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암벽등반 입문기
- 단순함이 주는 삶의 에너지, ‘고아웃 매거진’ 김환기 편집장
- 아웃도어·위로·고향이 있는 곳, 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
- 늘 짜릿한 아웃도어, 당신을 문밖으로 이끌 넷플릭스 추천 작품 5
- 캠핑장비, 자연에 가까워지기 위한 도구
- 아웃도어 라이프를 위한 가성비 중고차 & 바이크 추천 8선
- 불편함과 두려움이라는 선물
- [COVER STORY] 저 문-너머, 아웃-도어
산을 오르고, 파도를 타고, 깎아지른 절벽에 매달리고, 캠핑카로 대륙을 횡단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골랐다. 그들의 땀 냄새를 가까이서 맡을 수는 없지만, 화면 속에 보이는 단단한 몸짓과 결연한 눈동자가 문밖의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필요한 용기를 당신에게 채워 줄 것이다. 이 작품들을 보며 자연을 경외하는 마음을 잊지 말고, 그렇다고 겁먹지도 말고 아웃도어를 향해 한 걸음 떼 봐도 좋겠다.
암벽에서의 19일, 던 월(2017)
폭포, 세쿼이아 나무, 화강암 봉우리가 장관을 이루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 요세미티 국립공원. 이곳은 해발고도 해발 671~3,998m로 누군가에게는 트레일 코스를 걸으며 풍광을 즐기는 관광지지만, 어떤 이에게는 피의 도전장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다큐멘터리의 배경은 공원 북쪽에 위치한 앨 케피탄 봉우리 중 914m ‘던 월’이다.
떠오르는 새벽녘 빛이 가장 먼저 닿는 던 월, 암벽 등반가 토미 콜드웰과 케빈 조거슨이 담보할 수 없는 생을 간단한 안전 장비에 매단 채 이 여명의 벽 등반을 시작한다. 6년간의 훈련이 19일간의 일정 속에 녹아 있는 이 작품은 거대한 자연의 숭고함, 그 앞에 놓인 작고 단단하고 빛나는 인간의 여정을 영화보다 더 생생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아울러 서로를 믿고 기다려주는 토미와 케빈의 우정과 동료애가 깊게 마음속을 파고든다. 물론 <던 월>은 극강의 하드코어지만 암벽 등반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면 루트 개발 과정을 지켜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올 거다. 도전 끝에 맺히는 인간이라는 위대한 두 별의 모습을 확인하자. 러닝타임 100분.
자작 캠핑카 로망, 행복 원정대(2017)
우리가 꿈꿨던 일을 대신 실행해 준 이들이 있다. 앨래스카에서 시작해 남미 아르헨티나까지 당도하겠다는 무척이나 ‘청춘’다운 계획을 쥐고 3개월에 걸쳐 캠핑카를 개조해 여행길에 오른 그들. 달리는 집을 타고 베를린 여행에서 만나 커플이 된 영화감독 펠릭스와 싱어송라이터 셀리마, 그리고 반려견 루디가 길 위에 오른다.
극의 초반, 그들은 세상을 다 가진 듯 순간을 만끽하며 행복한 여정을 지속하지만 이내 현실적인 지난한 문제와 부딪힌다. 여행이 일상이 되면 여행이라는 유쾌한 단어에 무거운 추가 달린 듯, 이 또한 살아내야 하는 하는 삶의 과정처럼 느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이퍼리얼리즘 작품으로 만약 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로망과 현실의 간극을 잘 보여주는 이 다큐를 필감하시길. 알래스카, 벤쿠버, LA, 그랜드캐니언 등 그들과 함께하는 동행 길은 눈요기 하나는 확실하며, 자작 캠핑카에 대한 로망이 있다면 변화된 내부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러닝타임 96분.
파도라는 희망, 작전명 서핑(2017)
전쟁에서 그들은 하나의 무기에 지나지 않는다. 자의식을 차단하고 나라를 위한다는 대의명분 아래 기계처럼 임무에 충실한다. 그것이 살인일지라도. 문제는 그들이 전장에서 물러나 아주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다. 이들에게 남겨진 상처와 죄책감의 깊이는 매일 퇴역군인 22명이 자살한다는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괴로움을 끌어 안고 사는 퇴역 군인들이 내일을 기다리게 된 건 바로 ‘서핑’ 때문이었다.
<작전명 서핑>은 퇴역 군인들의 치유 프로그램 중 하나로 서핑을 배우는 과정을 통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치유하는 내용을 그린다. 끊임없이 넘어지지만 부서지지 않고, 불안한 몸짓이지만 온전히 스스로 두 발로 서기 위해 순간에 집중하며 그들은 그렇게 내일의 파도를 궁금해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아지는 것처럼 파도를 사랑하듯, 그렇게 자신의 내일을 긍정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러닝타임 27분.
나와 당신이 산을 오르는 이유, 신들의 봉우리(2021)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프랑스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신들의 봉우리>. 작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돼 산악인이라면 이미 흥미롭게 감상했을 작품이다. 처음으로 기록되지 못하고 의문을 남긴 실제 인물을 극 속에 소환해 이야기를 꾸려나가는데, 그는 바로 1924년 6월 8일 에베레스트산 정상 200m를 앞둔 지점에서 실종된 조지 맬러리다. 뉴질랜드 등반가 에드먼드 힐러리와 네팔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가 1953년 처음 에베레스트에 등정했다는 현재 기록보다 훨씬 앞선 일인 셈이다.
실제 인물을 앞에 세우고 본격적인 픽션이 펼쳐진다. 1993년, 일본 산악 사진 기자 마코토 후카마치는 우연히 네팔 출장에서 맬러리가 마지막 산행에 지참했던 카메라가 전설로 기억되지만, 종적을 감추고 은둔하는 산악인 하부 조지 손에 있다는 정보를 얻고 그를 찾아간다. 무산소 등정을 준비하는 하부와 필름과 카메라에 목적을 둔 마코토는 가까워지기 힘든 상대일 뿐이지만 그들은 함께 에베레스트 등정길에 오르게 되며 마코토는 더 이상 카메라가 아닌 하부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그는 왜 산에 오르는 것인지, 그 대답이 우리에게 어떤 울림을 주는지 설산 풍경을 마주하며 곱씹어 보자. 러닝타임 95분.
생존을 부탁해, 당신과 자연의 대결(2019)
당신을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할 넷플릭스 인터랙티브 시리즈<당신과 자연의 대결>은 게임 같은 몰입감과 다큐같은 생동감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콘텐츠다. 오지에 떨어져 온갖 모진 일을 겪는 그는 생존 전문가라 불리는 베어 그릴스로 나의 선택으로 인해 대리 고생하는 그의 모습에 자꾸 미안한 마음이 치민다. 그렇다고 이 재밌는 서사를 중단할 수는 없는 일.
이 콘텐츠가 훨씬 풍부해지는 이유는 우리가 여행으로는 쉽게 닿을 수 없는 광활한 자연을 비추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 야생에서 생존을 위해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팁을 전수해 주기 때문이다. 알아두면 급박한 상황에서 그가 대가 없이 던져주는 이 스킬이 당신의 명을 구할 수도 있는 일. 스릴 넘치는 이야기는 총 8편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