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역사에도 ‘배트모빌’이라는 별명을 가진 차량이 하나 있다. 바로 1975년 세브링 12시간 내구레이스에서 우승의 영광을 안은 1974년식 BMW 3.5 CSL IMSA다. ‘배트모빌’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한 이 차량의 모태는 1970년 알피나가 새롭게 손을 본 2800 CS 쿠페 3.0 CSL로, 3.5 CSL IMSA ‘배트모빌’은 여기에 더 강화된 파워트레인과 경량화된 설계를 적용한 레이스 머신이었다.
알피나의 3.0 CSL을 이어받은 BMW는 개발 과정에서 IMSA GTO 클래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파워트레인을 대폭 개선했다. 이 과정에서 BMW는 직렬 6기통의 3.0리터 엔진을 M52 3.5리터로 배기량을 늘렸고, 공기역학 개선을 위해 프런트 에어 댐, 대형 리어 스포일러 등 다양한 에어로 파츠를 붙였다.
이렇게 탄생한 BMW 3.5 CSL IMSA ‘배트모빌’은 세브링 12시간 내구레이스를 필두로 수년간 트랙을 누비며 경주용 차로 그 소임을 다했다. 이후 1978년에 포르쉐의 딜러이자 레이서인 바섹 폴락에게 인계되었으나, 이 차는 거의 20년 동안 차고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저명한 컬렉터인 헨리 슈미트가 이 차를 매입했고, 다시 오리지널에 대한 향수를 되새기며 복원작업을 시작했다.
새롭게 복원된 BMW 3.5 CSL IMSA ‘배트모빌’은 기존의 엔진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3.5리터 M49 엔진을 올렸다. 배기량은 3.5리터로 동일하지만, 출력은 440마력으로 상승했으며, 실린더 블록과 헤드는 극저온 처리를 받아 특성을 개선했다. 기어박스도 경량화된 5단 C/R 변속기가 적용됐다. 올린즈 서스펜션과 BBS 16인치 휠까지 상당 부분 손을 본 끝에 지금의 상태가 됐는데, 차량은 현재 스트라타스 경매에 올라온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