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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바닷속을 누비는 이들에게 ‘다이버 워치’가 있다면 하늘을 누비는 이들의 손목에는 ‘파일럿 워치’가 있다. 파일럿 워치는 비행기를 조종하는 파일럿을 위해서 만들어진 시계를 말하며, 깔끔한 외형과 가독성 높은 디자인 덕분에 매니아층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는 시계 중 하나다.
초기 비행기에는 비행을 위한 계측 장치들이 열악했다. 조종사는 하늘을 날며 일일이 땅위의 지형지물과 지도를 대조해가며 항로를 확인해야 했기에 야간 비행은 불가능했고, 항로가 0.1도만 빗나가도 목적지에서 수백킬로미터 떨어진 외딴곳으로 갈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이 때 파일럿에게 손목시계는 항로를 계산하는 장비로도 활용되었기에 그 정확성이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현대에는 더이상 파일럿들은 파일럿 워치에 의존하지 않는다. 각종 첨단 비행장비들이 조종석의 각종 계기판에 내장되어 안전한 비행을 가능케하며, 손목시계 역시 기계식 무브먼트보다 더 정확한 쿼츠 시계가 등장했고, 그 뒤엔 GPS 수신까지 되는 첨단 시계 역시 출시되었다.
그래서일까, 파일럿 워치 모양새를 한 중저가형 손목시계도 많이 등장하고 있으며 Jack Mason의 Aviator Chronograph도 그 중 하나다. Aviator Chronograph는 이름부터 파일럿 워치를 표방하며, 전설적인 파일럿 워치들이 가지는 상징적인 디자인과 깔끔한 외관을 그대로 가져와 시계 매니아를 솔깃하게 하지만, 정작 시계 내부에 쓰이는 무브먼트는 기계식이 아닌 일본산 쿼츠 무브먼트이며, 가격대 역시 평균적인 파일럿 워치보다 많이 낮다. 하지만 그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모두가 파일럿이 되어 하늘을 누빌 수 있는건 아니지만, 누구나 그 하늘을 올려다보며 파일럿의 꿈을 가슴에 품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