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이 브랜드 최초의 듀얼퍼포즈 모터사이클 팬 아메리카(Pan-America)를 공개한 바 있다. 아메리칸 크루저의 대명사 그 자체가 된 할리데이비슨이 BMW 모토라드가 꽉 잡고 있는 어드벤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그런데 여기에 BMW가 화답했다. 정작 이들은 15년 만에 다시 크루저 모터사이클을 공개하며 할리데이비슨에 맞불을 놨다.
사실 BMW는 지난 1990년대 후반 R1200C라는 모델로 할리데이비슨이 장악하고 있는 크루저 시장을 두드린 적이 있다. 하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 전통적인 크루저와는 다소 상이한 스타일링과 주행 감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R1200C는 저조한 판매고 탓에 2004년 단종됐다. 그랬던 BMW는 올해 상반기에 R18 콘셉트 모델을 공개했고, 결국 2019 EICMA에서 R18/2 양산화 계획을 공식 발표하며 15년 만에 크루저 세그먼트의 부활을 선언했다.
양산화가 결정된 R18/2는 기본적으로 먼저 선보인 R18 콘셉트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960년대 BMW 모터사이클에서 볼 수 있었던 거대한 크랭크 케이스와 실린더 헤드의 투박한 일체형 박서 엔진 디자인이 그대로 녹아있다. 연료 탱크의 디자인 또한 과거 R5에서 볼 수 있었던 클래식한 실루엣을 그대로 계승했다.
한편 박서 엔진의 전통은 R18/2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1.8리터 공유랭 엔진이 탑재되고, 드라이브 샤프트 구동 방식을 채택했다. 유니버설 샤프트는 크롬 도금 처리가 돼 디자인 측면에서도 훌륭하다. 다만 스타일링은 콘셉트 모델에 비해서 조금 더 세련되고 스포티하게 다듬었다. 원형 헤드라이트 위로 비키니 카울을 씌웠고, 시그니처 컬러도 기존의 블랙에서 레드로 교체됐다. 현재 양산화 모델의 출시는 오는 2020년 말로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