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과 모험을 주제로 시계를 제작하는 페어러(Farer)에서 절제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새 모델 ‘에러버스(Erebus)’를 선보였다.
페어러 에러버스는 1845년 영국의 탐험가 존 프랭클린 경(Sir John Franklin)이 영국 북서쪽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탑승하였던 HMS 에러버스호에서 영감을 받았다. HMS 에러버스호는 출항 1년 6개월 후 캐나다 킹 윌리엄 섬 근처 빙하에 갇혔고, 생존자의 노트에 따르면 프랭클린 경은 무려 1948년까지 생존해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혹한의 상황에서 선원들이 이처럼 장기간 생존할 수 있었던 원인은 아직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으며, 이와 같은 극한의 탐험과 생존을 테마로 이번 모델을 제작하였다고 한다. 에러버스(혹은 에레보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암흑을 의인화한 신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에러버스 모델의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다이얼의 절제미. 피치 블랙 컬러의 다이얼은 거울과 같은 효과를 내는 마감을 통해 보는 각도에 따라 새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이중 레이어로 제작된 사파이어 돔 크리스탈은 글레어 현상 없이 다이얼의 영롱함을 고스란히 표현해준다.
골든 브론즈 마감으로 제작된 인덱스와 주사기 모양의 스켈레톤 스타일 핸즈는 다이얼과 환상의 컬러 조합을 이루어낸다. 다이얼 바깥쪽 보일 듯 말듯한 미드 블루 컬러의 5초 단위 오픈 트랙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디자인에 포인트를 불어넣어 준다.
무엇보다 에러버스 디자인의 화룡점정은 ‘A’팁 스위핑 세컨즈. 초침의 오묘한 색감의 레드 컬러 팁이 물 흐르는듯한 유려한 움직임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린 그레이드 316L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 39.5mm 직경, 10.8mm 두께의 케이스와 크라운 중앙의 ‘A’로고 브론즈 장식 또한 디자인 완성도를 높여주는 요소. 오픈 글래스 형태의 케이스백 안쪽으로는 26개의 주얼이 들어간 셀리타 SW200-1 오토매틱 무브먼트의 정교한 움직임을 감상할 수 있다. 풀 와인딩 시 38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하며, 방수는 50m까지.
페어러 공식 홈페이지에서 890달러, 한화 약 106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절제미보다 좀 더 컬러풀하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취향이라면, 페어러 코브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가 대안이 될 수 있으니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