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날씨 좀 만끽하나 싶었는데 어느덧 5월 중순이 훌쩍 지나고 있다. 카운트다운하며 다가오는 여름은 공포 영화보다 더 무섭게 느껴질 정도.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기나긴 더위를 어떻게 버텨낼지 벌써 막막할 따름이다. 여름날 뙤약볕을 피하려 눈에 불을 켜고 그늘을 찾아 헤매던 기억, 누구나 있을 거다. 안 되겠다, 올해는 나만의 그늘을 들고 다녀야겠다. 태양을 피하고 싶은 자, 양산을 쓰자.
‘남자가 무슨 양산이냐’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은 이제 그만 넣어둘 때가 됐다. 지디가 양산 써주면 유행할 텐데, 라는 기대 섞인 농담이 인터넷을 떠돈 지도 벌써 몇 년. 남자들도 마음속으로는 양산을 쓰고 싶은 거지. 끝까지 양산은 쓰지 않는 지디를 뒤로 한 채, 이제는 내가 앞장서 양산 보편화를 이룩할 시기다.
이웃 나라 일본만 해도 남성의 양산은 꽤나 대중적이다. 사이타마현에서는 양산남자(日傘男子)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양산 쓰기 운동까지 전개하고 있다. 인식 개선 캠페인부터 양산 무료 대여에 이르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중. 2018년부터 공식 SNS 계정까지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이만큼 양산에 진심이다. 남녀노소, 특히 남성들이 양산을 쓰고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을 여럿 볼 수 있으니 궁금하다면 방문해 보자.
남자야말로 양산을 써야 한다
더위와 탈모가 두렵다면
알고 있는가, 올해 4월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더운 4월이었다는 것을. 지구는 끊임없이 핫해지고, 우리는 무력하게 더워할 수밖에 없다. 이제 더위는 참고 자시고의 문제를 넘어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는 셈. 하지만 우리는 인간. 자고로 도구를 사용하는 게 우리네 인간의 덕목아니겠는가.
최근 여름용품으로 가장 많이 보이는 건 손풍기. 나는솔로 10기 영수가 지독히도 손풍기를 찾는 걸 보면 시원하긴 한가보다 싶겠지만, 써 본 사람은 다 안다. 손풍기는 더운 곳에서 사용하면 시원해지기는커녕 더운 바람만 만들 뿐이다. 야외에서는 사실상 무용지물. 그에 비해 양산은? 쓰는 것만으로 체감온도가 10도는 떨어진다고 하니, 웬만한 여름용품과는 비교가 민망할 정도로 파격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게다가 남자라면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영원한 걱정거리, 탈모에도 양산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자외선은 피부 노화의 주범이다. 잊지 말자, 두피도 피부다. 자외선은 모낭 세포를 노화시키고, 심각한 모발 손상 또한 초래할 수 있다. 더불어 머리의 열감은 탈모 진행에 가속 페달과 같은 존재. 머리에 햇빛이 직통으로 꽂히면 열 오르는 건 굳이 말 안 해도 알 거라 믿는다.
디자인만 보고 고르지 말아요
생각보다 고려할 게 많아요
먼저 양산의 본질, 자외선을 충실하게 차단할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 반드시 우산 대신 양산을 써야만 하는지를 묻는다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수중에 우산밖에 없다면 급한 대로 우산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어두운색 우산의 경우 약 90%의 자외선을 차단한다. 하지만 양산은 특화 제품 아니겠는가. 제품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양산은 100% 차단까지도 가능한 만큼, 매서운 자외선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서는 양산을 선택하는 것이 답.
차광률도 눈여겨봐야 할 요소. 말 그대로 빛을 차단하는 정도기 때문에, 열을 막아내는 게 주목적이라면 꼭 확인하도록 하자. 요즘에는 발수 기능까지 더해진 우산 겸 양산, 소위 우양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당연히 편하고 좋지만, 겸용이라 하더라도 지속해서 비를 맞으면 UV 코팅이 벗겨질 수 있으니 구별해서 사용하는 걸 권장한다.
바야흐로 유니섹스 시대, 라고는 하지만 완전히 시선에서 자유롭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아직은 대다수의 남성이 화려함보다는 차분한 계열을 선호한다. 예전에야 샤방샤방하게 레이스 달린 게 양산의 미덕이었지만, 요즘은 심플한 제품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샤랄라한 쪽이 좀 더 취향이라면 절대 말리진 않겠다. 사이즈도 가능하면 가방에 넣고 다니기 용이한 작은 쪽으로 선택하는 편이 좋다. 들고 다니기에 거추장스러우면 챙기지도 않는 게 남자 아니겠는가.
남자 양산 추천 7
입맛대로 골라보세요
벌써부터 햇빛이 쨍쨍해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는 사람, 한둘이 아닐 거다. 기억하자. 구매 결정이 빨라질 수록 소중한 내 피부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 어떤 걸 사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은 에디터맨이 처리했으니 안심하시길.
Wpc는 일본 우산 브랜드의 대표 격. 브랜드 모델인 오다기리 죠가 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멋지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디자인 깔끔, 무난하게 쓰기 좋은 색상 옵션 다수 제공. 더 이상 뭐가 필요하겠어. 자동 개폐 형식이라 정리하는 데 힘 뺄 필요도 없어 편리하다.
Specification
- 사이즈: 54cm
- 자외선 차단율: 100%
- 차광률: 100%
- 무게: 290g
컴팩트한 양산을 찾는다면 이만한 선택이 없겠다. 사이즈는 언제든 비상용으로 들고 다녀도 될 만큼 미니멀. 99g이라는 놀랄 만한 무게는 내 손에 양산이 있는지 없는지 헷갈리게 할 정도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했던가, 성능 또한 절대 빠지지 않는다. 다만 가벼운 만큼 내구성은 약할 수 있으니 참고.
Specification
- 사이즈: 50cm
- 자외선 차단율: 99%
- 무게: 99g
브랜드 이름부터 자신감 느껴지는 산바리아 100(SUNBARRIER 100)의 제품. 4중 구조 원단으로 자외선·적외선·가시광선 모두 100% 컷. 특수 직물로 제작되기 때문에 하나하나 손바느질로 생산한다고. 흔하지 않은 디자인 또한 매력 포인트. 블루와 모카 2가지 색상이 있다. 발수 처리가 되어 있으나 이음새 부분에 비가 샐 수 있으니 유의하자.
Specification
- 사이즈: 50cm
- 자외선 차단율: 100%
- 차광률: 100%
- 무게: 270g
이 양산을 가방에서 꺼낼 땐 조심하자. 가방에서 꺼낸 우산이 맞나 싶을 정도로 커서 사람들이 놀랄지도 모른다. 둘이 써도 무리 없을 넉넉한 사이즈. 더워할 여자친구를 위해 미리 챙겨두면 단번에 센스 넘치는 남자친구가 될 수 있다. 기능성 걱정은 붙들어 매시고.
Specification
- 사이즈: 60cm
- 자외선 차단율: 100%
- 차광률: 100%
- 무게: 305g
우산 이모티콘이 떠오르는 귀여운 아치형 디자인. 육안으로도 차이가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소재감. 내가 바로 대나무다! 하고 자기주장하는 듯한 손잡이. 가방에 넣고 다닐 순 없는 사이즈라 편의성은 떨어지지만, 이런 양산이라면 잔뜩 뽐내고 싶어서라도 들고 다녀야 하지 않을까.
Specification
- 사이즈: 55cm
- 자외선 차단율: 100%
- 차광률: 100%
- 무게: 356g
가성비가 중요하다면 주목.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본질에 충실한 양산이 여기에 있다. 다양한 파스텔톤의 색상 옵션은 보너스. 원터치 형식으로 펼치고 접을 수 있어 편리하다. 골조가 튼튼해 웬만한 바람에도 끄떡없지만, 그 때문인지 우산대를 정리할 때 꽤나 큰 힘이 들어간다.
Specification
- 전체 사이즈: 97cm
- 자외선 차단율: 100%
- 차광률: 100%
- 무게: 370g
20년 넘게 자외선 차단 원단 및 의류를 개발해 온 쿨리바. 미국에서는 최초로 피부암 재단의 추천 마크를 받았다고. 최적의 통풍과 안정성을 위한 이중 캐노피 디자인이 특징이다. 눈에 띄게 무거운 중량이 아쉽지만, 일상에서 무게 치며 운동한다 셈 치면 오히려 좋아.
Specification
- 전체 사이즈: 105cm
- 자외선 차단율: 98%
- 무게: 430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