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소개했던 수도권 근교의 바이크 라이더 카페 관련 기사를 기억하는지. 원래는 단편으로 기획했던 콘텐츠였으나, 라이더 카페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트렌드는 이 기사를 결국 일회성으로 끝나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저 한 분기 정도가 지났을 뿐이지만, 그사이에 또 경기도 등지에 생겨난 각종 바이크 카페들은 본격적인 최고의 라이딩 시즌인 가을을 앞두고 또다시 라이더들을 유혹하고 있다. 물론 어느 곳이 자신의 성향에 맞는지는 직접 방문해보고 취향에 맞춰 돗자리를 깔길 권한다. 어디까지나 필자는 라이더로서, 또 에디터 입장에서 느낀 부분들을 드라이하게 전달할 뿐이니까.
어반 스캠프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강원도 등지로 투어를 떠나는 루트를 짜다 보면 경기도 광주를 꼭 지나가게 된다. 과거에는 양평 만남의 광장이 동쪽으로 가는 투어의 시작점을 담당했는데, 최근 광주에 다수의 라이더 카페가 오픈하면서 그 역할을 이어받는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어반 스캠프’는 비주얼 측면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는 곳이다.
어반 스캠프는 지난 1편 기사에서 소개한 천안의 할리우드가 떠오를 정도로 멋진 그래피티 디자인이 특히 돋보이는 카페다. 긴 벽에 새겨진 멋진 작품들은 훌륭한 포토월 그 자체가 되어주고, 야간에는 조명의 힘을 받아 더욱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메뉴는 커피도 좋지만, 큼지막하게 수박이 올라간 땡어반 수박주스가 맛과 시각적인 측면 모두 구미를 당긴다. 셀프 라면 메뉴도 있고, 원두도 따로 판매하고 있으니 참고할 것.
주소 경기 광주시 오포읍 태재로 270
인스타그램 @urban.scamp
올드 타운 로드
수많은 바이커가 집결하는 용인의 명소인 롤링 트라이브 바로 옆에 ‘올드 타운 로드’라는 또 한 곳의 라이더 카페가 생겼다. 아마 눈썰미가 있는 라이더라면 파주에 위치한 슬로피 타운과 비슷한 이 간판 디자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올 터. 일단 길가 바로 옆에 위치해 접근성이 용이하며, 업장의 이름을 그대로 네온사인으로 걸어둔 예쁜 조명 간판 덕분에 야간에 더욱 예쁜 디자인으로 돋보이는 공간이다.
시원시원한 업장의 외관만큼이나 올드 타운 로드는 널찍한 실내 공간을 자랑하는 카페다. 그 스케일만큼 거대한 스크린을 한쪽 벽에 걸어 영상을 송출하고 있으며, 한쪽에는 헬멧과 장갑, 각종 바이크 관련 액세서리도 판매하고 있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쑥프라푸치노와 흑임자라떼이며, 가격은 조금 있는 편이지만 음료와 함께 판매하는 각종 디저트와 햄버거, 토스트 등의 구성도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주소 경기 용인시 기흥구 신정로 185
인스타그램 @oldtownroad_mc
카페 고백
경기도 이천의 카페 고백은 다른 밝고 화사한 분위기, 깔끔한 인테리어와 음료 구성으로 기존의 라이더 카페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둔 곳이다. 특히 포토존으로 꼽히는 곳의 배경은 도로의 차선 모양을 인쇄한 바닥 카페트, 그리고 길 안내 표지판을 연상케 하는 조형물과 시원한 푸른색 컬러의 디자인으로 확실히 젊고 아기자기한 맛을 낸다. 외관만큼이나 깨끗한 실내 분위기 또한 인상적이다.
커피의 맛도 좋지만, 특히 아인슈페너를 비롯한 각종 슈페너를 주력메뉴로 밀고 있는데 상당히 뛰어난 퀄리티를 보여준다. 또한 음료 구성도 다른 카페와 달리 고백 만의 시그니처 논알코올 칵테일을 선보이고 있는 것도 특징. 각종 크로플과 핫도그로 출출함을 달랠 수도 있고, 논알코올이 아쉬운 사람들을 위해 맥주도 팔고 있으니 만약 운전자가 아니라면 술을 마시고 가도 좋겠다.
주소 경기 이천시 부발읍 두무재로 83 1층
인스타그램 @cafe_goback
카페 리미트
상당수의 라이더 카페들은 주로 클래식 바이크나 크루저 같은 특정 장르를 중심 콘셉트로 가져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카페 리미트는 흔치 않게 스포츠, 레플리카 바이크를 테마로 한 라이더 카페다. 내부에 세워둔 다수의 바이크부터 보호장구까지, 카페의 네이밍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많은 요소가 스포츠 바이크와 짙은 연관성을 갖는다.
하지만 카페 리미트의 경쟁력은 따로 있다. 바로 직접 커피를 로스팅하는 로스터리 카페라는 점이다. ‘바이크’라는 테마에 치중하다 정작 ‘커피’라는 중요한 핵심을 놓치는 라이더 카페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직접 로스팅을 하는 라이더 카페라는 포지션은 리미트의 확고한 아이덴티티다. 주력은 케냐와 인도네시아 원두를 블렌딩한 주피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커피를 사랑하는 라이더에게 카페 본연의 모습으로 어필하는 곳이다.
주소 경기 광주시 도척면 도척윗로 200
인스타그램 @cafe_limit
두바퀴
‘두바퀴’는 헬로모토에 이어 대부도에 생긴 또 한 곳의 라이더 카페다. 대부도의 메인 도로가 아닌 운전면허학원이 있는 한적한 외곽에 위치해 복잡하지 않고 넓게 펼쳐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주차공간도 넓은 편이고, 카페 내외부에 다양하게 전시한 바이크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게 문이 닫혀있더라도 이곳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두바퀴만의 독특한 포인트다. 커피 메뉴가 다양하진 않지만, 무인으로 운영하는 라면 기계와 음료 자판기 덕분에 영업이 종료된 심야 시간대나 이른 오전 시각에도 이곳에 와서 시간을 보내는 라이더가 종종 보이는 편. 또한 업장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엄청난 바이크 마니아이자 수집가인데, 무료로 바이크 시승도 가능하다고 한다. 단, 시승 시 라이더들의 암묵적인 국룰인 ‘깔면 인수’를 마음 속에 새기고 시승하길.
주소 경기 안산시 대부해안로 34
인스타그램 @twoawheel_ca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