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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은 아닙니다만, 오마주 시계 (+영상)
2024-09-30T15:31:24+09:00

서브마리너 디자인이 이리도 많은 이유.

롤렉스 대체품, 오메가 맛 시계, 가난한 자를 위한 까르띠에…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 오마주 시계를 칭하는 별명이다. 보통 비슷한 디자인을 차용해 해당 제품의 느낌을 내는 부류가 오마주 시계로 여겨진다. 개중에는 로고만 다를 뿐 사실상 똑같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흡사한 시계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제품이 발매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우리는 오마주 시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오마주는 불법이 아니다

적어도 시계 산업에서는

오마주는 존경, 존중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작품의 핵심 요소를 적극적으로 인용해 원작자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오리지널이 명확히 존재하다 보니 어떤 식으로든 원작과 유사성을 띨 가능성이 높다. 보통 영화나 문학과 같은 문화예술 계통에서 널리 쓰이지만, 의외로 시계 산업에서도 ‘오마주 시계’라는 이름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의아한 건 다른 분야였다면 명백한 표절이라며 바가지로 욕먹었을 수준의 유사한 디자인도 오마주 시계라는 이름하에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이는 시계의 디자인이 저작권 개념이 아닌 특허 차원으로 받아들여진다는 데서 기인한다. 시계를 구성하는 요소요소는 미학보다 기능을 위한 장치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현재 시계 산업에서 널리 쓰이는 디자인 요소는 애초에 특허가 없었던 경우가 허다하다. 설령 특허가 있었다고 한들, 보호 받을 수 있는 기간인 15년에서 20년을 훌쩍 넘긴 상황. 우리가 아는 수많은 브랜드에서 초침을 중앙에 배치한 시계를 출시했지만, 그 모든 시계가 중앙 초침 메커니즘을 처음 확립한 제니스(Zenith)를 따라 했다고 처벌 받지는 않는다.

어떠한 기능도 수행하지 않는, 온전히 디자인적인 부분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이 또한 오리지널리티를 주장하기 어렵다. 시계의 역사가 유구한 만큼 지금껏 셀 수 없이 많은 디자인이 선보여졌고, 비슷한 모습의 시계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케 드로를 고소한 폴 쥬른도, 볼틱(Vortic)에 소송을 제기한 해밀턴도 패소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예외는 있다. 2014년 오데마 피게와 스위스 레전드는 로열 오크 디자인 상표권 침해 건으로 재판을 진행했고, 법원은 오데마 피게의 손을 들어주었다. 디자인의 고유성을 뒷받침할 만한 여러 가지 근거와 오데마 피게의 적극적인 상표권 방어 정책 덕분이었다고. 하지만 예외적인 케이스로 불릴 만큼 흔치 않은 사례인 건 분명하다.

어떤 사람들은 이게 모조품이랑 뭐가 다르냐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는 오마주 시계가 들으면 기분 나쁠 법한 말인 게, 엄연히 합법적인 틀 안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반면 짝퉁은 브랜드 로고나 이름까지 카피해 상표권을 침해하는 불법의 영역이다. 짝퉁은 진품으로 보이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지만, 오마주 시계는 원본 제품으로 보이고자 하는 의도가 없는 상품으로 이해하면 쉽다.

오마주 시계를 향한 비판

합법이면 다냐

오마주 시계에 대한 입장은 시계 애호가 사이에서도 극명하게 갈린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지만, 평가의 잣대가 법만 있는 건 아니니까. 일각에서는 오마주 시계가 그럴듯한 단어 뒤에 숨어 무분별하게 카피하는 복제품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디자인에 대해 어떠한 고민도 느껴지지 않는 시계를 좋게 봐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게 그들의 논지다.

이 분야 대표 주자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서브마리너. 롤렉스의 간판이자 다이버 워치의 상징과도 같은 서브마리너는 가장 많은 오마주 시계가 만들어지는 모델로 알려져 있다. 수없이 많은 마이크로브랜드에서 출시한 오마주 제품을 살펴보면, 외형만 얼핏 봐서는 뭐가 다른지 틀린 그림 찾기를 해야 할 지경이다. 복사 붙여넣기 수준으로 만드는 게 정녕 존경과 존중의 의미가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왼쪽부터 산 마틴, 쏜, 인빅타, 파가니 디자인의 제품.

그래서인지 진정한 의미의 오마주와 클론 오마주를 확실하게 구별 지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오마주 시계의 범주에는 유사성이 짙은 디자인의 제품만 존재하는 건 아니니까. 원조의 외관을 품으면서 나름대로 브랜드 색채를 가미해 새로움을 만들어 내기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빈티지 모델을 복각하기도 한다. 물론 오마주의 진위를 가리는 기준은 어디에도 명시돼 있지 않다.

시계 산업 내에서도 달갑게 받아들이지는 않는 듯하다. 위블로의 CEO 장 클로드 비버(Jean-Claude Biver)는 이러한 시계들이 정품 디자인을 희석하고 브랜드의 독점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산업 종사자의 대표 격 인물이 이렇게 말하는 걸 보면, 오마주 시계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만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긍정 측의 변론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한편에서는 비버의 말과 완전히 다른 의견을 내세운다. 오마주 시계의 존재가 오히려 오리지널의 가치를 더 부각한다는 주장이다. 모조품이 아닌 오마주를 구매한다는 건 원본을 선망하면서도 존중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행동. 게다가 무브먼트나 디테일의 차이를 직접 경험함으로써 더욱 오리지널을 바라게 되고, 결국 구매에 이르게 되는 일종의 단계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의 기라성 같은 메이저 브랜드도 역사를 살펴보면 카피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념이 뚜렷하지 않아 서로서로 모방하던 시절이 시계 역사에는 분명히 있었다. 같은 계열사이긴 하지만, 롤렉스 외장재에 ETA 무브먼트를 넣어 판매하면서 시작된 튜더 또한 같은 기준에서 보면 비판의 여지가 있다.

오마주 시계는 거대한 시계 시장에서 살아 남기 어려운 마이크로 브랜드에게 성장을 위한 좋은 기반이 되기도 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 하지 않았던가. 오마주 시계를 시작으로 점차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간 긍정적인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발틱이나 크리스토퍼 와드가 대표적이다.

사치품 수준으로 비싸거나, 싸구려 수준으로 품질이 떨어지거나. 극단적이었던 시계 시장에서 오마주 시계는 또 다른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고가의 시계를 살 여력이 없거나, 그 정도까지 지불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 합리적인 대안인 건 확실하다. 시계를 구매하는 데 있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는 모두가 다를 테니, 각자의 소신에 따라 결정하도록 하자.

선택은 자유, 오마주 시계 추천 5

01
가성비 섭마 최고봉

티셀 마린 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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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마리너를 경험해 보고자 하는 사람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티셀. 단순히 외형만 비슷한 단계를 넘어, 셀리타 무브먼트를 장착해 준수한 성능까지 보장한다. 전작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던 마감 측면도 퀄리티를 확실히 끌어 올렸다. 국내 브랜드인 만큼 양질의 A/S도 소소한 장점이다.

Specification

  • 케이스 직경: 40mm
  • 케이스 소재: 스테인리스 스틸
  • 무브먼트: 오토매틱 셀리타 SW-200
  • 방수: 200m
02
일명 카르티에

카시오 LTP-B165L-2B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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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디자인은 여성에게만 어울리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했다면 크나큰 오산. 단정한 아웃핏에 포인트를 주기에도, 가벼운 차림에 캐주얼한 무드를 완성하기에도 적합하다. 영롱한 티파니 블루 컬러의 다이얼이 킥이다. 시계의 완성도는 카시오라는 이름이 증명하고 있으니 걱정 붙들어 매시라.

Specification

  • 케이스 크기: 34.5 x 24.5mm
  • 케이스 소재: 스테인리스 스틸
  • 무브먼트: 쿼츠
  • 방수: 50m
03
로열 오크 한 스푼

지샥 GA-2100-1A1D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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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젤 모양을 보고 무언가가 떠오른다면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게 맞다. 로열 오크 특유의 팔각형이 떠오르는 디자인으로 지얄 오크라는 별명까지 붙은 지샥의 모델이다. 셀프 커스터마이징으로 로열 오크의 풍미를 끌어올리는 사람도 많지만, 터프한 매력을 뽐내는 순정 올블랙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Specification

  • 케이스 크기: 48.5 x 45.4 mm
  • 케이스 소재: 카본, 레진
  • 무브먼트: 쿼츠
  • 방수: 200m
04
기념비적인 시계를 기리며

바리오 1918 트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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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세계 대전 당시 사용된 트렌치 워치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모델이다. 케이스는 오래 사용할수록 시간을 고스란히 머금은 파티나로 멋이 더해지는 황동 소재를 사용했다. 흔하지 않은 37mm 사이즈의 회중시계 풍 케이스, 함께 매칭한 분트 스트랩 등 두드러지는 장점만 세어도 수도 없이 많다.

Specification

  • 케이스 직경: 37mm
  • 케이스 소재: 황동
  • 무브먼트: 오토매틱 미요타 82S5
  • 방수: 100m
05
밀덕의 가슴이 뛴다

발타니 더티 더즌 필드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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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을 위해 12개의 시계 회사에서 생산한 모델을 통칭하는 더티 더즌. 당시 실제로 사용됐던 빈티지 시계는 엄청난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주머니는 가볍지만 밀리터리 감성은 못 잃는다면 발타니를 주목하자. 고증은 물론 가격 대비 놀라운 수준의 스펙을 선사할 테니.

Specification

  • 케이스 직경: 36mm
  • 케이스 소재: 스테인리스 스틸
  • 무브먼트: 오토매틱 시걸 ST1701
  • 방수: 100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