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생활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의문 하나가 생기게 마련이다. 시계 컬렉션이란 무엇일까? 10년 넘게 시계를 사고 또 팔면서 생긴 필자의 소견은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모은다고 컬렉션이 될 수 없다는 것. 잘 짜인 컬렉션은 취향을 보여주기 때문에 수집하는 이의 취향이 잘 드러날 때 훨씬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또 왜 좋아하는지 자신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세상에 있는 수많은 시계 중에 내가 고른 것들은 뭔가 그 이유가 있을 테니까. 비단 그것은 시계 생활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물론 시계를 취미로 하는 방식은 개인마다 다 다르고 각자만의 노하우가 있다. 오늘 이야기할 ‘컬렉팅을 위한 5가지 규칙’은 오로지 필자가 몸소 겪으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견해라는 걸 미리 밝히는 바다. 최소한 알고 있으면 후회는 안 하는 컬렉팅 꿀팁 정도로 생각해 주길 바란다.
조금은 고급스럽게 시계 보관함 추천 5
각 잡히지 않은 캐주얼한 감성을 가진 케이스다. 질 좋은 이탈리아 가죽과 알칸타라 안감이 포근하게 시계를 품어낸다. 지퍼를 열어 디스플레이 스탠드로 활용해도 좋다. 단 하나여서 더욱 귀한 내 타임피스를 보관하기 최적의 장소. 9 x 6 x 4cm.
시계 케이스에 사용되는 모든 가죽 패널은 손으로 재단한다. 1945년부터 고품질 가죽을 다루는 이탈리아 공장에서 쌓아온 장인 정신이 깃든 물건. 극세사 라이닝 안감으로 마감되었고, 특수 설계된 여닫이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보관은 물론 여행용 케이스로도 손색없다. 17 x 8 x 12.5cm.
점잖은 매력을 뽐내는 러기지 명장 글로브 트로터가 키치함 발동 시킨 피너츠 워치 케이스다. 스누피 상상 속 플라잉 에이스의 모습이 사랑스러움을 더한다. 두 브랜드가 만나 특별히 디자인된 제품으로 모서리 가죽 패치와 가황 섬유 바디가 견고하고 귀엽고 좋은 건 다 하는 중. 17 x 22 x 90cm.
시계 만드는 시놀라가 만든 시계 케이스. 뭣이 중한지 알고 만들었을 거라는 기대를 안을 수밖에 없는 제품이다. 참나무로 제작된 단단한 몸체에 부드러운 가죽 쿠션을 삽입해 안온하게 시계를 보관할 수 있다. 이름 각인도 가능하니 평생 쓸 요량으로 거금 한 번 투척해도 좋을 듯. 7.5 x 12 x 27.5cm.
고풍스러운 무늬가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윽한 광택을 내기 위해 5번의 래커 코팅 작업을 했고, 열쇠 구멍, 경첩의 금도금, 초콜릿 컬러 브라운 스웨이드가 완벽한 무드를 완성한다. 이 안에 들어갈 5개의 시계가 부러워질 정도. 36 x 9 x 14cm.
첫 번째,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
반쪽짜리 경험 말고
컬렉팅을 두 부분으로 나눠보자면 시계에 대해 찾아보고 알아가는 ‘공부’ 단계가 있고, 그것을 구매하게 되는 ‘소유’ 단계가 있다. 구입한 시계는 컬렉팅의 결과물이 되는 것이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공부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단계를 건너뛰고 단지 넉넉한 자금 사정으로 보이는 대로 럭셔리 시계를 사는 건 결과물만 얻는 반쪽짜리 경험인 셈이다.
내가 지금 만약 파텍 필립을 차고 있다고 해도 무브먼트의 정교함이나 브랜드의 역사, 디자인 유래를 모르고 찬다면 시계의 진가를 다 알아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안타깝지 않은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오직 컬렉션의 반, 물질적인 것일 뿐이라는 것이. 시계 선택 과정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은 소중한 자산과 시계 생활의 밑거름이 되니 이 과정을 소중하게 생각하면 좋겠다.
두 번째, 저렴하다고 사지 않을 것
절제의 미덕
이 말은 꼭 비싼 시계가 좋다는 뜻이 아니다. 컬렉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절제라는 의미다. ‘뭘 살까’라는 고민은 사실 ‘뭘 사지 말까’라는 고민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가격이 저렴하면 절제하기가 힘들어지는 건 당연지사. 낮은 가격대 시계는 상대적으로 부담 없이 살 수 있지만 이 요소는 양날의 검처럼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한다.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니까 말이다. 만약 사고 싶은 시계가 아주 저렴하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과연 이 시계를 내가 ‘가격을 떠나서’ 정말 좋아해서 사고 싶은 건지, 아니면 싸서 사고 싶은 건지. 정말 좋아하는 시계만 차도 모자란 인생이다.
세 번째, 팔랑귀는 접으시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지
대중적으로 이미 잘 자리 잡은 선망의 대상들이 있다. 이를테면 롤렉스 서브마리너, 오메가 스피드 마스터, 까르띠에 탱크, 예거 리베르소 등. 물론 내가 정말 마음에 드는 시계라면 구매해도 좋지만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혹은 남들 눈에 들기 위해 사는 거라면 이것은 시계 컬렉팅의 표피만 건드리는 행위다. 컬렉션의 존재 이유가 ‘남들이 좋다고 해서’라면 얼마나 슬픈가.
이건 어떤 특정 시계 브랜드나 모델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시계의 타입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필자는 다이브 워치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 사실을 알기까지 꽤 지난한 시간을 보냈다. 왜냐, 다들 좋아하니까. 그리고 딱히 모난 데가 없는 디자인이라서.
많은 사람이 시계를 고를 때 방수가 100m, 200m가 되지 않으면 불안하게 느껴 피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나도 그랬다. 생각해 보니 수영할 때 시계를 찬 적이 살면서 단 한 번도 없을뿐더러 수영 자체도 일 년에 한두 번 할까 말까였다. 이게 다 ‘역시 남자 시계는 다이버 시계지, 스포츠 시계 대표는 다이버 시계지,’ 이런 생각 때문 아니겠나.
네 번째, 체크리스트는 피한다
롤오까? 육해공?
‘롤오까’, ‘육해공’이라는 단어를 들어 봤을 거다. 이것도 일종의 체크리스트다. 시계를 종류별로 컴플리케이션별로 체크리스트처럼 만들어 놓고 ‘다이버워치랑 드레스워치가 있으니까 이젠 크로노그래프가 있어야 해!’ 혹은 ‘GMT 시계가 있어야 해!’ 등의 생각을 해봤을 텐데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런 체크리스트도 결국은 남들이 만들어 놓은 리스트일 뿐, 주체가 자신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필자도 남자라면 드레스워치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약간 고지식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긴 하다. 하지만 평소에 드레스 워치 찰 일도 없고 내 스타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터. 남들이 만들어 놓은 체크리스트에 현혹되지 말자.
다섯 번째, 시계함 채우기에 연연하지 않는다
비움의 미학은 어려우니까
이건 정말 어렵다. 보통 시계가 두 개 이상 있다면 보관함도 찾아보게 되기 마련인데 많이 넣을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하면 결국 그 숫자만큼 결국 시계를 사게 된다. 몇구짜리 보관함을 사든 구매할 때 무의식적으로 ‘그래, 몇 개까지는 괜찮아’라는 판단이 이미 들어간 상태인지라 결국 비어 있는 공란을 참지 못하고 꽉 채우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필자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시계 컬렉션의 규모는 시계 3개에서 4개 사이. 시계 4개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보관함은 5구짜리를 샀는데 몇 년간 빈자리를 보다 보니 뭔가 채워야 할 거 같은 생각이 계속 들었다. 결국 미니멀리스트라고 자부했지만 쿼츠 시계를 하나 산 적이 있다.
이런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고안해 낸 방법은 시계가 5개 이하일 때는 거기에 맞는 보관함을 다시 사는 것. 적정선에서 찾아보면 몇만 원짜리가 대부분이라 큰 부담은 아니다. 매번 빈칸을 보면서 고통받느니 시계 개수에 맞춰서 보관함을 또 사는 게 낫다.
다음 편에서는 1개부터 5개까지 가상으로 컬렉션을 구성해 볼 예정이다. 당신의 컬렉션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느껴보길.
1구부터 5구까지, 시계 보관함 추천
검색하면 저렴한 시계 보관함들이 우수수 쏟아지지만, 소재부터 마감까지 ‘고퀄’ 제품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큐레이션.
각 잡히지 않은 캐주얼한 감성을 가진 케이스다. 질 좋은 이탈리아 가죽과 알칸타라 안감이 포근하게 시계를 품어낸다. 지퍼를 열어 디스플레이 스탠드로 활용해도 좋다. 단 하나여서 더욱 귀한 내 타임피스를 보관하기 최적의 장소. 9 x 6 x 4cm.
시계 케이스에 사용되는 모든 가죽 패널은 손으로 재단한다. 1945년부터 고품질 가죽을 다루는 이탈리아 공장에서 쌓아온 장인 정신이 깃든 물건. 극세사 라이닝 안감으로 마감되었고, 특수 설계된 여닫이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보관은 물론 여행용 케이스로도 손색없다. 17 x 8 x 12.5cm.
점잖은 매력을 뽐내는 러기지 명장 글로브 트로터가 키치함 발동 시킨 피너츠 워치 케이스다. 스누피 상상 속 플라잉 에이스의 모습이 사랑스러움을 더한다. 두 브랜드가 만나 특별히 디자인된 제품으로 모서리 가죽 패치와 가황 섬유 바디가 견고하고 귀엽고 좋은 건 다 하는 중. 17 x 22 x 90cm.
시계 만드는 시놀라가 만든 시계 케이스. 뭣이 중한지 알고 만들었을 거라는 기대를 안을 수밖에 없는 제품이다. 참나무로 제작된 단단한 몸체에 부드러운 가죽 쿠션을 삽입해 안온하게 시계를 보관할 수 있다. 이름 각인도 가능하니 평생 쓸 요량으로 거금 한 번 투척해도 좋을 듯. 7.5 x 12 x 27.5cm.
고풍스러운 무늬가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윽한 광택을 내기 위해 5번의 래커 코팅 작업을 했고, 열쇠 구멍, 경첩의 금도금, 초콜릿 컬러 브라운 스웨이드가 완벽한 무드를 완성한다. 이 안에 들어갈 5개의 시계가 부러워질 정도. 36 x 9 x 14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