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기통. 그것도 V8 엔진을 두 개 붙인 것이 아닌 순수하게 V형 16기통이라는 거대한 엔진을 얹어버린, 역사상 전무후무했던 16기통 슈퍼카가 매물로 올라왔다. 정체는 바로 1993년식 치제타(Cizeta) V16T. 프로토타입까지 합쳐 단 19대만이 생산됐으며, 현재 지구상에 남은 차량은 단 9대에 불과하다. 이 엄청난 희소성을 갖춘 슈퍼카 매물이 심지어 1,000km도 달리지 않은 신차 수준이라는 것이 알려지며 컬렉터들을 자극하고 있다.
자동차 역사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희귀한 이 차량이 그것도 신차 수준 상태로 나온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1993년에 이 차량을 구입한 사람이 바로 브루나이의 술탄이었던 것. 오로지 컬렉션용으로 구입했기에 차량은 애초에 등록한 기록도 없으며, 주행거리는 단 966km에 불과하다. 차량의 외장 또한 오리지널 블루 컬러 페인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녹의 흔적 또한 찾아볼 수 없다. 타이어에도 제조 일자인 1993년이라는 숫자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디자인은 쿤타치와 디아블로를 담당했던 마르첼로 간디니의 작품이다. 간디니는 디아블로 디자인 당시 크라이슬러의 제재로 결국 원래 계획했던 형태를 만들지 못했는데, 이후 그가 생각했던 궁극적인 그림은 바로 이 치제타에서 완성할 수 있었다. 덕분에 치제타 V16T는 훨씬 더 날카롭고 직선적인 실루엣을 갖게 됐다. 팝업 헤드라이트가 무려 4개나 달려있는 독특한 구조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치제타 V16T는 역사상 전무후무한 V형 16기통 엔진을 올린 슈퍼카다. 이 6.0리터 엔진에는 무려 64개의 밸브와 8개의 캠축, 2개의 인젝션 시스템과 4개의 실린더 헤드 및 트윈 타이밍 체인이 들어간다. 최고출력은 547마력에 542Nm의 토크를 생산했는데, 당시 기준으로는 엄청난 수치였다. 최고속도는 328km/h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