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삼성, 삼성과 애플, 두 기업은 앙숙이자 선의의 라이벌로서 활약해 오고 있다. 두 거대 공룡기업의 공통점은 국내 소비자들이 갖는 다소 서운한 마음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대하곤 했다는 것. 애플은 유독 대한민국 소비자에게 소홀하다 못해 매정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다반사였고, 삼성 입장에서도 전체 판매량 중 극히 일부를 차지하는 한국 시장보단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따끈한 신제품을 미국에서 먼저 선보이곤 했다.
하지만 최근 경쟁에 불이 붙으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애플도 삼성도 유례없이 한국 시장에 진심을 다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애플은 한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까? 7월 26일, 서울에서 최초로 열리는 ‘갤럭시 언팩 2023’ 행사를 통해 삼성은 홈구장을 지켜낼 수 있을까? 두 기업의 치열한 경합을 살피기 위해 전부터 거론되었던 몇 가지 이슈를 되짚어 보자.
애플의 선공
애플 페이와 애플 강남
아이폰에는 없고 갤럭시에만 있는 특장점 세 가지가 있다. 삼성페이, 통화 녹음, 밴스드를 모아서 ‘삼통밴’이라고 줄여 부른다. 아무리 아이폰이 날고 긴다 한들 갤럭시가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철밥통인 셈이다. 애플은 그중 삼성페이를 먼저 정조준했다.
2015년부터 ‘애플이 애플페이 도입을 위해 금융권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루머가 거듭해서 언론사를 통해 기사화되었지만, 카드사가 극도로 낮은 수수료율을 가져가는 한국 특유 시장구조, NFC 결제 인프라 부재, 비자-마스터카드 연합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 등 ‘담달페이’라는 애칭 아닌 애칭이 붙을 만큼 걸림돌이 줄지어 있었다.
그렇게 8년간 금융권 허들을 헤쳐 넘은 끝에 애플은 올해 3월 21일, 파트너사인 현대카드와 함께 애플페이 국내 출시를 성사할 수 있었다. 이후 출시 100일 만에 약 2,500만 건의 결제가 이뤄질 정도로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애플은 이런 상승세를 기념이라도 하듯 열흘 뒤인 3월 31일 오프라인 매장 ‘애플 강남’을 개장했다. 사람들은 줄을 지어 애플이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 그리고 서울의 심장부인 강남에 자랑스럽게 깃발을 꽂은 날을 기념했다.
삼성의 반격
딜라이트샵 폐점과 삼성 강남 개점
애플 강남에서 불과 700m 남짓 떨어진 곳, 삼성전자 서초 사옥은 조용하지만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아재폰’ 이미지가 굳혀지며 아이폰을 선호하는 젊은 층의 비율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설문 결과, 삼성페이도 더 이상 갤럭시만의 특장점으로 내세우기 어려워진 작금의 상황 그리고 애플이 삼성 코앞까지 (비유적으로도, 말 그대로도) 다가왔다는 건 위기의식을 촉발하기에 충분했다. ‘애플 강남’에 어떻게든 대응해야 한다는 경영진의 지시가 내려진 것은 당연한 흐름이었다.
그렇게 석 달이 흐른 6월 29일 ‘삼성 강남’이 개관했다. 이름부터 ‘애플 강남’을 의식한 ’삼성 강남‘으로 지었고, 직원들이 입구를 따라 환호하며 반겨주는 오픈 이벤트, 벽면 격자에 맞춰 전시된 스마트폰 케이스까지, 애플 강남을 의식하고서 계획된 공간이라는 걸 여지없이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삼성이 체험형 플래그쉽 매장을 직접 운영하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12월, 서초 사옥 1층에 개관한 ‘삼성 딜라이트’는 이후 2011년 4월 지하 1층까지 확장한 ‘딜라이트샵’으로 변모해 강남의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삼성 강남’이 생기며 15년간 장수했던 딜라이트샵은 그렇게 폐점 수순을 밟게 되었다. 분명 ‘퍼스트 무버’는 삼성이었지만, ‘패스트 팔로워’라는 불명예스러운 이인자 신세를 스스로 자초한 꼴이다.
애플의 응수
티머니 지원 기정사실화
온 국민이 애플페이에 열광하는 와중에도 대중교통 인프라가 꼼꼼하게 구축되어있는 대한민국의 특성상 교통카드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지금의 애플페이는 ‘반쪽짜리 국내 정발’이라는 평 역시 존재했다.
현대카드는 정태영 대표이사의 진두지휘 아래 애플페이를 어떻게든 도입하려는 하는 간절함이 있었기에 협상이 가능했지만, 교통카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는 사람도 많았다. 한국만의 독자 NFC 규격을 사용하는 주식회사 티머니, 그리고 개발자에게 NFC 권한을 내어주지 않기로 유명한 깐깐한 애플. 교통카드는 자존심 강한 두 기업이 긴밀하게 협업해야만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카드가 두 회사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던 걸까, 물과 기름같이 섞이는 게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두 회사의 협업이 물밑에서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고, 애플이 다가올 한 해의 소프트웨어 로드맵을 발표하는 WWDC23에서 슬그머니 ‘tmoney’라는 제목의 개발자 문서를 발행했으며, 현대카드 역시 교통카드 관련 이용약관을 수정하면서 아이폰의 한국 교통카드 지원은 시간 문제가 되었다.
삼성의 맞수
코엑스 그리고 ‘갤럭시 언팩 2023’
지금 삼성은 막다른 골목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지난 10년간 해외 진출을 표방하며 새로운 시장 공략과 점유율 확대를 향해 달려왔지만, 그 사이에 홈구장인 한국에서 붉어진 ‘GOS 논란’, ‘원가절감 의혹’, ‘선탑재앱 광고 논란’ 등을 유야무야 넘기며 믿고 쓰던 갤럭시의 품질에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 작년 8월 발의 후 빠르게 철회되었던 통화녹음 불법화 법안 역시 “다음 폰은 아이폰으로 갈까?”라는 여론에 힘을 보태주었다.
그 와중 애플은 차근차근 한국에서의 존재감을 굳혀갔다. 2018년 ‘애플 가로수길’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매장과 ‘지니어스 바’를 통해 서비스센터 인프라를 다져나갔고, 애플케어+, 애플뮤직, 애플페이 등 미국에서만 누릴 수 있던 서비스 역시 한국에 들여오면서 사용자 경험을 개선했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고 했던가, 기회는 위기의 탈을 쓰고 찾아오는 법이다. 올 7월 26일 서울에서 최초로 열리는 ‘갤럭시 언팩 2023’이 삼성에게 중요한 이유다.
삼성은 오는 26일 신형 갤럭시 탭, 갤럭시 워치, 갤럭시 버즈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 행사의 주인공은 역시 신형 폴더블폰인 ‘갤럭시 Z 플립5’와 ‘Z 폴드5’다.
최근 들어 부쩍 관광지나 ‘핫플’에 마실을 나가더라도 Z 플립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눈에 띄고, 동네 집 앞 편의점에 가더라도 삼성페이를 이용해 Z 플립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사람들이 자주 보이는 건 분명 착각이 아닐 테다.
처음에는 많은 이들이 ‘그래서 접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질문을 Z 플립 시리즈에 던졌지만, 지금은 감성의 영역으로 자리 잡아 ‘이쁘면 그걸로 됐잖아’라는 답변을 통쾌하게 날리고 있다. 그만큼 신형 폴더블폰의 흥행은 삼성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갤럭시 Z 플립5’는 외부 화면의 크기를 대폭 키워 폴더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할 예정이고, ‘Z 폴드5’는 수많은 사람들의 개선을 기다렸던 접었을 때의 틈 그리고 화면 정중앙의 주름을 줄인다는 목적으로 힌지 구조가 대폭 변경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삼통밴’으로 대표되는 ‘편리함의 갤럭시’와 ‘감성의 아이폰’이 싸웠다면, 이젠 ‘편리함의 아이폰’과 ‘감성의 갤럭시’가 싸울 차례다. 그리고 이 흥미진진한 싸움이 이곳 대한민국, 그것도 멀지 않은 강남 한복판에서 치열하게 벌어질 예정이다.
신상을 기다리며 갤럭시 충전기 추천 5
일상과 여행을 아우르는 갤럭시 기기 충전기다. 배터리 빨간 불 뜨기 전 간편하고 빠르게 움직이자.
무선 충전은 물론 스마트홈 허브 역할까지 해주는 늠름한 물건. 조명, 블라인드, 가전 등을 관장하며 기기에 적용된 버튼을 눌러 집안에서 행방불명된 휴대전화 위치까지 찾아주는 제품이다.
외출 시 충전기 주렁주렁 달고 다니지 말고 멀티 포트 3개로 단번에 해결하자. 끊김이 걱정된다면 그것은 기우에 불과하다. 안정적으로 동시 충전이 가능하고 최대 100W 출력을 지원한다. 간편하고 빠르면 얘기 끝.
갤럭시워치 전용 3 in 1 충전기다. 독특한 실루엣이 의미하는 건 바로 접이식 제품이라 휴대가 용이하다는 것. 배터리 소비 많은 여행길에서 스마트폰, 버즈, 워치 한꺼번에 밥 먹여 놓고 우린 좀 쉬자.
차 안에서도 빠른 충전을 원한다면 필구각. S23 울트라 모델 기준 약 24분 동안 0~50%까지 충전시켜 준다. 디자인도 콤팩트하다.
갤럭시 워치 보조 배터리다. 케이블이 내장되어 있어 편의성이 훌륭하며 C to C 케이블이 있으면 3대까지 충전 가능. 크기는 작아도 6,000mAh 배터리가 탑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