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BMW는 BMW다. 경쟁사들의 뒤를 쫓지 않기 위해 끝까지 후륜구동을 고집하면서까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키고자 했던 이들의 신념은 BMW 모토라드에서도 이어진다. 최근 공개된 콘셉트 모델인 비전 DC 로드스터(Vision DC Roadster)는 전기 모터사이클이라는 시대적 부름에 응답하는 BMW의 자세를 보여주면서도,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끝까지 자존심을 꺾지 않는 이들의 고집 또한 엿볼 수 있다.
BMW의 고집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은 바로 엔진룸이다. 이들의 헤리티지와도 같은 2기통 공랭 박서 엔진의 실루엣만이라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BMW는 비전 DC 로드스터에까지 이를 적용했다. 물론 전기 모터사이클인 만큼 수평으로 눕힌 엔진의 좌우 실린더가 바쁘게 움직이는 박서 엔진의 의미까지 살리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그저 폼으로 달아놓은 부분은 아니다.
양옆으로 튀어나온 박서 엔진 형상의 파츠는 실제로는 전기 모터의 냉각 시스템이 탑재된다. 냉각 팬과 립을 장착해 모터의 발열을 제어한다. 그리고 이 사이로 차체 중앙에는 배터리가 올라간다. 듀오 레버를 적용해 내연기관 모터사이클에서 이어져 온 전통을 고수하고 있으며, 카본 파이버 소재도 적극 활용했다.
한편 비전 DC 로드스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디자인과 포지션은 굉장히 공격적으로 설계됐다. 시트는 핸들바 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으며, 풋페그 역시 적극적인 백스텝 포지션을 채택했다. 콘셉트 주행 이미지만 봐도 BMW를 대표하는 슈퍼스포츠 모델 S1000RR만큼, 혹은 그 이상의 과감한 자세가 라이더에게 요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 자세한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