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는 줄어든다고 하는데 집값은 오르기만 하는 기형적인 사회에 놓여있는 우리는 몸 누일 작은 공간 하나 마련하기 위해 열심히 산다. 계산기 두드려가며 대출 이자와 원금을 야무지게 갚아 내야 하고, 그것도 녹록지 않는다면 2년마다 오르는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을 찾거나, 아무 연고 없는 지역일지라도 가격적인 메리트를 찾아 긴 여정을 떠난다. 이러한 사회 문제로 우리나라도 공동 주거라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 문화가 생기기도 했다. 집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땅으로는 부족하니 북유럽에서는 어반리거라 불리는 바다 기숙사를 짓기도 하고 영국에서는 배 위에 주거 공간을 마련하기도 한다. Grasshopper Studio by Wittman Estes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어떤 대안이 될지도 모른다.
이 집은 주택 부족난으로 시름을 앓고 있는 미국 시애틀에 지어진 집이다. 제한된 단독 주택 단지에 더 많은 사용 가능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이 반영된 이 집은 구석구석 어느 한 공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알차게 활용되었다. 주택의 안마당은 실내 공간과 실외 공간 사이를 명확하게 구분 짓지 않아 사이트의 사용 가능한 제곱피트를 3배로 늘려 정책의 의도를 정확히 짚어냈으며, 방문객을 위한 공간과 단기 임대, 워크숍을 위한 장소로도 제 역할을 모두 해낸다. 고대 중국 안뜰 주택에 영감을 받은 중앙 테라스는 식사, 오락, 휴식 등 일 년 내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개인 공간이다. 벽돌로 만들어진 벽과 목재 데크가 운치를 더하며 중앙에 자리한 비단 나무는 당신의 여름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