


데드풀 2 (2018) – 베스파 프리마베라 125

모터사이클 체이싱신 하면 으레 거창한 슈퍼스포츠 바이크나 아메리칸 크루저 같은 장르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데드풀은 이 뻔한 클리셰를 완벽하게 박살낸다. 물론 개그 요소를 위한 선택이기도 했겠지만, 어쨌든 데드풀 최강의 신스틸러는 바로 베스파 프리마베라다.

베스파는 시대를 관통하는 스테디셀러이자 클래식 스쿠터 그 자체인 브랜드다. 당연히 바이크 성격상, 그동안 베스파의 주력 무대는 거의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영화였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상대는 데드풀이다. 클래식 스쿠터를, 그것도 125cc 모터사이클을 이런 장면에 투입한 센스는 아마 두고두고 회자 될 듯하다.

아. 혹시라도 베스파 구매 예정인 미래의 바린이들이 있을까봐 미리 조언을 던진다. 실제 125cc 프리마베라로는 시속 80km도 제대로 내기 힘들다. 그러니 영화에서의 속도감을 기대하진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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