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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시절 취사병으로 근무했을 당시, ‘짬통’(잔반통)이 유난히 가벼운 날이 있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런 날의 공통점은 인기 메뉴가 나오는 날이었다. 요즘은 스테이크, 랍스터 같은 고급 신메뉴가 나온다고 하는데, 시대를 초월하여 자랑스러운 대한 건아들의 주린 배를 책임졌던 인기 메뉴들이 존재한다. 여기 남자라면 가끔 그리운 그 맛을 집에서 재현할 수 있는 레시피를 소개해본다. 사제 음식에 길들어 나약해진 입맛, 진정 강인한 남자의 입맛으로 되돌려보자.
돼지고기 김치 볶음
군대 메뉴 탑티어 중 탑티어. 제육볶음보다 선호도가 높을 정도이다. 첫 번째 포인트는 넉넉하게 둥둥 떠다니는 기름. 그래야 김치도 더 감칠맛 나고 밥 비벼 먹기도 좋다. 두 번째 포인트는 대패 삼겹살. 두꺼운 삼겹살보다 양념이 더 잘 배고 김치와 씹히는 밸런스가 더 좋다. 대량으로 해놓고 냉장고에 며칠씩 두고 먹어도 무방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군대 배식처럼 조미김, 소고기미역국을 곁들이면 더 좋다.
재료 대패삼겹살(200g), 김치(300g), 대파, 다진 마늘, 고춧가루, 진간장, 식용유, 설탕, 소금, 후추, 볶은 깨
- 달군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넉넉하게 붓고 다진 마늘과 함께 볶아준다.
- 마늘이 갈색으로 변하면 대패삼겹살과 함께 소금, 후추를 적당량 넣고 볶아준다.
- 삼겹살이 적당히 익으면 김치를 함께 넣고 볶아준다. 이때 김칫국물을 함께 따라주면 더 좋다.
- 김치가 적당히 무르면 고춧가루(2큰술), 진간장(1.5큰술), 설탕(3큰술)을 넣고 3분간 더 볶아준다. 단맛을 싫어한다면, 설탕은 빼거나 더 적게 넣는다.
- 볶은 깨와 파 고명을 올려 마무리해준다.
돼지갈비찜
부대마다 돼지갈비찜 양념은 조금씩 다른데, 여기서는 고추장 베이스 양념을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간장 베이스 양념보다 더 깔끔하게 느껴진다. 남자가 무슨 돼지갈비찜 같은 거창한 요리를 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의외로 조리법이 간단하고 또 저렴하다. 마트에서 돼지갈비 100g을 1,100원 안팎으로 구매할 수 있다. 한번 해 놓으면 3-4끼는 거뜬히 해결할 수 있어 특히 혼자 사는 남자의 원기 보충에 제격이다.
재료 돼지갈비(1kg), 감자 2알, 양파 반개, 당근 반개, 깻잎, 대파, 청양고추, 고추장, 고춧가루, 소금, 설탕, 후추, 다진 마늘, 생강, 국간장, 들깻가루
- 돼지갈비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빼준다.
- 핏물을 따라내고 물을 넉넉히 받아 돼지갈비를 감자와 함께 센 불에 끓여준다.
- 고기가 익는 동안 양념장을 만들어준다. 양념장은 고추장 2큰술, 고춧가루 5큰술, 다진 마늘 2쪽, 다진 생강 2편, 설탕 1큰술, 소금 1큰술, 후추 반 큰술, 국간장 2큰술을 넣고 버무려준다. 고추장을 너무 많이 넣으면 고추장 맛밖에 안 나고 텁텁하다. 더 깔끔한 국물을 즐기고 싶다면 고춧가루 비율을 많게 할 것. 기호에 따라 들깻가루를 넣어도 좋다.
- 고기에 젓가락을 찔러 부드럽게 들어갈 정도가 되면 물을 적당히 따라낸다. 국물 갈비 스타일로 먹고 싶다면 물을 넉넉하게 남겨놓고, 자박하게 먹고 싶다면 담긴 재료의 1/3가량이 수면 위로 나올 정도로 따라내면 된다.
- 양념장, 양파, 당근을 넣고 푹 익혀준다. 양념장을 넣고 휘저을 때 강하게 하면 감자가 으스러지니, 숟가락이나 주걱은 거꾸로 눕혀 바닥을 긁는다는 느낌으로 저어주자.
- 고기가 완전히 익으면 불을 끄고 대파, 깻잎, 청양고추를 넣어 마무리한다. 깻잎 하나로 맛이 완전히 달라지니 다른 건 몰라도 이건 꼭 넣도록.
소고기 애호박볶음
군대 인기 메뉴의 숨은 강자. 사회에서는 만나보기 힘들어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다면 아마 생소한 메뉴일 것이다. 담백하고 슴슴하면서 든든함까지 겸해 특히 아침 메뉴로 인기가 많았다. 소고기의 고소한 맛과 애호박의 살짝 달큰한 맛이 어우러져 만드는 깊은 맛을 꼭 한번 느껴보기를 바란다. 조미김과 함께 밥과 비벼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이다.
재료 소고기 (200g *목심, 우삼겹 등 약간의 기름기 있는 부위를 볶음용으로 얇게 저민 것이 좋다), 애호박, 양파, 당근, 다진 마늘, 대파, 고추장, 진간장, 고춧가루, 식용유, 소금, 후추, 설탕, 참기름, 볶은 깨
- 달군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소량 붓고 다진 마늘과 함께 볶아준다.
- 마늘이 갈색으로 변하면 소고기와 함께 소금, 후추, 설탕 반 큰술, 진간장 1.5큰술을 넣고 볶아준다.
- 고기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면 애호박, 양파, 당근을 넣고 함께 볶아준다.
- 야채가 적당히 무르면 고추장 반 큰술, 고춧가루 반 큰술, 참기름 1/3큰술을 넣고 좀 더 볶아준다.
- 불을 끄고 대파, 볶은 깨를 올려 마무리한다.
소시지 야채 볶음
군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잼민이들의 인기 반찬이자 어른들의 인기 술안주인 ‘쏘야’. 군대식의 특별 포인트라면 다진 마늘과 고추장이 살짝 들어가 맵싸하고 깔끔한 맛을 더해준다는 것. 만들기도 쉽고, 남녀노소 만만하게 해 먹기 좋은 메뉴.
재료 비엔나소시지, 양파, 피망, 당근, 다진 마늘, 식용유, 고추장, 케첩, 고춧가루, 소금, 후추, 설탕, 진간장, 볶은 깨
- 달군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소량 붓고 다진 마늘과 함께 볶아준다.
- 마늘이 갈색으로 변하면 소시지를 넣고 볶아준다. 소시지에 칼집을 넣으면 보기도 좋고 식감도 재미있어지는데, 귀찮다면 패스.
- 소시지 겉면이 노릇하게 익으며, 케첩과 고추장을 9:1 혹은 8:2 비율로 넣어주고 진간장 1.5큰술을 더해 볶아준다.
- 추장과 케첩이 녹아 소시지와 버무려지면, 손질한 양파, 피망, 당근을 넣고 더 볶아준다.
- 야채가 적당히 무르면 불을 끄고 볶은 깨를 올려 마무리한다.
카레
군대에서 취사병도 사병도 극혐했던 메뉴 중 하나가 바로 카레이다. 사병이 카레를 불호했던 이유야 ‘맛이 없으니까’라는 뻔한 이유인데, 취사병이 카레를 싫어했던 것은 준비와 뒤처리 문제이다. 카레는 보통 원통형 캔 제품을 보급받는데, 그걸 일일이 까고, 씻고, 발로 밟아 찌그러뜨리는 일이 보통 귀찮은 게 아니었다. 캔도 엄청 딱딱해서 발로 밟다 보면 장화에 구멍이 나는 일이 빈번했다. 투덜거림은 이쯤하고, 그 별로였던 카레의 기억을 다시 보정해줄 레시피를 준비했다. 오뚜기 3분 카레 가루로 비싼 인도 카레 맛을 내는 마법을 아래에서 살펴보자.
재료 카레 가루, 버터, 우유, 고운 고춧가루, 양파, 고기(소, 돼지, 닭, 오리 등)
- 달군 프라이팬에 버터 200g을 넣고 녹여준다.
- 버터가 녹으면 잘게 다진 양파를 넣고 함께 볶아준다.
- 양파가 갈색으로 변하고 거의 녹을 정도로 물렁해지면 우유 2컵 반(500mL)을 부어준다.
- 우유가 끓기 시작하면 카레 가루 80-100g과 고운 고춧가루 적당량을 함께 넣고 끓인다. 여기서 고춧가루는 인도 카레 비슷한 색깔을 내기 위한 용도로, 반드시 고운 고춧가루를 사용한다. 굵은 고춧가루를 사용하면 지옥에서 온 카레 모양이 된다.
- 농도가 적당히 진해지면 불을 끄고 다른 프라이팬에 고기를 볶아준다. 어느 고기를 사용해도 상관없는데, 여기서는 오리고기를 사용했다. 씹는 식감이 남다르니, 꼭 오리고기를 사용해보기를 바란다.
- 고기가 노릇하게 익으면 카레에 넣고 1-2분간 더 끓여 준다.
- 기호에 따라 파슬리 가루를 뿌리고 마무리한다. 밥과 함께 먹어도 좋고, 빵에 찍어 먹어도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