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야구의 계절이다. 개막일을 손꼽아 기다리던 야구팬들은 요즘 주 6일 펼쳐지는 경기에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집에서 편한 옷차림으로 맥주를 마시며 보는 집관도 좋지만, 야구의 진짜 매력은 직관을 갔을 때 만날 수 있다. 야구팬이 아니더라도 봄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야구장으로 향하는 건 어떨까. 다양한 먹거리, 가슴이 뻥 뚫리는 시야는 물론 접근성도 좋아 원정팀 팬들도 자주 찾는 이곳. 잠실야구장 명당 좌석부터 주차, 예매 꿀팁 등 잠실야구장에 대한 모든 것을 소개한다. 다른 여덟 개의 구장 정보는 여기서.
잠실야구장 주인은 LG? 두산?
한 지붕 두 가족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두 팀이 함께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잠실야구장. LG나 두산의 경기 혹은 LG와 두산의 경기를 보기 위해선 이곳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LG 트윈스의 전신 MBC 청룡은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동대문야구장을 홈으로 삼았다가 페넌트레이스 진행 중 잠실로 홈구장을 옮겼다.
두산베어스 전신 OB 베어스는 1985년 충청도에서 서울로 연고지를 이전, 동대문야구장을 사용하다 1986년부터 잠실야구장 문턱을 넘게 됐다. 이렇게 둘은 KBO에서 유일하게 같은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팀이 되었다.
잠실야구장이 지어진 지 오래되어 신 구장을 지어야 한다는 논의는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청사진은 나오지 않은 상태. 한동안 LG와 두산의 한 집 살림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두 팀의 팬들도 잠실 라이벌들의 ‘잠실 시리즈’ 자체를 즐기고 있다.
잠실야구장 예매 꿀팁
야구장 예매는 어디서 어떻게?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경기를 예매하기 위한 플랫폼은 ‘티켓링크’와 ‘인터파크 티켓’ 두 가지다. LG 트윈스의 유료 회원이라면 LG 트윈스 앱에서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가 가능하다. 특히 예매 창이 열리기 하루 전부터 선 예매를 할 수 있는 유료 회원 특혜가 있으니 참고하자. 두산베어스 유료 회원도 선 예매 혜택이 있는 건 마찬가지. 하지만 LG와 달리 하루가 아닌 ‘한 시간’ 먼저 예매 창구가 열린다.
다시 한번 짚고 가건대 LG 트윈스 경기는 티켓링크, 두산 베어스는 인터파크 티켓이다.
만약 유료 회원이 아니라면 가고자 하는 경기 일주일 전, 오전 11시에 예매를 할 수 있다. 경기를 찜해 놓고 예매 일정과 시간을 미리 체크해두는 자만이 원하는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다시 한번 짚고 가건대 LG 트윈스 경기는 티켓링크, 두산 베어스는 인터파크 티켓이다. 헷갈리지 말자.
잠실야구장 직관 명당 좌석
상황별, 성향별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잠실야구장, 과연 어떤 자리를 가야 만족스러운 직관을 할 수 있을까? 성향 혹은 상황별로 직관 명당은 달라진다. 나와 일행이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잠실야구장 명당을 정리했다.
야구에 집중하고 싶다면, 중앙 네이비석 317, 318블럭
중앙 네이비석은 이른바 ‘탕평 좌석’이라고 불릴 만큼 야구장 정 가운데 위치해 있다. 포수 뒷자리라 야구 경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레드석이나 블루석에 비해 높지만, 높아서 더 잘 보인다는 장점도. 주중 12,000원, 주말 14,000원으로 외야석 다음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조용히 야구에만 집중하고 싶을 때, 나와 응원하는 팀이 다른 일행과 왔을 때 중앙 네이비석을 이용해 보자.
목 터져라 응원, 오렌지석 205~208블럭
오늘 야구장에서 아파트 좀 목 놓아 부르고 싶다면 이 좌석을 권한다. 선수들의 응원가를 부르고 율동을 따라 하다 보면 칼로리 소모도 팍팍, 스트레스 해소도 팍팍! 응원단장의 구호에 따라 목청껏 응원하다 보면 어느새 승패와 상관없이 제일 신나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응원단장이 응원팀 공격 이닝마다 일어나라고 주문하기 때문에 앉아서 야구를 보긴 힘들다. 스탠딩 콘서트에 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신날 거다.
탁 트인 시야, 외야그린석
외야그린석은 가성비 끝판왕 좌석. 8,000원으로 약 세 시간 넘게 야구를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잠실야구장의 광활함을 보고 싶다면 외야로 가자. 운이 좋으면 외야수가 플라이볼을 잡으며 이닝이 끝낼 때 공을 던져주기도 한다. 전광판이 외야에 있기 때문에 화면은 잘 볼 수 없지만 평일에 가면 여유 있게 야구를 즐길 수 있는 매력 만점 좌석이다.
박진감을 느끼고 싶다면, 익사이팅석
익사이팅석은 내야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좌석으로 야구장과 높이가 같다. 경기를 가장 박진감 있게 즐길 수 있는 자리인 셈. 좌석 수가 적다 보니 예매하기 쉽지 않지만, 색다른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도전해 보자. 다만 파울볼이 날아올 수 있어 안전을 위해 헬멧을 빌려준다. 티켓을 보여주고 개인정보를 적기만 하면 대여할 수 있으니 익사이팅석을 예매했다면 헬멧을 꼭 지참 후 착석하도록.
지갑이 얇아져도 쾌적하다면, 켈리존 프리미엄석
잠실야구장에서 가장 쾌적하고 가장 시야가 좋은 좌석이다. 테이블당 네 명까지 앉을 수 있고 가격은 1좌석당 80,000원. 착한 가격은 아니지만 보고 싶던 경기를 쾌적하게 즐기고 싶어 이 자리를 택한다면 후회 없을 거다.
잠실야구장 주차
지하철, 자차 이용 시
잠실야구장은 2호선과 9호선이 지나는 종합운동장역에 위치해 있다. 주차가 쉽지 않기 때문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중앙매표소에서 가장 가까운 출구는 5번. 5번 출구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야구장 열기가 역사 안에서도 감지된다. 출구에는 각종 먹거리, 응원 용품을 파는 상인, 암표를 팔기 위해 다가오는 사람 등으로 인산인해다. 종합운동장역 5번 출구부터 직관은 시작된다.
만차 상황이라면 잠실 한강공원 ‘4 주차장’으로 방향을 틀자. 하루 요금이 10,000원이라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자동차를 끌고 간다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 자칫 주차 자리가 없거나 굉장히 먼 곳에 차를 대야 해야 하기 때문. 야구장 주차장 이용은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가능하고, 요금은 선불로 6,000원을 지불한다.
만약 만차 상황이라면 잠실 한강공원 ‘4 주차장’으로 방향을 틀자. 하루 요금이 10,000원이라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야구장으로 지하차도도 연결되어 있다. 걷는 데 드는 시간은 약 15분 정도. 거리가 다소 멀다는 단점은 있지만 경기가 끝나고 차들이 몰리는 야구장 주차장과는 달리 쉽게 차가 나올 수 있다는 장점을 생각하면 꽤 좋은 선택지다.
잠실야구장 먹거리
야구장 맛집 & 배달 맛집
야구장 직관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먹거리다. 야구장엔 치맥이라지만 치킨과 맥주가 식상하다면 잠실야구장의 다양한 먹거리를 즐겨보자.
구장 내에는 치킨과 피자 외에도 어묵, 닭강정, 컵밥 등을 파는데 그중에서도 신철판 야채곱창과 명인만두, 통밥을 추천한다. 신철판은 평범한 야채곱창이지만 야구장에서 먹으면 색다른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다. 떡볶이도 판매하는 명인만두는 분식을 먹고 싶을 때 제격이다. 통밥은 삼겹살 정식과 김치말이 국수가 일품. 단, 맛있는 만큼 줄도 길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걸어서 약 15분 거리인 새마을시장에 들러 다양한 먹거리를 포장해 오는 것을 추천한다.
배달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 최근에는 야구장을 찾는 많은 사람이 족발, 떡볶이 외 다코야키, 요거트아이스크림, 육회 등 다양한 음식들을 시켜 먹는다. 종류를 막론하고 그날 당기는 음식이 있다면 주저 없이 배달앱을 켜보자.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걸어서 약 15분 거리인 새마을시장에 들러 다양한 먹거리를 포장해 오는 것을 추천한다. 유명한 파오파오 새우만두나 명품치킨&꼬치 등은 야구장에서 먹기도 편하다.
아주 오래전 야구라는 스포츠가 처음 시작됐을 때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야구장이 주는 낭만은 같지 않았을까. 부모님의 손을 잡고 잠실야구장을 찾았던 야구팬들은 이제 아이의 손을 잡고 방문하고, 오래도록 응원했던 선수가 은퇴해도 그 선수의 유니폼이 걸린 야구장을 찾아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오랜 시간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는 잠실야구장, 날씨 좋은 봄에 방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