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장비의 세계에서 기능성으로 우위를 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어딜 가나 그 중 두각을 드러내는 존재는 있는 법. 센 놈들투성이인 곳에서 발군의 능력을 뽐내는 브랜드가 있다. 그 이름은 바로 디스패치(DSPTCH)다. 브랜드 제품들은 군인과 경찰관들이 임무 수행 시 사용하는 장비들에 영향을 받아 차돌처럼 단단한 쓰임새를 지녔다.
2010년 리처드 리우(Richard Liu)가 설립한 샌프란시스코에 기반 디스패치는 어차피 잘 될 운명이었다. 갈 곳을 알고 흐트러짐 없이 고지를 향해 직진할 줄 아는 이들은 흔치 않으니까 말이다. 사랑받으려고 태어난 존재, 디스패치의 역사도 극적 흥미를 배가시켜주는 모든 이야기의 시작처럼 작은 아파트에서 조촐하게 포문을 연다.
첫 번째 제품인 카메라 스트랩이 이곳에서 태어났고, 브랜드 특유의 미니멀한 디자인 톤을 잡은 곳이기도 하다. 딱 필요한 것만 갖춘 요란하지 않은 실루엣은 디스패치가 오늘날까지도 변함없이 지켜오는 원칙. 이 브랜드, 확실히 관종은 아니다. 이들에게는 브랜딩도, 튀는 로고도, 관심을 받기 위한 몸부림도 없다.
그 대신 품질과 안정성에 집중했다. 각 제품은 일반적인 가게에서 구할 수 있는 물건 이상의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채워줬다. 또한 수십 년 동안 신뢰할 수 있는 물건이 되기를 바라는 진실한 마음에서 디자인되었다. 이 브랜드를 차별화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순수한 단순함이다.
품질, 그 하나만을 바라보다
이들의 폭발적인 성장은 아주 기본적이고 간단한 사실로 귀결된다. 바로 뛰어난 품질. 이는 브랜드 핵심 원칙 중 하나이며, 만들어진 제품이 완벽하게 제 기능을 해내지 못한다면 영원히 창고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용 사양은 각 구성요소의 치수, 재료, 품질에 이르는 브랜드 제품 개발 모든 방면에 적용되는데, 이는 평생 보증을 제공하는 이유이기도.
모든 제품은 군용 사양에 맞게 디자인되었다. 군용 사양은 각 구성요소의 치수, 재료, 품질에 이르는 브랜드 제품 개발 모든 방면에 적용되는데, 이는 평생 보증을 제공하는 이유이기도. 고장 난 곳을 수리할 수 없으면, 이들은 제품을 교체한다.
컬래버의 정석
디스패치처럼 환상적인 협업 기술을 터득한 곳은 몇 되지 않을 거다. 컬래버를 위한 컬래버는 하지 않는다. 자신들만큼이나 제품의 기능성과 신뢰성을 중시하는 실용적인 브랜드와만 손을 잡기 때문.
그 예가 이쿼녹스(Equinox)와의 협업이다. 이 둘이 맞잡은 손끝에서 피어난 물건은 사무실이나 헬스장 어디든지 동행할 수 있고, 무엇이든 담아낼 수 있는 가방이다. 통풍 기능은 땀 냄새를 최대한 잡아주고, 310mm 사이즈까지 담을 수 있는 신발 보관 공간과 신축성 있는 포켓, 노트북 칸까지 마련되어 있다.
데상트(Descente)와의 만남은 야단법석 떨지 않는 절제된 디자인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꿈 같은 컬래버다. 캡슐 컬렉션에서는 가볍고, 편안하고, 짐을 싸기에도 쉬운 옷들을 선보였다. 데이팩은 터프하고 튼튼한 멋이 있지만, 동시에 간편히 휴대하기 좋도록 경량성도 잊지 않았다.
또한 이들은 5주년을 기념해 미국 시계 브랜드, 룸텍(Lum-Tec)과의 협업을 진행했다. 여기서 나온 것이 바로 잘 빠진 타임피스 스페셜 에디션 컴뱃 B25다. 그러나 이는 어떤 아이템일지라도 제대로 된 물건을 선보이는 디스패치 능력의 맛보기에 불과하다.
남는 건 사진뿐이니까, 슬링 스트랩
이 브랜드를 알고 있던 당신이라면 브랜드 라인업에서 괜찮은 카메라 스트랩 몇 개를 발견하리라 기대할 것이다. 실제로 이들의 카메라 스트랩 라인업은 인상적이다. 요란하지 않은 깔끔한 디자인에서부터 당신의 소중한 카메라를 놓지 않고 꽉 잡아줄 견고한 부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방면에서 한마디로, 제대로다.
사실 외형적으로 화려한 디자인의 제품을 찾고 있다면 다른 브랜드로 걸음을 옮겨야 할 것이다. 이 브랜드의 모든 것은 형태와 기능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 50피트, 즉 1,524cm가 넘는 미국산 파라코드로 만들어진 스트랩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 견고함을 자랑한다. ‘Heavy braided camera strap’이 좋은 예다. 비록 지나치게 튼튼해 보여 다소 드세 보인다는 편견을 심어줄 수도 있지만, 스트랩 길이 조절로 원하는 대로 들고 다닐 수 있어 다루기 쉽다.
여팽 파트너를 찾는다면 ‘camera wrist strap’이 좋겠다. 카메라 구매 시 딸려 온 그 허접한 끈에는 작별을 고하자. 이 제품이야말로 움직일 때도 당신의 카메라를 안정적으로 지탱한다. 잘 꼬아진 파라코드는 그 겉모습만큼이나 튼튼하고 안전하며, 검정 스틸 클립은 카메라가 손목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돕는다.
넌 가방이 아니라 감동이었어
스트랩을 넘어 액세서리 분야에서도 꽤 놀라운 족적을 남겼다. 스마트하고 심플한 돕 키트, 액세서리 파우치, 카메라 케이스, 서류 가방, 노트북 커버를 비롯해 당신의 삶을 조금 아니 훨씬 편리하게 만들어줄 미래지향적인 제품들을 내놓았다. 언제나 짐을 꾸리는 여행가든 동네 마실이 유일한 여행인 사람이든 간단하고 안전하게 소지품을 보호해주는 이 물건들은 곁에 두면 안다. 가방이 아니라 감동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이는 현대인의 필수품 ‘Cable case’가 가진 놀라운 실용성에서 발견할 수 있다. 고작 10년 전만 해도 이런 액세서리가 일상을 변화시키리라 상상치도 못했지만, 여러 개의 케이블에 휘둘려 사는 우리에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린 지 오래. 14개의 고무 밴드로 된 슬롯과 지퍼가 달려있고, 이동 중에도 필요한 모든 것을 쉽게 넣고 꺼내 쓸 수 있다. 크기 또한 콤팩트해 여러 개의 케이블을 다 담고도 거추장스럽지 않은 것이 포인트.
지금까지 비닐봉지가 있으니 돕 키트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면, 이제 마음을 돌릴 때가 왔다. 이 제품은 고무로 된 오거나이저와 메시 포켓, 그리고 열쇠, 잔돈 등 잃어버리기 쉬운 작은 물건들을 보관할 수 있는 탈부착 발렛 트레이를 갖추고 있다. 약부터 TSA 인증을 받은 통까지, 많은 것들을 말끔히 정리시킨다. 고로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여행을 선사한다.
위의 이야기들은 어쩌면 전설적인 하이퍼 컨템포러리 백팩, ‘Bookpack’ 하나로 설명될 수 있을지 모른다. 이전 모델을 불편하고 무겁게 만들었던 모든 것을 없앴다. 몸에 부가되는 하중을 줄여줄 뿐 아니라, 필요한 것들을 담기에 알맞은 공간을 제공한다. 가방에는 쿠션이 덧대진 노트북 칸과 태블릿 커버, 그리고 언제든지 곧장 필요한 것을 꺼내 쓸 수 있는 지퍼 포켓도 달려있어 실용성을 끌어 올렸다.
디스패치의 가방은 진짜다. 구입 후 택을 떼어내는 순간, 과장 조금 보태 당신은 이 가방을 만나기 전과 후로 일상이 나뉠 수도. 날렵하고 깔끔한 디테일에 블랙, 화이트, 네이비 등 기본에 충실한 색상이 주를 이루고, 종종 카모플라쥬 패턴이 지루하지 않은 자태로 당신 가까이서 곁을 노리고 있다. 파고들면, 디스패치와의 백년해로 확정이다.
Edited by 정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