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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몰랐던 빈티지 스와치 세계 (+영상)
2026-01-02T09:40:52+09:00
빈티지 스와치 콜리빌리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콜리빌리의 이야기.

과감한 컬러와 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고유의 영역을 구축해 온 스와치. 포멀한 시계의 문법과는 다른 방향에서, 스와치는 수없이 많은 스타일과 실험을 쌓아왔다. 그래서일까. 빈티지 스와치 장르는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아카이브에 가깝다. 실제로 유럽과 일본에서는 빈티지 스와치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세대를 넘어 새로운 수집 대상이 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빈티지 스와치는 익숙한 개념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를 전문으로 다루는 유일무이한 공간, 콜리빌리는 더욱 특별하다. 국내에 없던 문화를 새롭게 개척해 나가고자 하는 사람은 빈티지 스와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빈티지 스와치 콜리빌리

간단하게 소개 부탁한다.

빈티지 스와치를 수집하고 취급하는 한승용이라고 한다. 온라인 몰 플러스틱, 오프라인 매장 콜리빌리를 운영하고 있다.

콜리빌리는 어떤 공간인가.

빈티지 스와치를 주력으로 소개하는 소품샵이다. 시계 이외에도 빈티지 모자나 카메라, LP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제품을 여러 입점사와 함께 전개한다.

벽에 걸린 거대한 시계가 눈에 띈다.

자체 제작으로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은데, 스와치에서 실제로 출시하는 맥시(Maxi) 시리즈다. 일반적인 스와치 모델을 100배 스케일로 키운 벽시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떤 공간이든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어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유용하다.

빈티지 스와치 콜리빌리

빈티지 스와치라는 장르가 조금 생소하다.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나.

대다수의 시계 브랜드가 차분하고 정제된 느낌이지 않나. 스와치는 정반대다. 특유의 키치하면서 위트 넘치는 분위기가 좋았다. 7~8년 전쯤 젤리 스텍(Jelly Stag)이라는 모델을 처음 구매했다. 시계를 차고 나갈 때마다 너나 할 거 없이 그 시계 뭐냐고 물어보더라. 아무래도 색깔도 화려하고 디자인도 튀다 보니.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느꼈다. 생각보다 스타일링하기도 좋고.

처음부터 다른 브랜드에는 관심이 없었나.

당연히 롤렉스도 사고 싶었고 오메가도 갖고 싶었지만, 입문자가 사기에는 가격이라는 진입장벽이 너무 높았다. 가격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빈티지 스와치의 매력에 한몫한다. 희소성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많은 모델이 10만 원대 수준이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롤렉스를 구매할 의향이 전혀 없다는 건 아니다. 무조건 있다. (웃음)

현행과 빈티지는 차이가 큰가.

요즘 나오는 제품도 괜찮지만 개인적으로는 빈티지가 확실히 더 예쁘다. 지금도 이전 디자인을 복각하는 시리즈가 출시된다. 그런데 아무리 비슷하게 만들어도 레트로함의 결이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정확히 어디에서 오는 차이라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재질이나 색감, 시대정신의 차이 정도일까. 나뿐만 아니라 스와치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예전 스와치가 더 예쁘다는 의견이 많다.

빈티지 스와치 콜리빌리

스와치의 가장 큰 매력은 뭔가.

다양성이다. 단일 브랜드 중에 스와치만큼 다양한 모델을 출시한 곳도 없다. 깔끔하고 포멀한 시리즈부터 시계가 맞나 싶을 정도로 독특한 모델까지 다양하다. 서브 컬처를 담아내거나 아티스트와 협업한 제품도 많고. 누구라도 취향에 맞는 시계를 하나쯤은 발견할 수 있는 게 스와치다.

방문하는 고객층도 다양할 것 같다.

성별 불문, 나이 불문이다. 실구매 고객 중에는 고령의 할아버지, 할머니 손님도 있었다. 외국인도 종종 방문한다. 한번은 이탈리아 분이 오셔서 이태리 축구협회 100주년 기념 시계를 사 가셨다. 이런 거 처음 봤다면서 고맙다고 하시더라. 제일 기억에 남는 손님은 스위스에서 온 분이었다. 스와치의 본고장에서 온 사람이 멋진 가게라고 칭찬해 주니 감회가 남달랐다. 인정받은 기분도 들고.

손님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인가 보다.

시계에 관심을 보이는 분이 있으면 설명을 해드린다. 시대상을 담은 모델이 많다 보니 몇 년도에 출시됐고, 누구와 협업했고, 어떤 기능이 있고가 중요하다. 시계의 맥락을 설명하는 건 해당 모델이 지닌 가치를 증명하는 과정이나 다름없다. 시계치고는 저렴한 편이지만, 단순히 예쁘다는 이유로 빈티지 시계에 10만 원, 20만 원을 턱턱 쓰는 사람이 많지는 않으니까. 이런 히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게 콜리빌리의 강점이기도 하다. 스타일에 따라 어울리는 제품을 추천해 드리기도 한다.

빈티지 스와치 콜리빌리

시기별로 특징이 있나.

초기에는 지금과 달리 정제된 느낌의 포멀하고 클래식한 시계를 주로 선보이는 브랜드였다. 그러다가 80년대 후반부터는 화려한 색과 독특한 디자인 등 기존의 틀을 벗어난 과감한 스타일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빈티지 스와치 마니아들이 사랑하는 네온 컬러 또한 90년대 초창기에 다수 출시됐다. 90년대 중반부터는 협업에 열을 올렸다. 백남준, 오노 요코와 같은 저명한 작가를 비롯해 007 시리즈, 올림픽 등 광범위한 컬래버로 라인업을 구축했다.

모델이 다양하니 맞춤형으로 추천하기도 좋을 것 같다.

확실히 그렇다. 정말 폭넓은 취향을 아우를 수 있다. 간혹 안 팔릴 것 같던 모델이 팔리면 더 체감하게 된다.

어떤 모델이었나.

스와치 오리지널스 레이디 와인딩(Originals Lady Winding). 두 번 감아 둘러서 연출하는 랩어라운드 형식의 모델이었다. 디자인이 특이하다 보니 찾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감사하게도 좋아해 주는 분이 있었다.

스와치 오리지널스 레이디 와인딩
스와치 오리지널스 레이디 와인딩

스타일링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다소 난해해 보이는 모델도 실제로 착용해 보면 생각보다 옷과 잘 어우러진다. 빈티지 스와치의 장점이다. 대신 시계를 여러 점을 구비해 두고 그날의 착장에 맞게 선택하기를 권한다. 가격 접근성이 좋아서 두세 개 이상 구매하거나 평소 시도하기 어려웠던 과감한 디자인에 도전하기에도 부담이 덜하다.

스타일링 방법도 다양하다. 올블랙 코디에 화사한 색감의 시계를 얹어 포인트를 줄 수도 있고, 포멀한 아웃핏에 스와치 아이러니(Irony) 같은 메탈 워치를 매치해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도 있다. 드레익스 디렉터인 마이클 힐이 빈티지 스와치를 활용한 코디를 여러 차례 보여준 바 있으니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입문자를 위한 무난한 제품도 있나.

제일 기본이 되는 34mm 젠트(Gent) 시리즈를 추천한다. 젠트도 기종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그중에서 두드러지는 요소 없이 깔끔한 모델이 있다. 어디에든 무난하게 차기 좋고, 색상도 다양해 포인트를 주기도 적합하다. 아니면 처음부터 아예 튀는 쪽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무래도 빈티지 스와치라 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네온처럼 눈에 확 띄는 쪽에 가까울 테니.

스와치 젠트
스와치 젠트

빈티지 스와치 애호가는 어떤 쪽을 선호하나.

네온이나 클리어 제품을 많이 찾는다. ‘스와치는 이런 색깔이 예쁘지’ 하는 경향성이 있는 듯하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색상이기도 하고. 네온 시리즈는 개인적으로도 워낙 좋아해서 꾸준히 모으는데, 비교적 가격대가 높다 보니 구매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그러다 가끔 사는 분이 생기면 정말 뿌듯하다. 잘 팔릴 것 같아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서 들여온 시계니까.

특별히 애정하는 모델이 있나.

애정도로만 따지면 아무래도 첫 시계였던 젤리 스텍에 가장 마음이 간다. 보유 기종 중에서 가장 특별한 시계를 꼽자면 데미안 허스트 컬래버 제품이 아닐까 싶다. 미키마우스 9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모델이다. 한정판이다 보니 희소성이 높다. 미키 마우스의 팔을 핸즈로 디자인한 위트가 포인트다.

스와치 젤리 스텍 스와치 x 데미안 허스트 한정판
(좌) 스와치 젤리 스텍 (우) 스와치 x 데미안 허스트 한정판

우리나라에서 빈티지 스와치의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사실 파악하기가 어렵다. 빈티지 스와치 시장 자체가 한국에는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경쟁 상대가 없으니 콜리빌리와 플러스틱이 사실상 우리나라의 빈티지 스와치 시장 그 자체라고 봐도 되려나. (웃음) 체감상으로는 아직 애호가의 영역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판매도 조금씩 늘고 있고, 몇몇 단골손님도 생겼다. 요행을 바랄 수가 없다. 열심히 안 하면 안 팔리니까.

앞으로 빈티지 스와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 같나.

하나의 카테고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요즘 시계 시장은 롤렉스처럼 고급 시계를 찾거나, 아니면 아예 스마트워치를 차는 쪽으로 나뉘었다. 양극으로 갈라진 상황에서 대안을 찾고자 하는 사람, 특히 빈티지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지점이 충분히 많다. 앞으로 빈티지 의류만큼이나 빈티지 스와치 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향후 주목받을 만한 모델이 있다면.

플렉서블 밴드가 체결된 모델이 앞으로 더 많은 사랑을 받지 않을까 싶다. 말 그대로 늘어나는 밴드고, 90년대 중반에 많이 출시됐다. 요즘도 나오긴 하지만 빈티지 모델이 좀 더 매력적이다. 처음에는 별 관심 없다가 직접 착용해 보고 구매하는 손님이 더러 있을 정도로 착용감이 편하다.

플렉서블 밴드가 체결된 스와치 시계
콜리빌리에서 자체 제작한 스와치 키링

앞으로의 목표는.

단순히 빈티지 스와치를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콜리빌리만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고자 한다. 키링도 이러한 일환이었다. 빈티지 특성상 고장 난 제품이 많아 이를 활용할 방안을 궁리했다. 그러다 가죽 공방을 운영하는 지인과 협업해 키링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빈티지 네온 스트랩을 복각한 제품을 다량 구매했다. 이를 활용한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이다. 많은 관심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