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이 지나고 올해도 어김없이 만물이 피어나는 봄이 찾아왔다. 흐드러지던 벚꽃은 다 졌고 큰 일교차에 도통 갈피를 잡을 수 없어도, 오후만 되면 내심 기분이 내심 좋아지는 요즘의 날씨는 축복과도 같다. 하지만 이 계절이 늘 그랬던 것처럼, 따뜻한 날씨를 본격적으로 즐기려 할 때면 찰나만 머물다 떠나버리곤 해 아쉬움을 선사한다.
등산은 실외 유산소와 하체운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동시에 전국의 명산을 따라 풍경을 눈에 담는 호사까지 누릴 수 있는 액티비티다.
본격적인 무더위와 여름이 찾아오기 전, 지금 이 찰나의 행복을 기분 좋게 만끽하면서 동시에 운동이라는 목적을 수행할 수 있는 액티비티가 하나 있다. 바로 등산이다. 전국적으로 분포한 명산들의 능선을 기준으로 지역이 나뉠 만큼 산이 많은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금수강산이라는 말로 표현할 만큼 멋진 풍경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즉, 등산은 실외 유산소와 하체운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동시에 전국의 명산을 따라 풍경을 눈에 담는 호사까지 누릴 수 있는 액티비티인 셈이다.
다만 이에 앞서 해발높이와 난이도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 유명한 산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도전했다가 등산길이 아닌 고생길에 오를 수도 있으니, 다음의 리스트를 참고하여 이번 주말은 산행에 한번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제주 한라산 등반코스
구태여 설명하는 것이 구차할 정도로 제주도의 한라산은 대한민국의 손꼽히는 명산이자, 누구나 한 번씩은 가고픈 곳이기도 하다. 사계절마다 절경을 그려내고, 등반 코스마다 카메라 프레임 속에 담기는 풍경 또한 각 계절의 특색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한라산 코스를 상중하로 나누자면 어승생악 코스는 왕복 한 시간 남짓으로 난이도 하에 속한다.
등린이를 벗어나면 난이도 중간 레벨에서 가장 유명한 코스는 사라오름이다. 한라산 중턱에서 시작되는 코스로 왕복 4시간 정도 걸린다. 난이도 상은 역시 당연지사 정상인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가 있다. 특히 관음사는 가파르면서도 좁은 길로 이루어져 있어서 죽음의 코스로 유명하다. 이 경우 정상까지 왕복 8시간이 걸리는데, 따라서 아침 일찍 등반을 시작해야 오후 늦게나마 완등할 수 있으니 시간을 꼭 체크하는 것이 좋다.
치악산 구룡사 코스-비로봉 정상
산 이름에 ‘악’자가 들어가면 “악”소리가 날 만큼 힘든 산이라고들 한다. 그중에서도 치악산은 치가 떨릴 만큼 “악’소리가 나는 곳이라는 농담 아닌 농담이 있다. 그만큼 극한의 하체 운동을 원한다면 도전을 권하는 산이기도 하다.
구룡사 코스로 왕복 6시간이 걸리고, 실제 체감으로는 한라산 정상 등반과 크게 차이 없을 만큼 난이도가 높고 육체적으로도 굉장히 힘든 편이다. 경사도 상당히 가파른 편이라 하산할 즈음이면 그 악명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데, 실제로도 우리나라에서 하산할 때 가장 힘든 산으로 손꼽힌다. 대퇴사두를 단련하고 싶다면 치악산의 하산 타이밍을 공략하는 것이 좋겠다.
북한산 백운대 정상
적당한 유산소와 하체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북한산 백운대를 추천한다. 사실 북한산은 서울 근교에 위치하며 인지도도 상당히 높아서 상당히 대중적인 난이도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 등반의 난이도는 중과 상의 사이에서 환상의 하모니를 이루는 곳이다. 산 중턱까지는 약간의 땀이 나고 숨이 찰 정도지만, 모든 산이 그러하듯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경사가 점점 높아지며 식은땀을 나게 한다.
특히 백운대 정상을 약 300M 남겨놓은 지점은 북한산의 하이라이트다. 마지막 클라이막스의 이 300m는 바로 북한산을 난이도 상으로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으로, 암벽등반에 가까운 수준의 가파른 계단 길은 그 경사가 너무 가팔라서 루트 옆에 설치된 밧줄에 의지하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완등까지 약 네 시간 정도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