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타리스트가 기타를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건 아니다. 공연 중 실수로 기타를 파손시켰다가 관객의 환호에 필을 받은 피트 타운젠드는 이후 기타를 부수는 것을 퍼포먼스로 승화시켰다. 잉베이 맘스틴은 펜더(Fender) 기타의 추종자지만, 보관은 스튜디오 구석에 대충 툭 던져놓는다거나 공연 중 부순 기타만 100대가 넘을 정도로 무심한 추종자이기도 하다.
물론 팬들에게는 멋진 광경이겠지만, 누군가는 부서지는 기타를 보면서 안타까움의 탄식을 내뱉은 적이 있을 터. 샌드빅(Sandvik)은 아마도 후자에 가까운 제조사인 모양이다. 이들이 선보인 3D 프린티드 스매시-프루브 기타는 강력한 외부 충격에도 파손을 방지하며 온전히 형태를 유지하는 튼튼한 기타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기타 바디는 3D 프린터를 통해 얻은 결과물이다. 하이퍼 듀플렉스 스틸 소재와 함께 인간의 머리카락보다 얇은 티타늄 파우더가 쓰였다. 바디와 넥의 연결부는 조인트를 제거하고, 넥과 지판은 허브로 일체화시켜 바디에 연결했다. 외부 충격에도 파손되지 않도록 튼튼한 내구성을 장착해, 툭 하면 넥이 부러져 소위 ‘넥부 기타’라는 이름으로 중고시장에 헐값에 올라가는 불상사를 원천 봉쇄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샌드빅은 기타를 수도 없이 부숴본 잉베이 맘스틴에게 의심 없이 기타를 맡겼다. 플로리다의 한 클럽 공연에 이 기타를 들고 올라간 잉베이는 “이 기타는 짐승이다. 모든 짓을 다 해봤지만, 이걸 부수는 건 불가능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물론 기타가 부서지지 않은 것과는 별개로, 잉베이가 펜더가 아닌 다른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올랐다는 것에 더 놀라워한 사람들도 있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