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네라이(Panerai)가 신제품 루미노르 마리나 밀리타레(Luminor Marina Militare)를 공개했다. 1993년 이탈리아 해군을 위해 제작된 루미노르 5218-202/A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델이다. 기존의 47mm 케이스를 44mm로 다듬어, 파네라이 특유의 큼직한 디자인과 함께 보다 정제된 모습이다.
파네라이는 이탈리아 해군과 뗄 수 없는 관계다. 파네라이는 오랫동안 이탈리아 해군에 다이빙 시계를 공급하던 브랜드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건 1993년. 해군을 위한 밀리터리 시계에서 일반 소비자용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부터다. 이때 출시된 루미노르 마리나 밀리타레는 브랜드의 전환점이자 상징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검정 PVD 코팅 스틸 케이스, 마리나 밀리타레 로고, 크고 단순한 디자인으로 오늘날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시계였다.

신제품은 1993년 오리지널이 지닌 미학과 기술, 상징성을 세밀하게 재현했다. DLC(다이아몬드라이크카본) 코팅을 입힌 44mm 스틸 케이스는 오리지널 PVD 마감에서 영감을 받아, 거친 무광 질감으로 밀리터리 감성을 고스란히 이어간다. 매트 블랙 다이얼 위에는 마리나 밀리타레(Marina Militare) 문구가 새겨졌다. 이탈리아 해군과 파네라이의 100년 파트너십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다이얼과 핸즈의 색상 차이. 비일치 다이얼로 불리는 이 디자인은 오리지널 모델의 자연스러운 에이징 현상을 의도적으로 재현한 것이다. 트리튬과 바니쉬의 화학 반응으로 인덱스는 캐러멜 톤 변색이 일어났고, 핸즈는 밝은색으로 보존되어 뚜렷한 색 대비가 생긴 것. 이 작은 차이가 시계에 빈티지한 매력을 불어넣으며, 수집가들에게 아이코닉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무브먼트는 인하우스 칼리버 P.6000. 300m 방수로 전통 다이버 워치의 DNA를 충실하게 이어간다. 가격은 1천 191만 원.
지금 스위스에서 가장 잘 나가는 이 시계. 미국에서는 안 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