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나이 불문 스마트폰에 장착된 카메라로 누구나 사진을 찍는다. 큰마음 먹고 비싼 카메라를 살까 해도 스마트폰보다 요긴하게 활용할 자신이 없어 주저하게 되는 것이 사실. 하지만 예쁜 카메라는 스마트폰이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다. 들고 나가도 좋고, 장식장에 진열하고 단순 오브제로만 써도 좋은 카메라를 골랐다.
인테리어 소품같은 예쁜 카메라 추천 7
일단 모든 수동 필름 카메라는 십중팔구 예쁘다. 지금 필름 값이 너무 비싸서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선뜻 추천하기 꺼려지지만, 솔직히 사진 안 찍고 카메라만 만지작거릴 사람에게는 거리낌 없이 추천한다. 캐논, 펜탁스, 미놀타 등 그냥 중고 장터에 보이는 대로 골라도 괜찮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저 사람 뭘 좀 아나 본데?’라는 시선을 받고 싶다면 올림푸스 OM 시리즈, 콘탁스 기종, 그리고 니콘의 명기 FM2를 검색해 보시길.
‘예쁜 카메라’라고 검색하면 아마도 가장 먼저 뜨는 건 라이카일 거다. 성능으로만 따지면 가성비 ‘똥망’이지만 디자인으로는 가성비 극강이다. 실제로 라이카 사용자 중에 라이카로 사진을 찍는 것보다 다른 카메라로 자신의 라이카를 공들여 찍는 경우가 많으니. 앞서 필름 카메라 얘기를 했을 때 라이카를 빼놓은 이유는 일단 다른 필카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기도 하지만, 이건 다른 카테고리로 묶고 싶었기 때문이다. 라이카는 필름, 디지털, 인스턴트를 막론하고 아무거나 사도 예쁘다는 말은 듣는다. 개인적으로 필름은 M 시리즈, 디지털은 Q, X, CL, T 시리즈 정도가 가장 예쁜 것 같고, 인스턴트인 소포트도 한 외모 한다.
좀 더 전문적인 영역이라 이 주제에서 이름을 들먹여도 될까 싶지만, 예쁜 카메라 하면 TLR (이안반사식) 카메라를 빼놓을 수 없다. 롤라이플렉스가 가장 유명하고, 야시카, 미놀타처럼 좀 더 저렴한 것도 있다. 또한 TLR 형식 카메라로 한정 짓지 않는다면 핫셀블라드, 마미야 645, 펜탁스 645도 저세상 멋. 다만 이러한 중형 카메라를 들고 다닐 경우 고수로 간주하고 말 걸어오는 카메라 덕후가 분명 있을테니 감당할 자신 있는 사람만 이 문턱을 넘으시길.
생긴 건 이래 봬도 디지털카메라가 맞다. 좀 더 묵직한 SLR이 취향이지만 디지털 느낌 나는 건 싫다면, 니콘 Df가 있다. 꼭 아기자기하고 날씬한 카메라만 예쁘란 법은 없으니까.
역시 필름 만들던 회사라 그런지 빈티지 매력 포인트를 잘 이해하고 있다. 후지는 거의 모든 기종이 수려한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X-Pro 시리즈, X100 시리즈가 가장 상징적이다. 라이카 레인지파인더 느낌은 내고 싶고, 라이카 가격은 지불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가장 적합하다. 주제가 주제인 만큼 성능 얘기는 안 하려고 했는데, 사진도 라이카보다 잘 나왔으면 나왔지 떨어지진 않는다는 거.
올림푸스는 초창기 미러리스 시대부터 꾸준히 필카 스타일의 예쁜 모델들을 내왔지만, 그 노력의 정점은 바로 이 카메라에서 찍었다고 생각한다. 1960년대에 출시된 동명의 필름 카메라(표기법은 살짝 다르지만)를 본떴고, 개인적으로 필름 카메라 버전보다 더 예쁘다고 생각하는 몇 안 되는 디지털카메라다.
이제는 즉석카메라의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폴라로이드는 사실 회사 이름이다. 이 기종은 폴라로이드의 근본 모델 SX-70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클래식한 매력에 키치한 매력까지 더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레트로한 오리지널 원스텝 모델을 좋아하지만, 폴라로이드 고, 폴라로이드 나우 등 다른 모델들도 있으니 취향껏 고르면 될 듯하다. 예쁜 빈티지 스타일 카메라는 들고 싶지만 사진 고수로 오해받는 건 부담스럽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