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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새한자동차’를 통해 국내 수입됐던 사브 900은 당시로서는 ‘잘 나가는 사람’들의 자동차였다. 워낙 외제차가 희귀했던 시기이기도 하고, 사브라는 브랜드 자체의 개성이 워낙 돋보였던 탓에 어딜 가나 눈길을 끌었다. 2000년 GM에 완전 합병된 이후 지금까지도 자동차 마니아들은 이 브랜드와 같이 독보적인 개성을 가진 차를 찾기 어렵다는 데 한탄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아쉬움을 반영한 것인지 2021년 개봉한 인기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사브 900은 독자적인 주인공이라고 해도 될 만큼 영화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핵심적 역할을 맡았다. 1993년을 마지막으로 생산을 멈춘 사브의 역사적 모델 사브 900이 자동차 시장에 다시 등장했다. 1993년 북미 지역에서 325대만 생산된 차량 중 하나로(판매자에 따르면 182번째 생산 모델이라고 한다), 매우 좋은 컨디션의 차량이 클래식카 딜러인 브링 어 트레일러(Bring a Trailer)의 경매에 올라온 것이다.
해당 차량은 1993년식 사브 900 터보 기념 에디션(1993 Saab 900 Turbo Commemorative Edition)으로 약 81,000km의 주행 이력을 가진 3도어 해치백 모델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해주는 깎아지른 듯한 앞 유리, 오리 엉덩이를 연상케 하는 리어가 인상적이다. 블랙 컬러 외관의 이 스페셜 에디션은 5단 수동 트랜스액슬과 결합한 터보차지 2.0리터 레드 박스 I4 엔진을 사용하며, 기존 900 모델보다 35마력 증가한 185hp의 출력과 273Nm의 토크 성능을 발휘한다. 지난 4월 타이어, 연료 장치, 배기 부품 등을 교체하여 도로 주행에도 무리가 없도록 손을 봤다고 한다.
여기에 기념 에디션 전용 15인치 휠을 비롯하여 안티락 디스크 브레이크, 안개등, 프론트/리어 스포일러, 선루프, 베이지 컬러 시트, 대시보드 월넛 비니어 트림, 전동 및 열선 앞좌석, 에어컨, 크루즈 컨트롤, 전동 윈도우, 클라리온(Clarion) CD/카세트 스테레오, 러버 플로어 매트, 윈도우 루버 등의 사양을 더해 클래식카임에도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를 거쳤다.
5월 16일 기준 현재 최고 비딩이 33,065달러(약 4,250만 원)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경매는 현지 시각 20일 마감한다. 희소성이 높은 기념판이니, 클래식카 애호가라면 한 번 도전해 볼 만도. 최근 클래식카 시장에 등장한 또 다른 스포츠카를 살펴보고 싶다면, 약 5억 원에 판매된 전설적인 명차 1967 람보르기니 400 GT 2+2를 살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