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홀로 자취를 하든 혹은 사랑스러운 가족과 함께이든, 살림살이를 꾸리고 살아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귀찮음에 청소를 거르는 날이 늘어나면 바닥이나 구석에 먼지가 덩어리지며 쌓이는 것은 금방이고, 레시피를 따라 이리저리 재료를 볶는 시늉이라도 하지 않으면 먼지와 함께 쌓이는 것은 중국집의 쿠폰이 될 것이며, 식사를 한 뒤에 앞치마를 묶고 접시를 닦지 않는다면 당신은 싱크대에 만리장성을 쌓게 될 것이다. 이렇게 여러가지 번거로운 살림살이 중에서도 가장 귀찮은 일은 아무래도 옷을 하나하나 개어야 하는 빨래일 것이다.
“겉모습을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기보다 진정한 내면을 보아야 한다”는 뉘앙스의 교훈을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이 펀치백은 겉으로 보기엔 비록 다른 샌드백과 차이가 없어보인다. 권투와 샌드백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되려 익숙해 보일 수도 있겠다. 바로 오랜 시간 인종차별을 반대해온 인권운동가이자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의 영원한 헤비급 챔피언인 무하마드 알리가 사랑했던 브랜드인 에버라스트. 이 펀치백에 새겨진 로고는 언뜻 보면 에버라스트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폰트와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그 자리에는 쌩뚱맞게도 LAUNDRY “빨랫감”이라고 적혀있다. 그렇다. 이 펀치백은 다른 샌드백처럼 모래가 들어있는 대신, 당신의 귀찮음과 맞서 싸우는 원수가 들어있다. 바로 빨랫감이다.
이 펀치백은 기발하면서도 동시에 재앙을 막을 수 있는 꽤나 유용한 아이템이니, 당신의 빨랫감이 바닥에서 뒹굴며 바닥 걸레의 역할을 의도치않게 대체하거나, 침대에서 뒹굴다가 유사 이불로 쓰이는 일을 막아줄 것이다. 당신이 할 일은 단순히 빨랫감을 이 펀치백 안에 넣고, 기분이 내키는 때에 원하는 방법과 페이스대로 주먹질하면 된다. 하지만 펀치백에 빨랫감을 넣고 격투 연습을 한다고 하더라도 빨래에서 때가 더 잘 빠지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