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뺐는 놈. 외국영화나 미드에서 한 번쯤 은 본 것 같은 덥수룩한 수염과 스타일리쉬한 비니가 특징인 놈(Gnome)은 사실 자연계의 4대 정령 중 흙의 정령이다. 상상의 캐릭터이지만 나름 디테일한 생활패턴을 가지고 있다. 보통 400년을 살고 야행성에 동물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지만 정작 인간들과는 그리 친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이 놈은 그 요망한 가운데 손가락을 들고 삐죽거리는 웃음과 함께 작정하고 인간들에게 엿을 먹이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이 놈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이미 진 것 같은, 그렇지만 결코 기분은 나쁘지 않는 오묘한 기분에 빠진다. 그리고 계속 보면 친해지고 싶다. Nonconformist Gnome.
사실 원래 이 놈(Gnome)은 흙의 정령 답게 여러 나라에서 정원이나 앞 뜰, 현관의 장식용으로 수 많은 가정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똑같기만 한 것에 반감을 갖는 자를 의미하는 반획일주의자(Nonconformist)의 별칭은 이 놈을 보는 순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최적화된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에서는 ‘뒤러의 토끼’로 전시회도 열었던 독일의 오트마 회얼(Ottmar Hori)의 예술 작품인 이 놈은 독특하면서도 즐거움을 강조한 작가의 의도가 담뿍 담겨 있다. 이 놈을 본 누구도 기분 나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까지 들 정도니까. 그래도 그 당당한 미소와 회심에 찬 손가락 신공은 집으로 오는 나쁜 기운을 가뿐히 물리칠 것 같은 든든함이 있다. 안전하고 궂은 날씨에도 강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기에 밖에서는 물론 안에서도 어색하지 않게 한 자리 꿰찰테니 걱정 말고 구매해봐도 좋겠다. 그렇지만 호기롭게 꽂아 놓은 주머니 속의 손은 도대체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지에 대한 참을 수 없는 궁금증은 해결이 안되니 책임은 못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