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 다이얼 속으로 들어간 알프스

알프스의 장엄하고도 수려한 자연을 손목에 담을 기회. 새롭게 출시된 해밀턴 카키필드 체르마트(Hamilton Khaki Field Zermatt)의 영감이 된 곳은 내로라하는 절경으로 널리 알려진 스위스 알프스의 마테호른이다. 만년설로 뒤덮인 거대한 고산 지대를 시계라는 작은 영역에 담아내기 위해 펼친 해밀턴의 계책은? 누가 봐도 눈과 얼음을 떠올릴 법한 색상으로 다이얼을 채우는 것.

아이스블루 컬러 다이얼의 독특한 질감은 변화무쌍하게 빛을 반사하는 빙하의 모습을 닮아있다. 색상과 질감이 선사하는 시원시원한 느낌은, 카키필드 시리즈 특유의 큼직한 루미네이팅 숫자 인덱스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중. 다이얼의 윤곽이 굵지 않아 가독성이 살짝 떨어지는 점은 아쉽다.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는 샌드 블라스트 처리로 차가운 분위기를 살렸으며, 케이스백에는 마테호른산의 실루엣을 새겨 자연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블루 콘셉트는 스트랩에서도 이어진다. 파란색과 흰색이 섞인 나토 스트랩이 기본으로 제공되고, 올블루 스트랩도 준비돼 있어 입맛대로 선택하면 된다. 무브먼트는 기존 메카니컬 모델과 동일한 칼리버 H-50이 탑재됐다. 특별하진 않아도 파워 리저브가 80시간에 달하니 사용성은 확실히 좋겠다. 방수는 50m까지 가능하다.

해밀턴 카키필드 체르마트 가격은 595프랑(약 102만 원)으로 책정됐다. 안타깝게도 체르마트 부티크에서만 판매될 예정이라, 한국에서 만나보기는 쉽지 않을 듯. 부티크 독점 판매는 리셀을 부추길 뿐이라는 의견이 있는 만큼, 이왕이면 모두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길 기원해 본다.

시계 장인이 음악을 이야기하는 이유. 오데마 피게가 음악을 대한 태도는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