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탐사가 점차 현실로 펼쳐지는 지금, 처음부터 우주 환경을 염두에 두고 만든 시계는 어떤 모습일까? 미국의 워치 메이커 배럴핸드(Barrelhand)의 모놀리스(Monolith)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다.
모놀리스는 단순히 우주에서 영감을 받은 시계가 아니다. ISO 항공우주 표준과 NASA 소재 가이드라인, EVA·IVA 테스트 프로토콜을 참고해 개발한 기계식 툴 워치다. 배럴핸드 창립자 카렐 바샹은 이 프로젝트에만 6년을 쏟아부었다고 말한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케이스다. 소재는 스칼말로이(Scalmalloy). 항공우주 산업에서 사용하는 3D 프린팅 알루미늄 합금으로, 티타늄보다 가볍고 높은 강도를 갖췄다. 스트랩을 제외한 시계 본체 무게는 31g에 불과하다. 진공 상태부터 20기압 압력까지 견딜 수 있으며, 작동 온도 범위는 영하 120도에서 영상 120도. 충격 저항 성능은 최대 3,000g 수준이다.
다이얼은 일반적인 페인트나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레이저 용접만으로 제작했다. 진공 상태에서 일부 접착제가 가스를 방출하거나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다. 배럴핸드는 이를 ‘에어로라이트 X2 세라믹’ 구조라고 부른다. 여기에 적용된 슈퍼 루미노바 C3-X2는 일반 실크스크린 방식보다 훨씬 강한 야광 성능을 제공한다.

무브먼트는 셀리타 SW300-1b를 기반으로 개발한 자동 칼리버를 사용한다. 4Hz 진동수와 50시간 파워리저브를 제공하며, 항자성 설계와 함께 6개 자세에서 일 오차 ±5초 이내로 조정됐다. 화려한 컴플리케이션보다는 신뢰성과 내구성에 초점을 맞춘 구성이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케이스백이다. 투명 사파이어 글라스 대신 직경 19mm의 나노 저장 디스크가 들어간다. 수천 년 동안 보존이 가능한 이 디스크에는 유네스코 관련 문서와 예술 작품, 어린이들의 그림, 음악 자료, 그리고 『어린 왕자』 원문 등이 저장돼 있다. 시간을 측정하는 기계 안에 시간을 기록하는 타임캡슐을 넣은 셈이다.

사실 모놀리스는 이미 우주를 경험했다. 2024년 인튜이티브 머신즈의 IM-1 달 탐사 임무에서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진행했고, 2025년에는 터키 우주비행사 고칸 에르뎀이 블루 오리진 NS-34 비행에서 착용하기도 했다. 가격은 약 9,750달러(약 1,476만 원). 대중적인 시계는 아니지만, 모놀리스는 여전히 흥미롭다. 대부분의 시계 브랜드가 과거의 유산을 이야기하는 동안, 이 시계는 드물게 미래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제임스 본드 시계가 나왔다. 이번에는 영화가 아니라, 게임 <007 퍼스트 라이트>에서 출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