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시계가 만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로고를 올리거나 색을 바꾸는 협업이 있다. 하지만 어떤 협업은 조금 다르다. 옷이 가진 세계관이 시계라는 도구 속으로 그대로 들어오는 경우다.
이탈리아의 툴 워치 브랜드 유니매틱(Unimatic)이 선보인 모델로 친퀘(Modello Cinque) UT5-TANC가 그렇다. 영국의 워크웨어 디자이너 나이젤 카본, 그리고 마크 초의 클래식 편집샵 디 아머리(The Armoury)가 함께한 협업이다. 시계 브랜드, 워크웨어 디자이너, 그리고 클래식 테일러링. 서로 다른 세 세계가 하나의 툴 워치로 만났다.

나이젤 카본의 디자인은 실제 역사에서 시작한다. 그의 아카이브는 언제나 극지 탐험과 군복에서 영감 받아왔다. UT5-TANC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이 시계는 ‘탐험을 위한 필드 워치’ 콘셉트로 설계됐다. 극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서의 시계다.
회전 베젤도, 복잡한 기능도 없다. 대신 남아 있는 것은 큰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 명확한 분 트랙, 그리고 가독성을 위한 오렌지 포인트뿐. 필요한 것만 남겼다.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는 세라코트 스톤워시 코팅을 적용했다. 오랫동안 장비 상자 속에 들어 있던 것처럼 살짝 바랜 질감을 의도적으로 구현한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쿼츠 무브먼트지만 스윕 세컨즈를 구현한다는 것. 기계식 시계처럼 부드럽게 흐르는 초침 덕분에 시계의 시각적 리듬이 훨씬 자연스럽다. 케이스백에는 카모플라주 패턴을 새겼으며, 나이젤 카본과 디 아머리의 이름도 함께 각인되어 있다. 그린과 네이비 두 컬러, 각각 150개 한정. 가격은 약 137만 원이다.
시계는 인물의 서사를 반영하기도 한다. 세이코가 오타니 쇼헤이의 MVP 수상을 기념하는 시계를 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